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레미: 집 없는 아이’ 감독 "어릴 적 침대에 누워 듣고 싶었던 이야기"

2020-05-26 12:28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고전 문학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한 작품 ‘레미: 집 없는 아이’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엑토르 말로가 집필한 청소년 문학 ‘집 없는 아이’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순수한 소년의 성장담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메가폰을 잡은 앙트완 블로시에르 감독은 “프랑스의 문화적 뿌리를 두면서 모던한 느낌을 동시에 선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영화를 제작한 계기를 밝혔다.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내게 엑토르 말로의 동화를 추천한 이는 아내였다. 내 머릿속에는 어릴 적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로만 굳게 자리 잡았던 작품이었다. 처음엔 주저했지만, 아내가 내게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관점으로 읽어 봐’라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스필버그의 이티(1982) 처럼,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비극적 이야기를 그리고, 가장 마음 아픈 현실 속에서 마법 같은 환상을 보여주라는 의미였다. 그제야 비로소 이 동화를 영화로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원작 동화 ‘집 없는 아이’가 1878년에 출판된 만큼, 블로시에르 감독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는 “어릴 적 침대에 누워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리고자 노력했다”며 “엑토르 말로 원작에 담긴 프랑스 정체성을 존중하면서 앞서 언급한 마법 같은 순간과 어드벤쳐 형식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영화는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여러 장면에서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를 그려내 색다른 감상을 남겼다. 블로시에르 감독은 “원작 동화가 상당히 방대해 모든 이야기를 담긴 힘들었다”며 원작과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촬영해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원작은 원래 4년 넘게 이어진 주간연재 시리즈다. 원작에 담긴 모든 고난과 역경을 담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레미(말룸 파킨)의 여행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구성을 3막 구조로 각색해 연극적 기법으로 연대기의 핵심을 그렸다. 원작과 가장 다른 부분은 레미가 노래에 큰 재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레미와 그의 재능을 알아본 멘토 비탈리스(다니엘 오떼유)의 관계성 역시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블로시에르 감독은 ‘레미: 집 없는 아이’를 촬영하기 위해 준비 기간만 9개월이 걸렸다. 프랑스 영화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세트가 필요했으며, 다양한 로케이션이 필요했다.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화시켜 구현해야 했기에,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현실적이면서도 부자연스러운 요소들을 창조하고자 했다. 그렇게 철저한 준비 끝에 블로시에르 감독은 본인이 꿈꿨던 영화적 비전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리얼리티 플러스 원’(Reality+One)의 작업이었다. 조명과 촬영기술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세트와 의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영화 미술이 무척 중요했다. 세트를 디자인할 때, 월트 디즈니의 초창기 스케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레미가 자라난 시골 농장이 예시다. 창문은 본래 크기보다 살짝 좁고, 침대는 좀 더 넓다. 어린 시절, 아이가 느끼는 그대로의 장면을 구현해야 했던 이유다.”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 사진 에스와이코마드

영화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하나인 다니엘 오떼유가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확실한 느낌이 있었다”고 말한 블로시에르 감독은 “다니엘 오떼유는 대단히 훌륭한 배우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문화유산 같은 존재다. 그가 멘토이자 대선배가 된 지금, 클로드 베리 감독의 ‘마농의 샘’(1986)에서 맡았던 것과 정반대 역할을 소화하는 것을 상상해봤다. 그렇게 다니엘 오데유에게 시나리오를 보냈고 이틀이 채 안 돼서 연락이 왔다”고 말하며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어린 레미를 연기한 소년 말룸 파킨의 유려한 연기 역시 영화가 가진 강력한 매력 중 하나다. 블로시에르 감독은 말룸 파킨을 만나면서도 “이 아이여야 한다는 느낌이 왔다”며 강력하게 그를 캐스팅 할 것을 주장했다.

“캐스팅을 위해 만난 아이 중 말룸 파킨이 15번째였다. 만나자마자 확신이 들었다. 레미를 너무 빨리 찾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400여 명을 더 만나봤지만, 그럴수록 말룸 파킨이 확고해졌다. 13주에 걸친 긴 촬영 일정을 버틸 체력을 확인하기 위해, 그를 여러 차례 불러 각각 다른 장면을 연기시켜보기도 했다. 촬영이 시작됐을 때, 말룸은 모든 대사를 가슴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요구사항을 온전히 소화해냈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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