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비하인드 | ‘남매의 여름밤’에 엄마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

2020-08-24 17:08 위성주 기자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인터뷰
    윤단비 감독 “두 남매는 서로의 미래와 과거를 비추는 거울”
영화 '남매의 여름밤'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남매의 여름밤'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주)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남매의 여름밤’이 개봉했다. 향수를 부르는 묘한 색감 덕분일까,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 속 이 층 양옥집 덕분일까.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괜스레 집 안 어딘가 박혀있는 빛바랜 사진첩을 꺼내보고 싶어진다. 

그런 ‘남매의 여름밤’을 관람하다 보면,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바로 옥주(최정운) 가족에게 엄마가 없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엄마가 이혼 후 가족과 따로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윤단비 감독. 사진 오누필름
영화 '남매의 여름밤'윤단비 감독. 사진 오누필름

물론 이혼가정이 이상한 일도 아니고, 이제는 흔한 이야기지만, 한 여름밤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한 가족 영화에서 엄마의 부재는 신선하면서도 도전적인 설정이다. 극 중 엄마는 끝내 등장하지 않다가 옥주의 꿈속에서야 얼핏 나타난다. 

이에 윤단비 감독은 “옥주와 동주(박승준), 아빠(양흥주)와 고모(박현영), 각 남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극 중 엄마의 부재를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옥주와 동주, 아빠와 고모, 두 남매 모두 엄마가 있지 않다. 동화를 보면 항상 부모님이 부재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자 결핍인데, 이것이 있어야 네 사람이 서로 의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른 남매와 아이 남매를 대칭적인 구조로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두 남매는 서로의 미래와 과거를 비추는 거울 같은 관계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남매의 여름밤'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주)

윤단비 감독의 말대로 옥주와 동주 남매가 성장한다면 아빠와 고모의 모습이 될 것만 같다.. 때로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를 챙겨주느라 여념이 없는 두 남매는 어른이 되어 서로에게 의지하며 가정사를 의논하게 되리라. 

물론 그렇다고 하여 극 중 두 남매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옥주와 동주가 어른이 돼 아빠와 고모의 모습처럼 되리라 단정하지는 않는다. 옥주는 할아버지를 만나고 떠나 보내는 여름밤 동안 한차례 성장하지만, 어른들이 성장하기엔 짧은 시간이었다. 

“어른들이 이 시기 동안 성장한다는 것은 허구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이 성장하는 모습보다, 그들도 이렇게 미성숙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버지가 떠났을 때의 죄책감은 그들에게 성장의 동력이라기보다 한 시기에 대한 상흔으로 남게 두었다.  

혹여 옥주와 동주가 훗날 이런 어른의 모습이 된다 해도 슬픈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데, 상황이 악화될 뿐이니까.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 같고, 그런 삶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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