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헌티드 파크’ 무늬만 공포가 주는 충격에 경악

2020-05-06 15:19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링’, ‘주온’, ‘착신아리’ 등 일명 ‘J 호러’라 불리는 일본 공포영화들의 화려했던 전성기는 다시 오기 힘든 모양새다. 놀이공원 괴담을 스크린에 구현한 ‘헌티드 파크’는 자극적인 장면과 사운드로 공포를 조성하려 노력했지만, 신인감독의 어설픈 연출과 일본 인기 아이돌의 어색한 연기는 한숨만을 자아냈다.

영화 '헌티드 파크'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헌티드 파크'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유학을 앞둔 사키(키타하라 리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추억의 장소인 토시마엔 놀이공원에 가게 된다. 놀이공원에 도착한 사키와 친구들은 ‘오래된 문을 두드리지 말 것’, ‘귀신이 불러도 대답하지 말 것’, ‘비밀의 거울 방에 들어가지 말 것’이라는 괴담의 금기를 장난삼아 어기고, 이내 그들에게 알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영화 ‘헌티드 파크’(감독 타카하시 히로시)는 도쿄에 위치한 토시마엔 유원지를 배경으로, 놀이공원에 가게 된 사키와 친구들이 괴담의 금기를 어긴 뒤 저주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실제 도쿄 토시마엔 놀이공원에 존재하는 7개의 괴담을 소재로 제작됐으며, 키타하라 리에와 아사카와 나나 등 일본 인기 아이돌이 출연했다.

영화 '헌티드 파크'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헌티드 파크'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기묘한 괴담들이 있다. 학교에 있는 이순신 동상은 피눈물을 흘리며 밤새 교내를 돌아다니고, 운동장에 있는 그네는 바람도 없는데 저절로 움직인다. 이제는 잊혀진 ‘빨간 마스크’와 ‘홍콩 할매귀신’은 1990년대 초등학생들을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던 무시무시한 괴담들이다.

영화 ‘헌티드 파크’는 호기심과 공포를 동시에 자극하는 도시 괴담을 소재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에 성공했다. 영화 시작과 동시 을씨년스러운 낡은 놀이공원에서 펼쳐지는 괴담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을 몰입시켰다.

영화 '헌티드 파크'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헌티드 파크'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문제는 영화가 가진 매력이 딱 거기에 머문다는 것이다. 빛바랜 놀이공원과 기묘한 괴담은 공포를 연출하는데 효과적인 장치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적절한 연출과 설득력 있는 이야기 흐름이 기초할 때의 이야기다. ‘J 호러’에 대한 믿음으로 짜릿한 공포와 카타르시스를 기대하며 극장으로 향했던 관객들은, 아쉽기만 한 연기와 연출에 맥 빠진 한숨을 내쉬고 만다.

무난한 소재를 선택했다면 색다르진 못해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연출은 보여줬어야 했다. 과거 영화에 있었던 문법을 변주하기는커녕, 제대로 답습하는 것조차 못한다면 구태여 관람해야 할 이유가 없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열심히 영화를 포장해도 의미 없다. 매력 없는 캐릭터들은 행동의 설득력이 전무하며, 서사는 난잡하다. 구멍을 메워줘야 할 일본 공포영화 특유의 강렬한 이미지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모로 아쉬운 감상만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야기 흐름과 캐릭터 설정은 이해하기 어렵고, 연기와 연출은 지루할 따름이다. ‘링’(1998)으로 시작해 ‘주온’(2002), ‘착신아리’(2003)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J 호러지만, 이제는 과거의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하다.

코로나 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여타 영화들이 개봉을 미뤘기 때문일까,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던 공포영화들이 대거 개봉 소식을 알렸다. 수많은 공포영화 중 ‘헌티드 파크’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

개봉: 5월 6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출연: 키타하라 리에, 아사카와 나나, 고지마 후지코, 마츠다 루카, 코미야 아리사, 사이토 나리/감독: 타카하시 히로시/수입: ㈜스톰픽쳐스코리아/배급: ㈜삼백상회 /러닝타임: 81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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