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 담긴 작품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종교적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작품이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언플랜드’는 수년간의 신념을 바꾸고 낙태에 반대하는 단체에 몸담았던 애비 존슨의 실화를 바탕으로 기독교가 고수하는 낙태에 대한 견해를 스크린에 옮겼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삶의 위기가 찾아온 이들을 위해, 여러 도움을 주는 비영리 단체 ‘가족계획연맹’에서 일하게 된 애비 존슨(애슐리 브래처). 그는 자신의 직업이 여성의 삶을 돕는다는 자부심으로 단체를 찾아온 임산부들을 열성적으로 상담해준다. 갑작스레 닥친 임신에 혼란스러운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한편 낙태 역시 자신 있게 권하던 그는 최연소 소장으로 승진까지 하며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애비 존슨은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이 뒤바뀔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한다. 세포 단계에 불과해 고통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태아가 실제 수술실에서는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던 것이다. 주변의 반대와 수많은 시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업에 대해 옳다고 여기던 그였지만, 수술을 목격한 후 자신이 걸어왔던 모든 길이 죄스럽기만 하다. 이내 좌절을 걷어내고 생명을 수호하는 일에 힘쓰기로 결정한 애비 존슨은 ‘가족계획연맹’이 감춰왔던 실상을 폭로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노력을 시작한다.

다분히 편파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작품이다. 실제 낙태 경험이 있고, 낙태에 도움을 주는 가족계획연맹에서 직원으로 있었던 애비 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지만, 원치 않는 임신으로 망가질 개인의 삶에 대한 고찰은 깊이 있게 담기지 않아 실망스럽다. 예컨대 ‘언플랜드’는 애비 존스가 자신의 직업적 소명을 거부하고, 옳다고 여겼던 생각을 바꾼 것에 대해 “태아 역시 생명이다”라는 간단한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한다.
극 중 애비 존스가 낙태를 더 종용하라는 자신의 상사와 논쟁을 벌이며, “여성의 건강관리에 동의한 것이지 낙태를 종용하려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낙태에 대한 다양한 의견 피력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내 ‘가족계획연맹’을 돈밖에 모르는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모든 것을 단순하고, 간단하게, 허나 동시에 불쾌하게 만든다.
영화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는 도구일 수 있기에 가치판단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피력할 수 있지만, ‘언플랜드’와 같이 해당 의견에 동조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관객에게 거부감만을 남길 수 있다.
개봉: 12월 17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감독: 척 콘젤만, 캐리 솔로몬/출연: 애슐리 브래처, 브룩스 라이언, 로비사 스캇, 자레드 랏츠/수입: ㈜달빛공장/배급: (주)영화사 오원/러닝타임: 109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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