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누’ 불법체류자 아닌 ‘미등록 이주노동자’…제노포비아 정면 돌파

2020-05-22 09:23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5월 27일 개봉을 앞둔 ‘안녕, 미누’가 불법체류자가 아닌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주민 인권 향상에 앞장섰다.

영화 ‘안녕, 미누’ 스틸. 사진 영화사 풀, ㈜영화사 친구
영화 ‘안녕, 미누’ 스틸. 사진 영화사 풀, ㈜영화사 친구

영화 ‘안녕, 미누’(감독 지혜원)는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손가락 잘린 목장갑을 끼고 노래한 네팔사람 미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안녕, 미누’가 익숙한 ‘불법체류자’가 아닌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익숙한 ‘불법체류자’는 국제기구와 세계 언론을 통해 퇴출됐다. 차별과 낙인 그리고 부정확한 용어라는 이유다.

국제연합(UN)과 국제이주기구(IOM)는 물론, 20913년 AP통신을 시작으로 뉴욕타임스·CNN·NBC·ABC·라틴 폭스뉴스 등이 ‘미등록’ 혹은 ‘서류미비’(undocumented)라는 표현을 사용 중이며, 지난 4월 29일 이뤄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미등록’이라는 표현을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안녕, 미누’ 속에서 ‘불법체류자’는 찾아볼 수 없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단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세계적으로 ‘불법체류자’라는 단어가 퇴출된 데에는 인권과 부정확성이 중심에 있었고, ‘안녕, 미누’도 그 뜻을 함께 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불법’이 될 수 없다. 미등록 입국의 경우 행정법규 위반이지 형사상 범죄가 아니기에 처벌 대상이 아니다. 별도 처벌 없이 국가가 이주민이 미등록된 사실을 발견하면 정책과 행정절차에 따라 등록‧체류연장‧출국 등 조치를 취한다.

‘불법체류자’로 불려 왔던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정확한 정의에서 나오듯 취업을 목적으로 본래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이나 타국에 정착한 노동자 가운데, 이주에 대한 허가나 인정을 나타내는 공적 문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사람일 뿐이다. 국제규약은 이주노동자가 체류하고 있는 각국에서 그들의 체류 상태가 어떻든 인권을 가진 존재로 규정하며 각국은 인권 침해,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그들을 보호할 의무를 갖는다. 행위가 아닌 사람의 존재 자체를 불법으로 칭하는 것은 분명한 인권침해다. 어떤 사람도 존재 자체로 불법이 될 수는 없다.

‘안녕, 미누’의 지혜원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마음속의 커다란 장벽을 없애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가 그 장벽에 조그마한 균열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은 이미 그 장벽을 없앴거나, 허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 속 수많은 ‘미누들’의 진짜 이야기를 내밀하게 건네는 ‘안녕, 미누’는 우리가 이주민을 ‘존재’가 아닌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는 모습에 경종을 울린다.

휴먼 다큐멘터리 ‘안녕, 미누’는 5월 2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정찬혁 기자 /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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