이슈 | ‘사랑하고 있습니까’·‘이장’, 코로나19 뚫고 찾아온 국내 영화 동시개봉

2020-03-25 11:47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극장가 장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3일, 24일은 하루 총 관객수가 2만여 명에 불과했다. 개봉을 앞두던 기대작들이 모두 개봉을 미뤄 악순환이 반복됐다. 모두가 개봉을 피하는 이 시기에 국내 영화 두 편이 25일 오랜만에 동시 개봉했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이장’ 포스터. 사진 블루필름웍스, 인디스토리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이장’ 포스터. 사진 블루필름웍스, 인디스토리

먼저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두 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동감’(2000), ‘바보’(2008), ‘설해’(2015) 등 멜로 영화를 주로 연출한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지난 2017년 촬영을 마쳤지만 약 3년이 흘러 마침내 공개됐다. 해답을 알려주는 신비한 책이 등장하는 ‘사랑하고 있습니까’ 처음 시나리오는 판타지 위주의 가벼운 내용이었지만, 김정권 감독은 꿈과 연애, 결혼을 포기한 청춘들의 현실적 고민과 사랑을 반영해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었다. 극중 소정(김소은)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는 모습은 감독의 실제 경험이 반영됐다.

영화에서 소정은 치매를 앓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카페 아르바이트생이다. 소정은 카페 오너인 승재(성훈)을 남몰래 좋아하지만 승재는 소정에게 모질기만 하다. 어느 날 소정은 밤 늦게 카페를 찾아온 할머니에게서 신비한 책을 받는다.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책은 소정과 승재 관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사진 블루필름웍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사진 블루필름웍스

드라마 ‘꽃보다 남자’, ‘결혼 못하는 남자’, ‘라이어 게임’, ‘우리 갑순이’, ‘그남자 오수’ 등으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김소은은 ‘사랑하고 있습니까’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김소은이 연기한 소정은 힘든 삶 속에서 꿈과 열정을 지니고 사는 인물이다. 청춘의 삶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공감과 용기를 선사한다. 예능 ‘나혼자 산다’에서 반전 매력으로 인기를 얻은 성훈은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카페 오너 승재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승재는 소정에게 강압적이고 매몰찬 태도를 보이다 돌연 고백해 그녀를 당황하게 만든다. 영화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전미선이 소정의 엄마로 특별출연해 짧지만 깊은 감성 연기를 펼친다.

‘이장’(감독 정승오)은 아버지 묘 이장을 위해 다섯 남매가 모이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집안에 뿌리 박힌 차별을 날카로운 시선과 위트를 담아 그려냈다. 영화는 ‘세기말적 가부장제에 작별을 구한다’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작년에 이어 여성 서사 열풍을 이어갔다. ‘이장’은 정승오 감독이 어릴 적 제사를 지내며 집안 내 여성이 절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느낀 차별을 둘러싼 정체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정승오 감독은 가족 내 차별이 사회적 차별로 확대되는 근본적 이유가 가족 내 뿌리깊게 남아있는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라고 생각해 ‘이장’의 서사를 구성했다.

영화 ‘이장’ 스틸. 사진 인디스토리
영화 ‘이장’ 스틸. 사진 인디스토리

영화에서 첫째 혜영(장리우)은 아버지 묘를 이장하기 위해 동생들을 모은다. 둘째 금옥(이선희), 셋째 금희(공민정), 넷째 혜연(윤금선아)까지 네 자매가 모였지만 큰아버지는 “어떻게 장남도 없이 무덤을 파냐”며 호통친다. 결국 네 자매는 집안의 막내이자 장남인 승락(곽민규)을 찾는다. 영화는 육아휴직과 퇴사 권고를 동시에 받은 첫째, 외도 중인 남편을 둔 둘째, 결혼을 앞뒀지만 경제적 이유로 고민하는 셋째, 대학교에서 여권 신장을 위해 투쟁하는 넷째 등 우리 주변에 있는 여성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낸다. 이와 동시에 가족과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사고를 네 자매의 시선으로 풀어 화두를 던진다.

첫째 혜영 역할을 맡은 장리우는 2008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김곡 감독의 ‘고갈’(2008로 시라큐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다. 장리우는 싱글맘 혜영이 처한 현실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둘째 금옥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한 이선희가 맡아 친근한 인간미를 보인다. 공민정은 ‘82년생 김지영’(2019)에서 똑 부러지는 성격의 첫째 김은영 역을 맡은 배우로 ‘이장’에선 결혼을 앞두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현실적인 생활 연기를 선보인다. 다수 독립 단편 영화로 연기 내공을 쌓은 윤금선아는 한 성격하는 넷째 혜연으로 변신, 속 시원한 매력을 발산한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