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잔칫날’ 하준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주는 영화”

2020-11-30 16:09 위성주 기자
    “재벌 외손자? 전혀 아냐…아르바이트 경험 많아”
    “’범죄도시 2’ 성장한 캐릭터 선보일 것, 촬영 완료”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범죄도시’(2017)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렸던 배우 하준이 다시금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신예 김록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 ‘잔칫날’로 돌아온 그는 깊은 감정연기를 탁월하게 소화해내며 영화의 매력을 한층 증폭시켰다. 

영화 '잔칫날' 배우 하준.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 배우 하준.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감독 김록경)은 무명 MC 경만이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슬픈 날 아이러니하게도 잔칫집을 찾아 웃어야 하는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준은 극 중 주인공이자 구슬피 울고 싶어도 돈이 없어 웃음을 파는 경만을 연기했다.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되는 세상 가운데, 울기 위해 웃음을 파는 경만의 모습은 서늘하고도 애달픈 감상을 남기며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경만의 헤픈 웃음 사이로 언뜻 비치는 진한 슬픔은, 차가운 세상에 상처입고, 무거운 삶의 무게에 짓눌렸던 이들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든다. 

그런 경만을 보고 있자면, 경만을 그려낸 배우 하준의 인생이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과연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저런 진한 아픔을 탁월하게 짚어내 유려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극 중 경만과 같이 어떤 특별한 사연을 겪었던 것은 아닐까. 

영화 '잔칫날' 스틸.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 스틸. 사진 트리플픽쳐스

이에 하준은 “연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며 겸손을 표하면서도 연기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과거와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다. 집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기도 힘들었고, 수많은 고민과 고통 속에서 밤거리를 걸은 적도 많다. 하지만 그런 것이 특별히 힘들었다기 보다, 현재 20대, 30대 청춘들이 당연하게 겪는 부분들을 나 또한 지나온 것 같다. 그런 힘든 시간에 계신 분들이 영화를 보면 답답하면서도 공감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나 스스로는 중학교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기억이 있어서 영화에 더 공감이 가기도 했다. 과거 내가 했던 여러 아르바이트 경험도 연기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경만을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배우로서 겪어야 하는 숙명 같은 것 같고, 아팠던 만큼 더 성장할 수 있던 것 같다.” 

영화 '잔칫날' 스틸.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 스틸. 사진 트리플픽쳐스

핸드폰 판매부터 시작해 향수 시향지 아르바이트, 연극 무대 진행,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 스태프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며 굴곡진 인생을 지나온 하준은 그만큼 다양하고 폭넓은 감정을 표현해낼 수 있는 탁월한 배우로 성장했다. 다사다난했던 그의 인생이 그를 보다 단단하게 담금질했던 것이다.  

허나 누구나 그렇듯 웃으며 과거를 추억하는 지금과 달리, 고난의 시간을 지나던 당시는 말 그대로 고통의 나날이었을 터. 하준은 그런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로 고민하지 않고 가족을 꼽았다. 가족이 있었기에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날에도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조깅을 많이 하는데, 뛰다 보면 지쳐서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때가 있다. 가족은 그럴 때 나를 다시 뛰게 만드는 존재다. 가족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한편으론 미안하다. 영화처럼 실제로도 나이 차가 있는 여동생이 있는데, 언제나 동생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도 자랑스러워해 주셔서 감사하고, 그래서 더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게 된다.” 

영화 '잔칫날' 배우 하준. 사진 트리플픽쳐스
영화 '잔칫날' 배우 하준. 사진 트리플픽쳐스

마지막으로 하준은 ‘잔칫날’을 추천하는 이유와 함께 현재는 촬영을 마친 ‘범죄도시 2’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하준은 마동석과 함께 ‘범죄도시 2’에 출연해 강력반 막내 강홍석을 연기했다. 

“‘범죄도시 2’에서 내 분량은 촬영을 마쳤다. 해외 분량은 코로나 19 여파로 진행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말을 듣긴 했다. ‘범죄도시’를 재미있게 감상하셨던 분들이라면, 으레 그렇듯 캐릭터가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만나실 수 있을 것 같다. 

‘잔칫날’은 내가 출연해서가 아니라, 영화를 보고 난 후면 가족을 돌이켜보게 되는 작품이다. 나처럼 서울에서 객지생활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영화를 보고 나면 가족에게 안부전화 하고 사랑한다고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한다.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린다.”

영화 '잔칫날'은 12월 2일 개봉 예정이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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