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이런 것도 영화로? 집에서 즐기는 이색 스포츠 영화

2020-04-10 17:01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기 스포츠가 개막을 연기하거나 리그를 중단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선수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람이 아닌 실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코로나19 공포로 여가 활동을 꺼리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기까지 마냥 기다리기 답답할 땐 이색 스포츠를 소재로 신선한 긴장감과 쾌감을 스크린에 녹인 영화를 관람하는 방법이 있다.

영화 ‘챔피언’ 스틸. 사진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챔피언’ 스틸. 사진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2021년 개봉하는 마블 히어로 무비 ‘이터널스’로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마동석은 터질듯한 팔뚝을 앞세운 팔씨름 영화 ‘챔피언’(2018)에 출연했다. ‘챔피언’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입양된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한국으로 돌아와 여동생 수진(한예리)과 아이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영화는 국내 최초로 팔씨름을 소재로 해 주목받았다. 마동석은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 팔씨름 영화 ‘오버 더 톱’(1987)을 보고 감명받아 오랜 기간 ‘챔피언’을 직접 기획했다.

영화는 팔씨름을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알리는데 한몫했다. 영화는 훅, 탑 롤, 프레스 등 실제 팔씨름 선수들이 사용하는 기술이 나와 볼거리를 더했다. 팔씨름의 묘미는 거대한 힘의 충돌로 다이내믹한 움직임 없이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 표정으로 긴장감을 자아냈다. 마동석의 넘치는 힘 때문에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했다. 마동석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한팔씨름연맹(KAF)에 자문하며, 실제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마동석은 대한팔씨름협회 이사로 정식 등재됐고, SNS를 통해 이를 알렸다.

영화 ‘스플릿’ 스틸. 사진 오퍼스픽쳐스
영화 ‘스플릿’ 스틸. 사진 오퍼스픽쳐스

가볍게 음주를 즐기며 볼링을 칠 수 있는 볼링펍이 늘어나며 국내서도 볼링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다. 2016년 개봉한 ‘스플릿’은 불운의 사고로 모든 걸 잃고 도박 볼링판을 전전하는 철종(유지태)이 우연히 천재적 재능을 지닌 영훈(이다윗)을 만나며 벌어지는 도박 볼링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인 ‘스플릿’은 볼링에서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들이 간격을 두고 남아 처리하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영화에선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태를 비유했다.

영화는 모두에게 친숙한 스포츠인 볼링과 도박을 결합해 색다른 액션과 볼거리를 완성했다. 다양한 촬영 기법이 시도되며 이색적인 볼링장과, 도박꾼이 레인에 돈다발을 펼치는 장면 등 볼링 중계 영상에선 볼 수 없던 풍경이 등장했다. 경쾌한 스트라이크 소리와 개성 넘치는 투구 자세도 재미를 더했다. 유지태는 볼링 실력을 키우고 투구 자세를 완성하기 위해 4개월 이상 매일 4~5시간씩 볼링 연습에 매진했다. 영화 촬영 말미에는 실제로 최고 점수 250점을 기록하며 프로선수 수준까지 실력이 향상했다.

영화 ‘족구왕’ 스틸. 사진 KT&G 상상마당
영화 ‘족구왕’ 스틸. 사진 KT&G 상상마당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족구를 소재로 한 영화도 있다. 2014년 개봉한 독립영화 ‘족구왕’은 입소문을 타고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관객 수 4만 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 영화는 족구를 사랑하는 복학생 홍만섭(안재홍)이 교내 족구 열풍을 일으키고 학내 족구시합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대세 배우 안재홍이 처음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족구왕’에서 만섭은 모두가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가운데 홀로 낭만을 품은 인물이다. 사라진 족구장을 되살리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첫눈에 반한 안나(황승언)를 두고 전직 국가대표 축구 선수 강민(정우식)과 족구 대결도 펼쳤다. 족구를 향한 남다른 열정은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을 위로했다. 족구대회 장면은 개성 강한 캐릭터를 대거 등장시키며 신선한 재미를 유발했다. 만화 같은 연출, 안재홍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며 지금 당장 족구가 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영화 ‘국가대표’, ‘국가대표2’(위부터) 스틸. 사진 ㈜쇼박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국가대표’, ‘국가대표2’(위부터) 스틸. 사진 ㈜쇼박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국가대표’(2009), ‘국가대표2’(2016)는 비인기 종목을 재조명하며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응원했다. ‘국가대표’는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로,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선수들로 전 주니어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출신, 나이트클럽 웨이터, 소년 가장 등이 모였다. 영화는 제각각 사연으로 모인 오합지졸 국가대표팀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훈련을 이어가며 스키점프의 매력을 느끼고 열정을 키우는 과정을 그려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스키 점프 대회 장면은 이전 국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것으로 다양한 카메라가 도입돼 속도감 넘치는 장면을 담아냈다.

‘국가대표2’는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모인 대한민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창단 과정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경력도 나이도 사연도 모두 다른 선수들이 시련을 극복하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을 그렸다. ‘국가대표’에서 하늘을 나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그렸다면 ‘국가대표2’는 얼음 위에서 몸을 부딪치는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과 시속 200km에 육박하는 퍽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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