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불량한 가족’, 불량한 영화가 주는 불쾌함

2020-06-25 09:12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걸그룹 에이핑크의 박초롱이 스크린 데뷔를 알린 작품 ‘불량한 가족’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가족끼리 밥 한 끼 조차 함께하기 쉽지 않은 요즘, 우리네 가족상을 돌아보게 하고 싶었다는 이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담았던,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만들었다.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유리(박초롱)은 오늘도 슬럼프에 빠져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친구들은 유리를 따돌리고, 생일 파티에 초대한다며 한밤중 폐가에 유리를 홀로 보낸다. 모두에게 속아 폐가에서 파티를 기다리고 있던 유리는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바이올린을 켜고, 그런 그에게 독특한 차림의 다혜(김다예)가 소리가 좋다며 다가온다. 유리는 걱정도 근심도 없어 보이는 다혜와 그의 특별한 가족을 만나 왠지 모를 따뜻함을 느끼고, 다혜와 함께 학교도 가지 않은 채 일탈을 시작한다.

영화 ‘불량한 가족’(감독 장재일)은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가 다혜의 특별한 가족을 만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리더 박초롱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겉으로 보기엔 불량한 가족을 통해,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론 불량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좋은 영화의 선결 조건 첫 번째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성에 집중해 오락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객이 영화로 하여금 공감이든, 지적 허영심이든, 장르적 쾌감이든,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량한 가족’은 관객에게 어떤 좋은 감상도 남기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천방지축이며, 어색하기 그지없는 캐릭터 설정과 대사가, 계속해서 영화를 보기 힘들 정도의 ‘오글거림’을 자아낸다.

낭만적인 로맨스도 아닌 장면에서, 구태여 “너는 존재 자체가 마약 같아”라는 대사가 왜 나온단 말인가. 하다못해 매우 로맨틱한 장면이었다 한들, 관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홀로 폭주하는 이야기 흐름이라면 소름만을 유발하는 이와 같은 대사는 전혀 반갑지 않다.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이 외에도 영화는 좋은 구석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전혀 공감 되지 않는 계몽적 메시지만을 세뇌하듯 반복 제창한다. 투박하기 그지없는 연출은 한숨을 자아내게 하고, 대부분의 배우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해 보일 뿐이다.

박원상이 연기한 유리 아빠 현두만이 유일하게 영화에서 어색하거나 튀지 않는 캐릭터다. 사실 베테랑 배우인 박원상 덕분에 캐릭터가 어색하지 않았다 뿐, 그 역시 전혀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임은 동일하다.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불량한 가족' 스틸. 사진 (주)스톰픽쳐스코리아

따뜻한 이야기도, 의미 있는 메시지도 좋다. 가족끼리 밥 한 끼 먹기 힘든 요즘 같은 시대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라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의도인가. 그러나 이를 관객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선, 먼저 영화부터 재미있게 만들어 놔야 한다. 영화가 재미있어야 관객이 볼 것 아닌가.

관객을 가르치려 드는 이 계몽적인 화법은 반감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교훈만을 쏟아내고 싶다면, 어째서 영화를 만드는가. 아무리 좋은 의미였다 한들, 듣는 이가 괴로운 조언이라면, 꼰대의 답답한 잔소리일 뿐이다.

개봉: 7월 9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출연: 박원상, 박초롱, 도지한, 김다예/감독: 장재일/제작: ㈜발자국공장, ㈜피투스/배급: ㈜스톰픽쳐스코리아/러닝타임: 103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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