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 美 1위 극장 AMC 첫 분기 손실 2조 6135억원…국내 극장은?

2020-06-12 17:33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코로나 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계가 입은 손실액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미국 극장 업계 1위 체인 AMC는 첫 분기 손실액만 2조 6135억 원에 달하고, 국내 업계 1위 CJ CGV는 베트남 현지 부동산 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AMC 공식 SNS
사진 AMC 공식 SNS

지난 10일 미국 CNN이 극장 체인 AMC가 7월부터 전 세계 1000개 상영관을 재개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AMC는 미국 최대 극장 체인으로, 지난 3월 17일 코로나 19 여파로 모든 상영관을 폐쇄 조치했다.

AMC는 지난 9일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7월 전 세계적으로 극장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며 “안전하고 현명하게 손님을 맞이할 것이다. 연방의 안전 지침을 준수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영업 재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극장 영업을 재개한다는 AMC의 입장은 고무적이지만, 공개된 수익보고서의 내용은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가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AMC는 1분기 21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조 6135억 원) 순손실을 보고했고, 매출액 역시 작년 동시기 대비 22% 감소한 9억 4150만 달러만을 기록했다.

이에 AMC CEO 아담 아론은 “코로나 19로 회사 전체를 재정비해야 할 만큼, 큰 영향을 받았다”며 “생존과 재건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CGV 극장 전경. 사진 맥스무비DB
CGV 극장 전경. 사진 맥스무비DB

극장가가 초토화된 이 상황은 비단 할리우드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 극장 체인 1위인 CJ CGV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CGV는 이미 지난달 있었던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에만 7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47.6% 감소한 2333억원을, 순 손실액은 118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CGV는 최근 베트남 현지 부동산 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유동 자산 확보에 나선 것이다. 매각이 결정된 법인은, 현지 CJ그룹 베트남 사옥 건설을 추진 중인 부동산 투자업체다. 단, CGV의 부동산 법인 지분 매각이 베트남에서의 영화관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은 1인당 영화관람 횟수는 적지만, 경제 성장률은 높아 사업성이 높다.

영화 '승리호' 예고편. 사진 (주)메리크리스마스
영화 '승리호' 예고편. 사진 (주)메리크리스마스

문제는 이태원발 코로나 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극장 내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객석 거리 두기를 실시하고 있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시사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에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이에 12일, 여름 텐트폴 영화로 언급됐던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SF 영화 ‘승리호’는 개봉일을 여름에서 추석으로 연기했다. 하반기 시즌 2 제작에 나설 예정이었던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2’는 크랭크인이 불확실한 상태가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국내 영화산업의 존망은 위태롭다. 산업 내 자본의 흐름이 막히고, 투자와 제작이 중단된다. 일거리가 없으니 영화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역시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영화 '#살아있다' 포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살아있다' 포스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코로나 19로 극장가가 최악의 상황에 치달은 가운데, 국내 영화산업의 생존 여부는 6월 관객 수에 달려있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봉하기 시작한 국내 상업영화들의 흥행 성적이 7월과 8월, 성수기 여름 극장가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한 이유다. 예년만큼은 불가능하겠지만, 6월 극장 성적이 조금이라도 회복돼야 영화계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최근 영화 ‘침입자’, ‘결백’ 등이 개봉 소식을 알리며 극장가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오는 18일과 24일에는 조진웅 주연 작품 ‘사라진 시간’과 유아인, 박신혜 주연 작품 ‘#살아있다’도 개봉한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역시 17일 개봉한다. 7월과 8월부터는 ‘반도’와 ‘영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정상회담’ 등 텐트폴 영화들이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여전히 어려운 극장가 상황이지만, 용감히 개봉을 결정한 영화들 덕분에 한없이 위축됐던 국내 영화계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등 위험을 감수한 개봉작들과 함께 국내 영화계가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사태를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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