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런’ 익숙해도 섬뜩한 광기와 집착의 추격전

2020-11-17 17:49 위성주 기자
    단출한 이야기 익숙한 구성…그럼에도 섬뜩한
    뇌리를 강타하는 사라 폴슨의 존재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사라 폴슨 주연 영화 ‘런’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십 수년간 지켜오던 비밀이 밝혀지며 시작된 엄마와 딸의 지독한 추격전을 담은 작품으로, 단출한 이야기 구성을 갖고 있음에도 영화는 세밀한 연출과 사라 폴슨의 존재감에 힘입어 관객을 압도했다. 

영화 '런' 포스터. 사진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영화 '런' 포스터. 사진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한적한 시골 마을의 외딴 집. 태어날 때부터 여러 장애를 안고 살았던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힘들지만 엄마와 함께 하루하루를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언제나 꿈꿔왔던 대학교의 합격 통지서만을 기다리던 어느 날, 클로이는 식탁에 놓인 장바구니 안에서 한 물건을 발견하게 된다. 

물건의 정체를 파헤치던 중, 언제나 인자한 미소를 띄우고 있던 엄마의 표정 뒤에 희미한 광기가 새어 나오고 있음을 눈치챈 클로이. 하나부터 열까지, 믿었던 모든 것들이 의심되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클로이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엄마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발버둥을 치기 시작한다. 

영화 ‘런’(감독 아니쉬 차간티)은 선천적인 신체 조건 때문에 외딴 시골 집에서 엄마와 단 둘이 지내던 소녀 클로이가 엄마에 대한 사소한 의심을 품기 시작하며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서치’(2018)를 연출해 국내 관객에게 이름을 알린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오션스 8’, ‘글래스’, ‘노예 12년’, ‘래치드’의 사라 폴슨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 '런' 포스터. 사진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영화 '런' 스틸. 사진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런’은 크게 색다른 매력을 발하는 작품은 아니다. 소재와 플롯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종래의 이야기들과 구별점이 많지 않으니, 한계점은 분명하다. 영화는 지난 스릴러 영화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던 이야기 구성을 따라간다. 외딴 시골 마을, 믿었던 이의 이면과 광기,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 신선한 소재의 스릴러를 바라고, 고집하는 관객이라면 ‘런’은 적절치 못한 선택일 수 있다. 

허나 그렇게 익숙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런’은 강렬한 매력과 흡입력, 손에 땀을 자아내는 긴장감을 자랑한다. 이는 철저히 계산적이고 세밀하게 계획한 연출의 힘으로, 영화는 화면 구도와 소품의 위치, 이미지, 효과음, 배경 음악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관객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영화 '런' 스틸. 사진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영화 '런' 스틸. 사진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앞선 언급한 바와 같이 ‘런’은 충분히 관객이 예측 가능한 플롯을 따라감에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누구나 아는 맛의 라면이라도 끓이는 사람에 따라 더욱 맛있는 라면이 나오듯,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런’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그가 전작 ‘서치’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조립해낼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것이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연출과 함께 영화의 매력은 상당부분 사라 폴슨의 존재감에 빚 졌다. 번들거리는 광기와 헤어나올 수 없는 집착을 발하는 공허한 그의 눈빛은 심심한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스크린을 압도했다. 마치 어떤 국물에 넣어도 맛있는 감칠맛을 내게 만드는 라면 스프와도 같다. 

점차 쌀쌀해지는 가을 날, ‘런’은 괜한 감상을 한 편의 스릴러 영화가 선사하는 짜릿함과 함께 날려버리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알맞은 완벽한 킬링 타임용 미스터리 스릴러 무비라 평할 수 있겠다. 

개봉: 11월 20일/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감독: 아니쉬 차간티/출연: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수입: ·배급: ㈜올스타엔터테인먼트/러닝타임: 90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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