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침입자’ 송지효, 경험이 쌓인 후 다시 찾아온 기회

2020-06-04 07:00 정찬혁 기자

[맥스무비= 정찬혁 기자] 송지효가 오랜만에 배우로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10년 가까이 출연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각인된 송지효가 이전에 볼 수 없던 서늘한 눈빛으로 관객을 스릴러 한가운데로 이끈다.

“‘침입자’는 캐릭터도 그렇고 장르물이라 정말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그동안 보여 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욕심났다.”

영화 ‘침입자’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당초 3월 개봉이었으나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개봉일을 6월 4일로 조정했다. 송지효는 ‘침입자’에서 25년 만에 돌아온 동생 유진 역을 맡아 서진과 대립하며 서늘하고 섬뜩한 연기를 펼친다.

“이런 공격형 캐릭터는 나이가 들고 처음이다. 좀 더 어렸을 때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표현할 수 있는 폭이나 역량이 늘어난 것 같아서 많은 걸 하고 싶었다. 이런 캐릭터를 소화하고 영화를 생각할 만큼 경험이 쌓인 것 같아서 나이가 든 게 오히려 고마웠다. 제 캐릭터가 사건의 포인트가 되고 미스터리한 지점도 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돼서 제 인생에도 새로운 시도인 것 같다.”

영화는 가장 익숙하고 편한 집, 가족의 일상을 무너뜨리며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유진은 유전자 일치율 99.9%라는 증거가 있음에도 꾸준히 서진의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녀의 정체를 궁금하게 만든다. 송지효는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완벽히 지우고 끝까지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후반부에는 외형적인 변화도 준다. 캐릭터 변화에 관해 송지효는 “나는 도화지나 마네킹이라 생각한다. 스태프가 정하고 나에게 주어진 걸 소화하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호흡을 맞춘 김무열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에서 서진이 처음 등장해 중심을 잡아주면서 긴장감이 생기더라. 그 긴장감과 디테일을 살리는 무열 씨 연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제 연기는 아쉬운데, 무열 씨 연기는 느낌이 좋았다. 감동해서 ‘엄지 척’할 뻔했다. 원래 잘하지만 이렇게 중심을 잡아주니 감사하더라.”

영화 ‘침입자’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5년이라는 시간의 공백, 이미 남처럼 된 가족의 합류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은 아니다. ‘침입자’를 촬영하며 송지효는 잃어버린 존재, 가족의 무게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살면서 잃어버린 물건은 있어도 존재는 없었다. 이번 영화는 그런 소재를 다루니까 잃어버린 존재에 대한 마음의 무게를 느끼게 된 거 같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의 짐,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 못하다가 이번 영화 찍으면서 딸, 가족을 잃은 사람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가슴이 옥죄어 오더라.”

송지효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팬덤을 형성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2010년 처음 출연해 어느덧 10년째 나오고 있다. 송지효라는 이름을 알리고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반대로 배우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고 연기 폭을 넓히는 것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송지효는 “가장 편하고 익숙한 내 모습은 ‘런닝맨’이다”라며 “좋은 부분이 훨씬 커서 만족한다”고 ‘런닝맨’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침입자’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에 출연한 배우 송지효.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송지효하면 ‘런닝맨’을 떠올린다. ‘런닝맨’ 이전에 작품을 할 땐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 드릴 기회가 없었다. ‘여고괴담3’로 데뷔했고 초반엔 어두운 작품이 많이 들어왔다. ‘런닝맨’으로 새로운 제 모습을 보여 드릴 기회가 생겼다. 소모적인 부분도 있지만, 기회가 더 많이 생겼다. 좋은 부분이 훨씬 커서 너무 만족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겠지만, 지금은 할 수 있는 한 온 힘을 다하고 싶다.”

2003년 영화 ‘여고괴담3: 여우계단’으로 데뷔해 20대를 보내고, 30대는 ‘런닝맨’과 영화, 드라마를 병행하며 10년을 채웠다. 올해 마흔이 된 송지효는 지금 어느 때보다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간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을 ‘침입자’ 이후 송지효는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로 시청자를 만난다.

“이제 몸의 변화를 체감한다. 어제 허리가 아팠는데 오늘 비가 오더라(웃음). ‘마음은 아직 청춘’이라는 말이 너무 공감된다. 바뀐 게 없는데 몸만 늙는다. 10대보다 20대, 20대보다 30대가 즐거웠다. 마흔이 되니 하루가 너무 빠르다. 시간이 소중하다. 결혼은 아직 모르겠다. 지금의 삶을 너무 만족해서 이 패턴과 만족을 깰 존재가 나타나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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