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홍경표 촬영 감독이 직접 밝힌 ‘다만 악’ 촬영 비하인드

2020-08-20 16:17 위성주 기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비하인드
    홍경표 감독 “장르의 끝 달리고 싶었다”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38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는 화려한 액션과 영상미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코로나 19 이후 최초 4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액션 영화’를 지향했다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영화의 촬영을 맡은 홍경표 촬영 감독에게 직접 촬영 과정을 물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의 홍경표 촬영 감독은 충무로 최고의 촬영 감독으로 손꼽힌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대규모 블록버스터부터 ‘설국열차’, ‘곡성’, ‘버닝’을 거쳐 봉준호 감독과 함께 세계 무대를 석권한 ‘기생충’까지. 그가 참여한 작품은 언제나 관객의 환호와 함께 화제의 중심에 섰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베테랑 촬영 감독이지만 홍경표 촬영 감독에게도 ‘다만 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정통액션 영화를 촬영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홍경표 촬영 감독은 “뭐든 정말 새롭고 감각적으로 찍고 싶었다”며 “액션의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작정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배우 황정민(왼쪽), 홍경표 촬영 감독.

“예를 들어 ‘매드맥스’ 같은 영화도 올드한 촬영 감독들이 맡았지만, 굉장히 세련되게 찍었다. 그런 식으로 좀 더 컬러풀하고, 스피드가 있고, 모든 것들이 풍성하게 담기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장르 영화의 끝을 달리고 싶었다. 이게 가장 잘 담겼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태국 방콕에서의 액션 장면과 랑야오 마을에서의 카체이싱 장면을 꼽을 수 있겠다. 타격 액션, 무기 액션, 카체이싱은 샷 하나하나를 모두 계획을 세워 촬영했다.” 

모든 샷을 치밀하게 구상해 촬영에 임했다는 홍경표 촬영 감독. 새롭고 감각적이면서 장르의 끝을 달리는 영화를 찍기 위해, 그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까. 홍경표 촬영 감독은 당시 촬영 장소의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해 “촬영 전 정확한 방향성을 정해두고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인남(황정민)은 항상 오른쪽에서 공격한다. 이 모습은 카체이싱에서도, 총격신에서도 나온다. 반대로 레이(이정재)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공격한다. 늘 이런 방향성을 염두하고 촬영에 임했다. 동선과 카메라 프레임의 방향성을 정확히 정리한 상태로 촬영한 것이다. 액션이 계속 펼쳐져도 관객들이 헷갈리지 않고, 정확하게 인물들의 대립을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홍경표 촬영 감독의 의도와 같이 ‘다만 악’은 인남과 레이의 강한 충돌과 함께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남과 레이가 만난 격투를 펼치는 예의 전투신을 비롯해 스톱 모션을 활용한 액션 장면의 타격감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이 부분은 전적으로 이건문 무술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그가 편집한 단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보자마자 확신이 들었다. 애니메이션의 스톱 모션 기법을 실사에 접목시키려 했다. 여러 회의를 거친 이후에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춰가면서 조금씩 발전시켰다. 슬로우로 실제 타격을 가하고, 이후 카메라는 고속으로 찍는, 특이한 기법이 나왔다. 관객이 기존과는 다른 느낌의, 신선하면서도 타격감 있는 느낌을 받길 원했다.” 

‘다만 악’은 세트장이 없는 촬영 현장으로도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촬영한다면 그만큼 변수가 많아 촬영에는 여러 장애 요소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음에도 홍경표 촬영 감독은 올 로케이션 촬영을 고수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공간의 질감과 색감 등에 차별화를 두며 있는 그대로를 살릴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에 중점을 뒀다. CG와 세트를 이용하기보다, 실제가 주는 느낌이 관객에게도 잘 전해질 것이라 생각했고, 액션이 벌어져야 하기 때문에 공간별 차별화를 두고, 디테일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기생충’이 대부분 세트 및 한정된 공간의 촬영이었다면, ‘다만 악’은 100% 로케이션 촬영이었다. 태국-일본-한국을 오가며 나라별 색과 풍경에 맞게 촬영 콘셉트를 달리 잡았다.” 

이어 홍경표 촬영 감독은 국내에서 진행해도 어려운 올 로케이션 촬영을 태국과 일본, 한국을 오가며 촬영했음에도 “힘들었다거나 어려움이라고 할 만한 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현장.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랑야오 마을에 비가 많이 와서 촬영을 잠시 멈춘 적이 있다. 빗물을 모두 빼느라 약간의 고생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촬영적으로 돌이켜보자면 자동차가 부딪치고 터지는 장면에서 배우가 직접 촬영을 해서, 배우가 다칠까 걱정된 것 외에는 힘든 점이 없었다. 태국 스태프들도 다들 일도 잘하고 협조적이었다. 그들도 나를 ‘기생충’ 촬영 감독으로 이미 알고 있더라. 15년 전 영화 ‘태풍’ 촬영에서 함께 했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이 이번에는 모두 대장이 되어있었다.” 

어떤 고된 일정에도 조금의 불편한 기색 없이 현장에 임한 홍경표 촬영 감독. 전혀 힘들지 않았다는 그의 답변에는 영화를 향한 그의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제작 현장에서만 수십 년을 보낸 홍경표 촬영 감독이지만 그에겐 여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픈 열정이 가득하다. 

영화 '곡성'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영화 '곡성' 촬영 현장. 홍경표 촬영 감독.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한다. 최대한 시나리오에 맞는 구도를 찾으려고 늘 노력하는 편이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다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좋으면 꼭 참여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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