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안녕, 미누’ 함께하는 세상 꿈꾸던 네팔 친구 미누

2020-05-11 13:10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안녕, 미누’가 차별과 혐오가 아닌 연대와 공존을 말하는 1세대 이주노동자의 진심을 담았다.

지혜원 감독. 사진
지혜원 감독. 사진

11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안녕, 미누’(감독 지혜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지혜원 감독이 참석해 ‘안녕, 미누’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 미누’는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손가락 잘린 목장갑을 끼고 노래한 네팔사람 미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미누라고 불리는 네팔 출신 미노드 목탄은 1992년 스무 살 한국에 와 18년 동안 다양한 직업을 거쳤던 국내 이주노동자 1세대 아이콘이다. ‘안녕, 미누’는 2018년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지혜원 감독은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 후보의 폭력적인 반이민정책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 프로듀서 친척이 미국에 살고 있었다. 남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다. 우리의 이야기라 생각해서 시작했다”며 ‘안녕, 미누’를 찍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안녕, 미누’의 주인공 미누 씨는 2009년 강제 추방된 후 2018년 DMZ국제다큐영화제에 특별 초청돼 3일간 한국을 방문했고, 한달 뒤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번에 공개된 ‘안녕, 미누’는 2018년 DMZ국제다큐영화제와 다른 방향으로 재편집됐다.

지혜원 감독. 사진
지혜원 감독. 사진

지혜원 감독은 “미누 씨 사망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번 작품은 재편집본이다.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출품됐던 당시는 미누가 살아 있었다. 그때는 한국에서 황금기를 보내고 네팔로 돌아간 사람의 삶을 조명했다”며 “편집을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한국의 이주노동자 역사 속에서 미누 씨가 차지한 비중과 역할을 큰 그림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재편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혜원 감독은 “DMZ국제다큐영화제에 기적적으로 오게 됐는데 영화제 장소 내에서만 머물러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있었다. 한국에 오기 바로 이틀 전에 영화를 보라고 보내줬다. 다음날 딱 한 마디 했다. 두 시간 정도 운 것 같다고 했다”며 2018년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이주노동자, 이주민 문제는 다른 사회문제와 달리 가슴과 머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무지에서 나온 혐오와 차별이 많다”며 “낯선 사람에 대해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은데 이를 반복해서 없애야 한다. 미누 씨는 마음에 쌓은 장벽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혜원 감독. 사진
지혜원 감독. 사진

감독은 “미누 씨가 한국에 있을 때만 해도 제도적 문제가 더 컸다. 그래도 사회 온정은 남아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오히려 더 악화된 분위기 같다. 제도적으로는 개선됐지만 사람들의 마음 상태는 이주민, 이주노동자에게 더 큰 벽을 쌓고 지내는 것 같다. 미누 씨 이야기가 그 벽에 균열은 만들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미누 씨를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추방당한 것에 아픔이 있다. 한국에서 배운 가치관, 사회관을 네팔에서 실천하고 싶은 사람이다”고 회상한 감독은 지금도 일어나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지적했다.

끝으로 감독은 “이주노동자에 관한 좋고 나쁜 다양한 소식이 들린다. 개인이 아닌 집단에게 책임을 묻고, 차별과 혐오가 정당화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감독은 “미누 씨가 옆집에 살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재밌게 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같이 노력해서 미누 씨 같은 친구를 계속 만들었으면 한다”며 따뜻한 미누 씨의 미소를 떠올렸다.

한편 ‘안녕, 미누’는 5월 27일 개봉한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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