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파도 같은 인생 이야기에 어느새 눈가가 촉촉

2020-07-05 08:00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애니메이션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독특한 그림체와 따뜻한 색감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 작품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파도와 같은 우리네 인생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포스터. 사진 미디어캐슬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포스터. 사진 미디어캐슬

어린 시절부터 서핑을 즐겨온 히나코(카와에이 리나)는 대학교 입학과 함께 서핑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작은 바닷가 마을로 이사를 온다. 서핑은 자신 있지만 다른 일에는 덤벙대 항상 두려움이 앞서고 자신감도 없었던 그는, 이사 간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만난 소방관 미나토(카타요세 료타)와 사랑에 빠진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고 약속한 미나토에게 점차 의지하게 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정신을 잃고 만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미나토가 세상을 떠나버린 것이다.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은 불투명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대학생 히나코와 정의감 넘치는 소방관 미나토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별한 두 사람이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킥-하트’(2012),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2017),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2017) 등을 연출한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는 제23회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베스트 애니메이션-장편을 수상했다.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스틸. 사진 미디어캐슬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스틸. 사진 미디어캐슬

영화는 독특한 작화와 청량한 색감, 다채로운 볼거리를 자랑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따뜻하게 펼쳐지는 히나코와 미나토의 아름다운 첫 사랑 이야기는 실제 연인의 데이트를 그대로 담아낸 듯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관객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 귀여운 연인의 사랑에 지루함이 느껴질 때쯤, 영화는 미나토의 죽음과 함께 분위기를 단숨에 환기했다. 개성 있는 비주얼이지만, 진부한 로맨스였던 영화가 어느새 파도에 빗댄 우리네 인생을 담은 이야기로 마음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스틸. 사진 미디어캐슬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스틸. 사진 미디어캐슬

물론 이후 드러난 영화의 메시지와 전개 자체가 대단히 철학적이거나 특별하진 않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언제나 자신감이 없던 히나코는 미나토를 떠나 보낸 후 홀로 딛기의 과정을 겪는데, 이는 어디선가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렇게 식상하기만 한 이야기건만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이 이토록 눈가를 적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영화에 담긴 히나코의 모습이 우리 모두가 겪는 인생의 한 부분을 엿보이게 만들어서일 터다. 히나코가 떠나 보낸 미나토와 같이, 그리고 앞으로도 겪을 수많은 파도와 같이 우리네 인생 역시 누군가를 맞이하고, 떠나 보내야 한다.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스틸. 사진 미디어캐슬
영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스틸. 사진 미디어캐슬

히나코가 온전히 자신만의 힘으로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면 보다 깊은 감동으로 남았을 수 있으련만, 영화는 끝내 히나코의 온전한 독립을 허용치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동화적 상상과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눈을 즐겁게 해주긴 했지만, 이미 떠나간 미나토를 데우스엑스마키나로 다시 한번 활용한 것은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말았다.

개봉: 7월 8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출연: 카타요세 료타, 카와에이 리나, 마츠모토 호노카, 이토 켄타로/감독: 유아사 마사아키/수입: ㈜미디어캐슬 /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러닝타임: 96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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