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퍼스트 러브’ 광기 폭주하는 도시의 기괴한 잔혹동화

2020-12-08 22:07 위성주 기자
    과거 미이케 다카시 감독 작품과 비교하면 담백
    말초신경 자극하는 B급 킬링 타임 무비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비정하고 잔혹한, 저열하지만 현실적인 B급 느와르 영화가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작 ‘퍼스트 러브’는 낭만적인 제목과 달리 광기가 폭주하는 비정한 도시의 하룻밤 소동극을 그리며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영화 '퍼스트 러브' 스틸. 사진 (주)도키엔터테인먼트 , 와이드 릴리즈(주)
영화 '퍼스트 러브' 스틸. 사진 (주)도키엔터테인먼트 , 와이드 릴리즈(주)

삶의 목적도 없이 권투에만 몰두하던 레오(쿠보타 마사타카)는 어느 날 갑자기 뇌종양 판정과 함께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애초부터 잃을 것이 없었지만, 이제는 살아갈 이유마저 사라진 레오. 그렇게 방황하던 그에게 뜬금없는 도움 요청이 들린다. 수상한 차림새의 한 남자가 도와달라고 소리치며 정신없이 도망가는 한 여자를 뒤쫓고 있던 것. 평소 남 일에 전혀 관심 없던 레오는 모든 짜증을 담아 남자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내지른다. 

영화 ‘퍼스트 러브’(감독 미이케 다카시)는 모두가 미쳐버린 어느 날 밤. 예기치 못한 사건에 뒤엉킨 잃을 것 없는 자들의 결코 멈출 수 없는 광기 어린 이야기를 담았다. ‘오디션’(1999), ‘착신아리’(2003), ‘임프린트’(2006) 등을 연출해 장르 영화의 대가로 불리기도 했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작으로, 과거 선보였던 무자비한 B급 잔혹 동화를 다시금 스크린에 수놓으며 관객의 말초 신경을 자극했다. 

영화 '퍼스트 러브' 스틸. 사진 (주)도키엔터테인먼트 , 와이드 릴리즈(주)
영화 '퍼스트 러브' 스틸. 사진 (주)도키엔터테인먼트 , 와이드 릴리즈(주)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전작을 즐겼던 관객이라면 충분히 반길만한 작품이다. 최근 원작 만화를 영화화하는 작업에 몰두했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과거와 같이 스타일리쉬하고 폭발적인 구성을 무기 삼아 광기 넘치는 이야기를 그리며 관객을 유혹한다.  

부패한 형사와 살인에 무감각한 야쿠자는 물론이고 마약에 찌든 창녀와 딸을 성폭행하는 아버지까지 영화의 주요 캐릭터는 이루 말할 것 없이 참담한 인생을 살아가며, 각자의 탐욕을 갈구하기 위해 거리낌 없이 타인을 짓밟는다. 

다분히 극적으로 담긴 이들의 모습에 영화는 얼핏 B급 감성을 전하며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탐욕에 휘말린 현대인의 자화상을 담은 듯한 각 캐릭터의 기괴한 얼굴들은 묘한 현실감을 부여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영화 '퍼스트 러브' 스틸. 사진 (주)도키엔터테인먼트 , 와이드 릴리즈(주)
영화 '퍼스트 러브' 스틸. 사진 (주)도키엔터테인먼트 , 와이드 릴리즈(주)

다만 감독의 전작을 모르거나, 즐기지 않았던 관객이라면 ‘퍼스트 러브’에 반감을 느낄 여지가 있겠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혹하게 묘사된 여러 장면들과 생리적 혐오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깨달을 수 있는 몇몇 설정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익숙한 이야기 플롯과 직관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와 달리 빈약한 개연성도 ‘퍼스트 러브’의 아쉬운 측면이다.  

요컨대 ‘퍼스트 러브’는 킬링 타임용으로 적합한 B급 잔혹 동화다. 다분히 가학적이고 파괴적인 이야기가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만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이고, 흥미롭지만 혐오스러운 캐릭터가 보는 이를 몰입시킨다. 지난 일본 영화가 야쿠자를 그리는 고루한 방식이 일부 엿보이기도 하나 어디까지나 가볍게 즐기는 성격의 영화인 만큼 크게 모난 구석이 없어 담백하다. 

개봉: 12월 17일/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감독: 미이케 다카시/출연: 쿠보타 마사타카, 오모리 나오, 소메타니 쇼타, 야지마 마이미/수입: ㈜도키엔터테인먼트, 와이드릴리즈㈜/배급: 와이드릴리즈㈜/러닝타임: 108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