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다니엘 이즌 리얼’ 후덜덜한 심연의 공포, 장르는 애매모호

2020-04-03 13:46 이유나 기자

[맥스무비= 이유나 기자] 인간의 가장 강력한 감정은 슬픔도 공포도 아니요, 이 세상에 기댈 사람 하나 없다는 외로움이다. 이달 극장가를 찾아오는 심리 스릴러 ‘다니엘 이즌 리얼’은 외로움이 가라앉은 심연에서 피어나는 가장 극한의 공포를 선보인다.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감독상, 시체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작품은 감정의 심연에서부터 피어오른 공포로 극장가를 경악시킬 전망이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

영화는 주인공 루크(마일즈 로빈슨)가 어릴적 총기사건의 끔찍한 폐해를 목격한 순간, 거짓말처럼 나타난 상상 속의 친구 다니엘을 만나 외로움과 무서움을 떨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루크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니엘과 노는 게 좋았지만, 어느날 다니엘로 인해 엄마를 죽일 뻔한 일이 발생하자 경각심을 갖고 다니엘을 인형 집에 가둬놓기로 결심한다.

다니엘 없는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루크는 어느새 대학생이 됐다. 성인이 된 그는 여전히 외로움에 잠식된, 여자와의 교감이 무서운 은둔형 외톨이로 자랐다. 루크는 자신의 외로움을 채워주고 자신감을 높여주던 다니엘이 필요해지자 결국 그를 가둬놓았던 봉인을 해제하기에 이른다. 그날 밤 루크 앞에 곧장 나타난 다니엘은 루크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여자 관계를 돕는 것은 물론, 사진을 향한 열정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격려한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가짜이고 망상일 수도 있는 관계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만큼은 힘있게 끌어들인다. 다니엘로 인해 자신감과 일상의 재미를 되찾은 루크의 모습이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흥미를 배가시킨다. 이후 루크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줄곧 절친처럼 조언과 격려를 다니엘이 어느 순간 위협적인 발톱을 드러내고, 루크를 “해방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서로의 몸까지 바꿔가며 미친 짓을 일삼는다. 바야흐로 루크의 악몽 같은 나날이 시작된 것이다.

‘다니엘 이즌 리얼’은 미스터리한 존재 다니엘의 실체를 좇는 과정이라기 보다는 한 남자의 악몽 탈출기라고 보는 것이 맞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다룬 작품인 듯 보이나 중반부터 오컬트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장르에 변곡점이 찍힌다. 그렇기에 한 시간 동안 힘 있게 몰아부치던 극의 스릴감이 후반부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열된 자아, 혹은 망상처럼 묘사되던 존재의 실체가 실은 악령이었다는 이야기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흥미가 떨어질 수 있겠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 사진 위드라이언

그럼에도 장르가 바뀌면서 이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이 관객들을 찾는다. 루크의 눈앞에 펼쳐지는 악몽 같은 풍경 속 기괴한 존재들이 생생하고 끔찍한 비주얼로 구현되면서 영화의 후반부를 강렬하게 장식한다. 영화 내내 조현병 환자의 두뇌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정신 없는 연출도 감각적이다. 그 안에서 어지러지는 루크 역 마일즈 로빈슨의 표정이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아들 패트릭 슈왈제네거, 팀 로빈슨과 수잔 서랜든의 아들 마일즈 로빈슨까지 할리우드 배우 2세들이 투톱 주연을 맡아 연기 승부를 겨뤘다. 아직 완성형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저마다의 잠재력을 발휘한 두 배우의 노고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특히 시체스 영화제에서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마일즈 로빈슨은 인격을 넘나드는 내면 연기로 관객들에 놀라움을 안긴다.

개봉: 4월 9일/관람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출연: 패트릭 슈왈제네거, 마일즈 로빈스, 사샤 레인/감독: 아담 이집트 모티머/수입: 위드 라이언 픽쳐스/배급: ㈜디스테이션/러닝타임: 100분/별점: ★★★

이유나 기자 / lyn@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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