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돌멩이’ 가면 없는 석구로 전하고 싶던 김정식 감독의 이야기

2020-10-14 17:53 위성주 기자
    “지속적으로 회의하고 성찰하는 자세 필요해”
    “귀한 시간 내주는 관객에게 의미 있는 영화 됐으면”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돌멩이’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른아이 석구가 범죄자로 몰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믿음에 관한 김정식 감독의 남다른 인식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서울 삼성동 한 카페에서 영화 ‘돌멩이’의 연출을 맡은 김정식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돌멩이' 김정식 감독. 사진 리틀빅픽처스
영화 '돌멩이' 김정식 감독. 사진 리틀빅픽처스

영화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지닌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정식 감독은 늦깎이다. 영화인으로서 25년이라는 긴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그지만, 연출을 도전한 것은 나이 오십이 다 되어서다. 김정식 감독은 뒤늦게 연출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실 계속 도전했는데, 자주 어그러졌다”며 ‘돌멩이’를 세상에 내놓기 까지 수많은 도전과 좌절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여러 일이 있었는데, 일단 내가 쓴 시나리오를 많은 제작사들이 비상업적으로 보더라. 그건 상업영화 감독으로써 치명적이라 연출의 기회가 계속 어그러졌다. 2003년 조감독 생활을 끝내고 7편 정도 시나리오를 썼는데, 결국 ‘돌멩이’ 전까지 세월이 흘렀다. 내가 생각해오고 바랐던 영화 일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 고민하던 차에, 마지막으로 ‘돌멩이’를 만나 내놓게 됐다.” 

영화 '돌멩이' 김정식 감독. 사진 리틀빅픽처스
영화 '돌멩이' 촬영 현장. 사진 리틀빅픽처스

그렇게 어렵사리 세상에 내놓은 ‘돌멩이’는 지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스스로 “신인 감독이 아니라 ‘쉰 감독’이다”라며 손사래를 치는 김정식 감독이지만, 그가 펼쳐낸 세상은 겸손과는 달리 남다른 지점이 분명했다. 뒤늦게 시작을 알린 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욱 많았을 터. 김정식 감독이 ‘돌멩이’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인 가정사로부터 시작한 이야기다. 석구와 같은 가족이 있다. 그에 대한 가족의 여러 고민과, 사회의 편견들이 영화와 석구의 모티브가 됐다. 모든 인간은 편견이 있는데,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각자가 갖는 선입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랐다. 관객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영화를 보시는데, 무의미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진 않았다. 영화를 보고 각자가 가진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희망한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우리 사회가 갖는 수많은 편견에 대해, 우리가 갖는 믿음이란 얼마나 얄팍한 것인가에 대해 그렸다는 김정식 감독. 그의 말대로 ‘돌멩이’는 어른아이 석구가 겪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인간의 믿음과 정의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영화 속에는 석구가 죄를 저지른 것인지에 대한 수사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없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는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변하기 쉬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다. 우리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맹신하며 서로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닌 감정의 날을 앞세워 비난을 하려 든다. 우리 사회엔 각자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이러한 불편한 진실에 대해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정의에 대해 성찰한 뒤에 다시금 문제를 이야기 해도 충분히 늦지 않는다.” 

영화 '돌멩이' 김정식 감독. 사진 리틀빅픽처스
영화 '돌멩이' 김정식 감독. 사진 리틀빅픽처스

평화로운 삶을 살던 석구는 어느 날 갑자기 마을 사람들의 냉대와 혐오, 폭력의 세상 속을 살아가야 한다. 수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주변을 향한 천진한 믿음을 잃지 않는 석구. 이 세상의 수 많은 석구를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김정식 감독은 이에 대해 “역지사지의 마음”라고 답했다. 

“인간은 누구나 오해도 하고, 실수도 한다. 서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봐야 한다. 나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와 신념을 포함해, 감정상태, 믿음, 연민, 이와 같은 것이 자칫 그동안 학습되어온 편견이 아닌지 의심하고, 회의하고, 성찰해야 한다. 내가 진실이고 정의라고 주장하는 것이 맞는지를 돌아보는 것이 석구와 같은 아픔을 만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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