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잔칫날’ 울기 위해 웃음 팔아야 하는 삶의 아이러니

2020-11-24 18:23 위성주 기자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작품상 수상
    냉혹한 삶의 무게와 아이러니가 빚어낸 울림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배우 하준과 소주연이 주연을 맡은 영화 ‘잔칫날’이 개봉을 앞뒀다. 신예 김경록 감독의 데뷔작으로, 영화는 고단한 삶의 무게와 아이러니와 함께 작은 희망을 노래해 남다른 인상을 남겼다. 

영화 '잔칫날' 포스터.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 포스터. 사진 트리플픽쳐스

각종 행사를 뛰며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를 보살피는 무명 MC 경만(하준). 힘든 나날에도 가족과 함께 웃음을 잃지 않던 그지만, 끝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눈물을 참지 못한다. 허나 슬픔도 잠시. 경만은 마음껏 울 겨를도 없이 장례비용조차 없는 절망적인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남몰래 장례비용을 마련하려 지방 잔치 행사를 찾는다. 

남편을 잃은 후 웃음을 잃은 어머니를 웃게 해달라는 일식(정인기)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잔칫집에서 최선을 다해 재롱을 피운 경만. 가장 울고 싶은 날, 가장 최선을 다해 환한 웃음을 지어야 했던 경만은 팔순 잔치에서 예기치 못한 소동에 휘말리며 발이 묶이게 된다. 한편 홀로 장례식장을 지키던 동생 경미(소주연)는 상주인 오빠의 부재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주변의 잔소리만 듣게 된다. 

영화 '잔칫날' 포스터.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 포스터.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감독 김록경)은 무명 MC 경만이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슬픈 날 아이러니하게도 잔칫집을 찾아 웃어야 하는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예 김록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지난 제24회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배우상(하준), 관객상, 배급지원상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평범하기 그지 없던 일상은 도미노와 같이 하나 둘 차례로 무너지기 시작하고,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파장은 경만과 경미의 마음에 무심히 상처를 낸다. 구슬피 울고 싶어도 우는 것조차 마음껏 할 수 없는 두 남매의 사정은 관객의 마음에도 파문을 인다.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되는 세상 속,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 냉혹한 삶의 무게와 편히 울기 위해 웃음을 팔아야 하는 기묘한 아이러니가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차분하다 못해 과도하게 지지부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야기 전개는 아쉽다.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 빚어내는 예리한 비수가 관객으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냈지만,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기만 한 전개는 공감과 아픔보단, 짜증을 자아냈다.  

개봉: 12월 2일/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감독: 김록경/출연: 하준, 소주연, 오치운, 이정은, 정인기/제작: 스토리텔러 픽처스/배급: ㈜트리플픽쳐스/러닝타임: 108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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