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슈퍼맨 3명·이연결 125명…평행우주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

2020-04-20 17:07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을 탄생시킨 김은숙 작가 신작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평행세계라는 독특한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세계를 오가며 인물들을 교차해 이야기를 전개했다. 평행세계, 평행우주는 자신이 사는 세계가 아닌 평행선상에 위치한 다른 세계를 뜻하는 말로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에 활용됐다.

영화 ‘더 원’ 스틸. 사진 콜롬비아,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영화 ‘더 원’ 스틸. 사진 콜롬비아,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문화 콘텐츠 속 평행우주는 동일한 모습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세계로 그려진다. 내가 존재하는 동일 우주가 다수라는 개념을 차용한 대표적인 영화로 이연결 주연 SF 액션 영화 ‘더 원’(2001)이 있다. 영화는 125개 평행우주가 존재하며 각 우주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신을 모두 죽이면 전능한 절대자가 된다는 영화적 설정이 추가됐다. 영화에서 율라우(이연결)는 123명의 또 다른 자신을 죽이고 절대자가 되기까지 마지막 한 명을 남긴 상황이다. 마지막 한 명인 경찰 게이브(이연결)는 우주의 균형을 위해 율라우에 맞선다. 영화는 최고 액션 스타 이연결과 이연결의 맞대결이라는 색다른 장면을 완성해 액션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애로우 시즌8’ 스틸. 사진 CW
‘애로우 시즌8’ 스틸. 사진 CW

DC 코믹스의 경우 평행우주 개념을 도입한 DC 유니버스, 멀티버스 세계관으로 같은 히어로가 다양한 평행우주에 존재한다. 미국 방송사 The CW에서 제작하는 DC 코믹스 기반 히어로 드라마 ‘애로우’, ‘플래시’, ‘슈퍼걸’, ‘배트우먼’,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등은 CW버스라 불리는 세계관을 공유하며, 다양한 평행우주가 교차해 내용을 전개한다. 평행우주 히어로들이 만나는 DC 최대 크로스오버 이벤트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의 경우 ‘슈퍼걸’ 시즌5, ‘배트우먼’ 시즌1, ‘플래시’ 시즌6, ‘애로우’ 시즌8,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시즌5에 에피소드를 분배해 진행됐다.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는 안티 모니터라는 거대한 적이 평행우주를 소멸시키면서, 평행우주에 존재하는 히어로가 힘을 합치는 내용이다. 드라마 외에 영화에서 동일한 히어로를 연기한 배우들도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슈퍼맨 리턴즈’(2006) 브랜든 루스, 드라마 ‘스몰빌’ 톰 웰링, ‘슈퍼걸’ 테일러 후츨린, 세 명의 슈퍼맨이 한 에피소드에 등장했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2017)에서 플래시 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도 카메오로 출연해 TV판 플래시 역인 그랜트 거스틴과 한 화면에 담겼다.

SF 영화, 드라마 속 평행우주는 이처럼 하나의 캐릭터를 여러 방식으로 변주해 색다른 재미를 유발한다. 여기에 시간의 개념을 더해 과거나 미래 평행우주로 이동하기도 한다. 시간여행을 하는 경우 시간여행자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허점을 방지하며 다른 시간대를 묘사할 수 있어 종종 사용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은 최강의 적 타노스와의 대결에 평행우주 개념을 도입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서 타노스는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아 우주의 생명체 절반을 없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은 이를 되돌리기 위해 타노스를 찾아가 처단하지만, 인피니티 스톤은 이미 소멸한 후였다. 이후 어벤져스 멤버들이 선택한 건 양자 터널을 이용한 시간 이동이다. 정확히 말하면 시간 여행이 아닌 인피니티 스톤으로 갈라진 평행 우주로의 이동이다. 어벤져스 멤버들은 과거 인피니티 스톤이 발견됐던 이벤트 시점으로 이동해 평행우주에 존재하는 인피니티 스톤을 모은다.

영화 ‘어나더 어스’ 스틸. 사진 폭스 서치라이트 픽처스
영화 ‘어나더 어스’ 스틸. 사진 폭스 서치라이트 픽처스

영화 ‘어나더 어스’(2011)는 평행우주 개념을 색다른 방식으로 활용해 드라마로 풀었다. 다른 영화, 드라마와 달리 ‘어나더 어스’는 동일한 우주 공간에 쌍둥이 지구가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어나더 어스’에 나오는 또 다른 지구는 어느 순간 발견돼 조금씩 지구에 접근한다. 로다(브릿 말링)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던 중 푸른 점의 형태로 보이는 또 다른 지구를 바라보다 사고를 내고 상대방 차량 탑승자를 사망케 해 감옥에 다녀온다. 4년 후 쌍둥이 지구는 더욱 가까워졌고, 마치 복사한 것처럼 동일한 상태라는 것이 확인됐다. 로다는 제2의 지구 탐사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4년 전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은 아버지 존(윌리암 마포더)과 만난다.

영화는 또 다른 지구라는 소재를 이용해 극을 전개하지만, SF 요소보다는 과거 잘못에 관한 후회와 용서를 섬세하게 그리는 데 집중한다. 또 다른 지구는 후회스러운 현실의 도피와 과거 잘못의 회복을 의미한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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