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레트로 매력이 듬뿍…'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020-10-15 12:15 위성주 기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에 눈길
    당대 기업문화와 사회에 대한 노골적 풍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90년대의 정겨운 향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매력적인 구성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실무 능력은 퍼펙트하지만, 현실은 커피 심부름이나 하는 생산관리3부의 오지라퍼 이자영(고아성)과 추리소설 마니아로 뼈 때리는 멘트의 달인인 마케팅부 돌직구 정유나(이솜),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이지만 회사에서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의 달인이 된 회계부 수학왕 심보람(박혜수)은 고졸 출신 여사원이란 이유 만으로 온갖 무시를 당하는 입사 8년차 동기다. 

매일같이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자영은 잔심부름 때문에 방문한 회사 공장에서 검은 폐수가 유출되는 것을 목격한다. 정식으로 회사에 보고를 마치고, 모든 것이 원만히 해결될 줄로만 알았던 그는, 실상 회사가 어떤 것도 해결하지 않은 채 작은 보상금으로 모든 것을 무마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믿었던 회사의 만행에 큰 충격을 받은 자영은 유나, 보람과 함께 힘을 합쳐 회사가 감추고 있는 진실과 증거를 찾아 나선다.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 세 친구는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인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도리화가’, ‘전국노래자랑’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출신 감독 특유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구성이 돋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1995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영화는 당시의 향취가 물씬 풍겨 묘한 감상을 자아낸다. 영화는 고졸이라며, 여자라며 차별받았던 당시를 노골적으로 담아내기도 하고, 9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던 스타일의 미장센을 화면 곳곳에 배치해 반가움을 부르기도 했다. 당시 기업문화와 사회에 대한 풍자 위에 독특한 매력을 발하는 이미지들이 더해지니 영화는 보는 이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당대의 시대상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장르 자체는 회사의 비리를 파헤쳐가는 탐정 수사극이다. 이와 같은 구성 덕분인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영화는 시종일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관객에게 다가간다.  

완급조절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은 배우들에게도 있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는 각자가 맡은 캐릭터의 개성들을 능숙하게 소화해내며 자신만의 매력을 뽐냈다. 캐릭터가 가진 성격과 배우 본연의 이미지가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해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나치게 편의적인 흐름과 극도의 ‘오글거림’을 자아내는 결말부는 아쉽다. 적당한 유머를 가미한 만큼 구태여 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었겠으나, 눈에 띌 정도로 손쉽게만 흘러가는 사건 해결은 다소간의 지루함을 유발한다. 특히 오랜 시간 홀대받았던 고졸 여사원들에 대한 회사 동료들의 갑작스러운 동조와 연대는 영화가 가진 메시지를 향해 ‘급발진’한 경향이 있어 반갑지 않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개봉: 10월 21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출연: 고아성, 이솜, 박혜수, 조현철, 김종수, 김원해/제작: 더 램프㈜/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110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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