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이유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이 미국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하며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보는 이 시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타이거 킹: 무법지대’가 공개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타이거 킹: 무법지대’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일어난 기괴하고 충격적인 살인 청부 사건을 담아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번식시키고 착취하는 사육사 조 이그조틱을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는 그를 둘러싼 다양한 난제를 흡입력 있게 펼쳐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조 이그조틱의 다이내믹한 관종기
G. W. 동물원을 처음 개장했을 때만 해도, 조 이그조틱은 미국에서 무분별하게 번식되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구제하고자 했다. 이제 과거의 선한 조 이그조틱은 없다. 그가 운영하는 동물원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원을 만지고 구경할 수 있는 이벤트 장소로 변모했다. 과거 소수에 불과하던 동물들은 무려 187여 마리까지 증식되기도 했다.
지금의 악명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사육사의 인생에 만족하지 못한 조 이그조틱은 오클라호마주의 엔터테이너(?)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을 이어나갔다. 인터넷 방송과 컨트리음악 앨범 발매, 심지어 미국 대선에도 출마하기도 한 그는 G. W. 동물원 운영자로서, 또 한 명의 중년 남성 게이로서 명성을 얻고 싶어했다. 결국 그는 캐롤 배스킨에 대한 살인 청부 의뢰 혐의로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지금에서야 ‘타이거 킹’으로 인생 최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타이거 킹’은 조 이그조틱이 철창에 갇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담아내며, 시골 변두리 엔터테이너의 흉측한 말로를 전했다.

캐롤 배스킨은 전남편을 호랑이 먹이로 줬을까?
동물보호단체 ‘빅 캣 레스큐’의 CEO 캐롤 배스킨은 ‘타이거 킹’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그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착취하고 번식시켜온 조 이그조틱을 사회에 고발한 이후부터 조 이그조틱과 암투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각자의 SNS 채널을 통해 서로를 향한 공격적인 언사와 조롱을 이어왔다. 특히 조 이그조틱은 캐롤 배스킨을 향해 “전남편 돈 루이스를 호랑이에게 먹여 죽였다”는 충격 발언을 수없이 되풀이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돈 루이스의 가족들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이 캐롤 배스킨이 돈 루이스를 살해했다는 소문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큐멘터리는 전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못했던 캐롤 배스킨이 어쩌다 이런 흉측한 소문에 휘말리게 된 것인지, 진실은 무엇인지를 파헤치며 동물보호단체의 수장이 걸어온 과거를 추적했다.

이상하리만치 개인을 숭배하는 동물원 직원들
‘타이거 킹’에서 가장 기이한 점은 G. W. 동물원에 과하리만치 충성심을 내보이는 직원들이다. 특히 여성 직원 사프와 얽힌 사연은 기괴할 정도다. 동물원에서 일하던 중 호랑이에게 왼쪽 팔을 잡혀 뜯긴 그는 병원에서 팔을 절단해야 했다. 그럼에도 동물원을 공격하는 미디어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팔을 절단한 지 5일 만에 동물원으로 복귀했다. 전혀 억울해하지도, 씁쓸해하지도 않는 사프를 비롯해 G. W. 동물원 직원들의 충성심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건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캐롤 배스킨이 운영하는 동물보호단체 ‘빅 캣 레스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동물들을 위한 최선의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이곳에 매일 수십,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려들지만, 그 누구도 급여를 받지 않아 놀라움을 자아낸다. 자원봉사자로서의 급을 높이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주 6일 동안 일하는 인턴들도 수두룩하다. 자유를 반납하면서까지 ‘빅 캣 레스큐’에 몰려드는 자원봉사자들의 충성심은 과연 어디에서 기인된 걸까. 다큐멘터리는 ‘빅 캣 레스큐’의 불합리적이고 착취적인 자원봉사 시스템과, 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캐롤 배스킨의 모순적인 면면까지 모두 조명한다.

다사다난, 조 이그조틱의 남편사
조 이그조틱은 현 남편 딜런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네 명의 남편과 결혼생활을 했다. 심지어 그중 두 번째 남편 존, 세 번째 남편 트래비스와는 동시에 결혼해 3인 부부로 지냈다. 이 가운데 ‘타이거 킹’을 촬영하기도 전에 사고사를 당했다는 트래비스의 끔찍한 사연은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이성애자였던 트래비스는 무엇에 이끌려 조 이그조틱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일까. ‘타이거 킹’은 동물들뿐만 아니라, 남편들의 인생까지 통제하려 했던 조 이그조틱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하며 끔찍한 비극의 원인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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