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 곽진석·허지나·김아송·이린하 “’나는보리’, 농인과 청인이 함께할 수 있는 영화”

2020-05-26 07:00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최근 개봉 소식을 알린 영화 ‘나는보리’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들리든 안 들리든, 우리 똑같아”라며 자상한 미소를 건네는 보리네 가족의 단란한 모습은 힘겨운 일상에 지친 관객의 마음 역시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서울 맥스무비 본사에서 보리네 가족을 연기한 배우 곽진석, 허지나, 김아송, 이린하를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나는보리' 출연 배우. 곽진석(왼쪽부터 시계방향), 허지나, 이린하, 김아송. 사진
영화 '나는보리' 출연 배우. 곽진석(왼쪽부터 시계방향), 허지나, 이린하, 김아송. 사진

영화 ‘나는보리’(감독 김진유)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보리가 가족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소원을 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농인 관람객도 불편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한글 자막이 있는 배리어 프리 버전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코다(CODA, 농인 부모를 둔 자녀)로 성장한 김진유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특별한 감상을 남겼다.

2018년 제작을 마치고 부산국제영화제, 가치봄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을 이어왔던 ‘나는보리’는 3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여파로 일정이 밀려 지난 21일 개봉 소식을 알렸다. 촬영을 마친 후 2년 만에 개봉이 성사된 작품이기에, 오랜 시간 관객과 만남을 기다려온 배우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주인공 보리를 연기한 김아송은 “개봉 자체가 기쁘다. 보시는 분들이 즐겁게 관람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엄마와 아빠를 연기한 배우들이자 실제로도 부부 사이인 허지나와 곽진석은 한목소리로 “여러 이슈로 개봉이 오래 밀렸는데, 드디어 개봉하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허지나는 “농인과 청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영화다. 많은 관객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귀염둥이 막내 정우를 연기한 이린하 역시 “기쁘고, 기대된다. (보시는 분들이) 소문을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나는보리' 출연 배우 김아송. 사진
영화 '나는보리' 출연 배우 김아송. 사진

영화에 그려지는 장애는 자칫 지나치게 무겁고 민감해질 수 있는 소재다.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특별한 지위를 쟁취하는 과정의 걸림돌이며,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던 이를 ‘전락’ 시키는 위기 요소인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일말의 고민 없이 영화에 도전했다. 오랜 시간 연극 무대와 독립·예술 영화를 오갔던 허지나는 “배우들은 호기심 많아 새로운 배역이 찾아오는 것이 행복하다. 색다른 캐릭터와 언어를 배우를 기회였기에, 다른 작품에 참여할 때보다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러 작품에서 스턴트 배우로 활약해왔던 곽진석은 “역할 자체가 큰 캐릭터다 보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활동 경력이 오래된 만큼 연기에 대한 갈증도 컸다. 이보다 훨씬 작은 역할도 따내기 위해 계속 오디션을 봤다. 기회에 감사할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김아송은 “특별한 환경이나 소재를 좋아하고, 많이 해보고 싶었다. 보리 역을 맡고 싶어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경쟁률이 200:1이라 안될 줄 알았다. 캐스팅되고 굉장히 기뻤다”고 말하며, “영화에 참여하며 농인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고 덧붙였다.

“당연히 들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들리지 않아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수화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보고 알게 돼, 친구들에게 수화를 알려줄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다.”

영화 '나는보리' 촬영 현장. 사진 영화사 진진
영화 '나는보리' 촬영 현장. 사진 영화사 진진

곽진석도 영화를 촬영하며 전에 갖고 있던 가치관이 변했다고 밝혔다. 그는 “농인을 비롯한 여러 장애에 대해 차별 없이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실제로 접하지 못해 알게 모르게 편견이 쌓인다”며 자신이 경험한 일화를 소개했다.

“행사 도중 이번 작품에 ‘대사가 많이 없는데 괜찮냐’는 질문을 받았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나중에서야 그 질문이 영화 속에서 내가 하는 수어를 대사로 받아들이지 못해 나온 질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어는 우리가 알지 못할 뿐, 또 다른 언어다. 다른 외국어와 마찬가지다. 혹여 수어가 낯설다면, 어릴 적 영어권 사람을 만났을 때 대화가 안 돼 당혹스러웠던 것과 마찬가지일 뿐이란 것을 떠올려 줬으면 좋겠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