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할리우드 같은 프랜차이즈 무비는 언제쯤…한국 시리즈 영화 연대기

2020-05-09 09:00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007’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분노의 질주’ 시리즈 등 해외에는 오랜 시간 관객의 지지를 받아 온 프랜차이즈 무비가 많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처럼 거대한 세계관을 형성해 충성도 높은 관객을 확보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 정서를 공유하는 계기를 만든다.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00년의 역사를 쌓은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드높였지만, 할리우드처럼 긴 시간 재생산돼 문화를 형성할 만한 작품은 없다. 프랜차이즈 무비가 탄탄한 할리우드와 달리 국내는 오랜 기간 사랑받은 프랜차이즈 무비가 적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영화 시리즈를 살펴보면 주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신파 멜로 ‘미워도 다시 한번’(1968)이 ‘미워도 다시 한번(속)’(1969), ‘미워도 다시 한번 3편’(1970), ‘미워도 다시 한번 대완결편’(1971)까지 네 편이 제작됐다.

영화 ‘투캅스’, ‘여고괴담’ 포스터. 사진 강우석프로덕션, 시네마서비스
영화 ‘투캅스’, ‘여고괴담’ 포스터. 사진 강우석프로덕션, 시네마서비스

1970년대는 하이틴 영화 ‘진짜진짜 잊지마’, ‘고교얄개’ 시리즈와 ‘별들의 고향’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는 ‘애마부인’, ‘변강쇠’ 등 에로 영화와 ‘우뢰매’, ‘영구와 땡칠이’ 같은 어린이 시리즈가 제작됐다. 1990년대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장군의 아들’ 시리즈,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시리즈가 3편(‘투캅스 3’ 연출은 김상진 감독)까지 제작됐다. 1990년대 말에는 공포영화 ‘여고괴담’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후 시리즈로 제작됐다. 이전 시리즈물은 대부분 내용이 이어지지만 ‘여고괴담’은 각기 다른 감독이 새로운 이야기를 연출하며 시리즈 이름만 유지했다.

2000년 초반 국내 영화계는 양적, 질적 성장이 있었다. 작가주의 감독들이 해외 영화제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고,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도 연이어 제작됐다. 이와 함께 조폭 코미디가 양산된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포스터. 사진 코리아픽처스 CJ 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영화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포스터. 사진 코리아픽처스 CJ 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조폭 마누라’(2001)는 살아있는 전설인 여자 보스가 정체를 감추고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흥행에 성공해 3편까지 제작됐다. 조폭 두목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위해 학교에 다니는 내용을 담은 ‘두사부일체’(2001)도 3편까지 이어졌다. ‘가문의 영광’(2002)은 호남의 유명 폭력 조직 보스가 콤플렉스인 학력을 높이기 위해 딸을 엘리트 집안에 시집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2012년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까지 제작됐다.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를 이은 형사물 ‘공공의 적’(2002)도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공공의 적’은 악을 처단하기 위해서 물불 안 가리는 강철중 형사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는 매년 천만 영화가 탄생하며 국내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았지만, 인기를 이어가는 시리즈는 비교적 적었다. 김탁환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은 조선시대 탐정이라는 색다른 소재에 추리, 코미디, 액션 장르를 잘 버무려 호평받았다. 김명민, 오달수 케미가 돋보이는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이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5),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2018)까지 이어졌다. ‘조선명탐정’ 시리즈 4편 제작은 확정되지 않았다.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타짜’ 포스터. 사진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타짜’ 포스터. 사진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는 8년이 지난 2014년 속편 ‘타짜-신의 손’이 개봉하며 시리즈화됐다. 3편인 ‘타짜: 원 아이드 잭’은 5년 뒤인 2019년 개봉했다. ‘타짜’ 시리즈는 각자 주인공이 다른데 각각 만화 ‘타짜’ 1부, 2부, 3부를 원작으로 삼았다. 주인공이 재등장하지 않지만, 전편의 조연 캐릭터나 연결고리가 조금씩 나온다. 원작 만화는 4부까지 있으나 영화화는 미지수다.

2010년대 후반엔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이 말 그대로 ‘초 대박’을 치며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에 힘을 실어줬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한 ‘신과함께’ 시리즈는 국내 영화로는 드물게 1, 2부를 동시에 촬영했다. 약 400억원 제작비가 투입된 ‘신과함께’는 두 편 모두 천만 영화에 등극한 것은 물론 해외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신과함께’는 3, 4부 제작을 준비 중이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부산행’ 포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부산행’ 포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신과함께’ 시리즈 성공으로 국내에선 쉽게 시도되지 않았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SF 영화들이 활력을 찾았다. ‘타짜’, ‘도둑들’(2012), ‘암살’(2015) 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가제) 1, 2부를 동시에 촬영 중이다. ‘외계인’은 대한민국에 사는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 영화로 김우빈, 류준열, 김태리, 이하늬, 조우진, 김의성, 소지섭, 염정아 등이 출연한다.

최근에는 할리우드처럼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 제작도 시도된다. 국내에선 생소한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부산행’(2016)은 영화 속 사건 전날을 담은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에 이어 4년 뒤 상황을 그린 ‘반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사자’, ‘명량’ 포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 ‘명량’ 포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오컬트와 액션을 결합한 ‘사자’(2019)의 경우도 쿠키영상을 통해 후속편을 암시했다. ‘사자’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은 ‘사자’ 개봉 당시 최우식을 주인공으로 한 후속편 ‘사제’ 제작 의향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그는 앞으로 영화로 담고 싶은 세계관과 빌런에 관해서도 귀띔했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명량’(2014)은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 노량해전을 담은 ‘한산’, ‘노량’으로 이순신 3부작을 완성한다.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며 ‘한산’, ‘노량’을 동시에 촬영해 순차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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