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 “시즌 2, 정해진 것 없지만 세계관 살리려 고민”

2020-12-21 15:24 위성주 기자
    “보통 크리쳐물과 달리 동화적인 이야기에 반했다”
    “캐릭터마다 스핀오프 그리고파”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김은숙 작가와 함께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선보이며 섬세하고 수려한 연출을 선보였던 이응복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최초의 크리쳐 장르 드라마라고 칭할 수 있는 ‘스위트홈’의 메가폰을 잡고, 피가 난무하는 황량한 세계를 그려낸 것. 얼핏 잔혹하기 그지없지만, 그로부터 오히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이 작품을 통해 이응복 감독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드라마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삶의 의욕을 잃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누적 조회수 12억 뷰 이상의 큰 호응을 얻었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이응복 감독은 “친한 친구의 추천을 받아 봤었다”며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기획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을 때부터 단숨에 빠져들었다. 보통의 크리쳐물과 다른 동화적인 이야기에 반했다. 재작년 12월 정도였는데, 웹툰을 드라마로 기획하고자 결심했던 당시는 아직 웹툰이 완결 나지 않아 연재 중인 상태였다. 주인공 현수(송강)를 보고 그가 많이 측은하고, 응원하고 싶었는데, 그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드라마로 살리고 싶어지더라. 

처음 드라마로 떠올렸던 이미지는 1화의 엔딩이다. 세상을 포기한 소년이 코피를 묻힌 채 창 밖을 망연자실하게 보는 바로 그 샷이었다. 이 친구를 응원하고 싶고, 괴물이 되는 것을 막았으면 하는 그 마음으로 끝까지 달릴 수 있던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행’이나 ‘킹덤’에 담긴 메시지와 ‘스위트홈’이 지향하는 바는 같을 수 있겠다. 괴물과의 사투 속에서 인간성을 되찾고, 다시금 연대하는 과정이 그렇다. 다만 좀비와 괴물의 차이, 괴물의 형태가 욕망에 따라 바뀐다는 것 등이 ‘스위트홈’만의 차별점이다.” 

드라마 '스위트홈' 스틸.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스틸. 사진 넷플릭스

이어 이응복 감독은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구현하며 달라진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원작 웹툰의 충실한 팬이었던 만큼 최대한 웹툰을 구현하고자 했으나, 드라마로 만들어내며 더하거나 뺄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는 것.  

“웹툰과 드라마가 매체적으로 다른 만큼 장르적인 접근 역시 달랐어야 했는데, 웹툰이 스크롤을 내리며 보는 재미가 있다면, 드라마는 4~50분 분량의 이미지로 긴장감 있는 서사를 끌고 가야 해서 고민한 부분이 많았다. 원작을 바꾸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기보단, 현수의 욕망을 어떻게 이미지로 구현하고, 이야기를 드라마로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했다. 러닝타임 등의 이유로 원작을 다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허나 이응복 감독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스위트홈’은 공개와 동시 시청자들을 물론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크리쳐 장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작품인 이유다. 국내 드라마가 분장과 VFX등의 측면에서 어딘지 어설프고, 조악하다는 비판을 줄곧 받았던 만큼, ‘스위트홈’의 괴물 등이 성공적으로 실사화됐는지 여부가 큰 관심사였던 것이다.  

드라마 '스위트홈' 스틸.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스틸.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괴물을 실사화한다는 것이 나도 처음이지만 한국 드라마에서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신경 쓰이고, 어려웠다. 할리우드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외국 것을 그대로 들여오긴 싫었고, 한국적인 것을 만들고 싶기도 했다. 예를 들어 근육괴물의 경우 자신을 과장하고, 과시하려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괴물을 표정과 행동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매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작업했다. 피부, 머리털, 이물질, 사소한 부분까지 매순간 도전이었다. 

해외 인력의 도움을 받은 이유는 국내 업체가 한계가 있었다기보다, 개발 비용을 고려했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숙련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도입하고자 했던 것이 컸다. 국내에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했고, 때문에 할리우드 스태프를 통해 부분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차원 역시 기대했다. 해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연근, 거미, 근육 괴물을 진행해 줬고, 우리와 많은 디자인적 교류를 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었고, 크고 작은 실패가 있었지만, 어쨌든 다른 분들이 크리쳐 장르에 다시 도전한다면, 그런 시행착오를 말해줄 수 있겠다.”  

드라마 '스위트홈' 촬영 현장. 이응복 감독.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촬영 현장. 이응복 감독. 사진 넷플릭스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스위트홈’은 공개와 동시에 시청자와 평단 모두를 만족시키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국을 포함해 8개국에선 넷플릭스 시청률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총 42개국에서 TOP 10안에 들었다. 지난 18일에 공개된 이후 단 3일 만의 성과다. 시즌 1부터 이처럼 열성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으니 시즌 2의 제작은 순조로울 터. 열린 결말로 시즌 1을 끝맺음했던 만큼, ‘스위트홈’ 시즌 2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확정된 바는 전혀 없다. 다만 주변 모든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흥밋거리고, 뒷이야기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상징적으로 인간 대 괴물의 싸움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싸움으로 귀착되긴 하나, 전형적인 크리쳐물을 기대하는 분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드리기 위해 어떻게 하면 세계관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서이경(이시영)과 상욱(이진욱) 캐릭터를 미스터리하게 점프한 것에 대해 시즌 2를 노린 포석이 아니냐는 말씀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러닝타임 등의 한계로 상징적인 시퀀스로 전환된 부분이 있다. 이런 백그라운드에 대해 드라마로 다 담긴 힘들 것 같다. 각 인물의 스핀오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미드 ‘로스트’가 그런 방식으로 카타르시스를 줬던 기억이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스핀오프 형식으로 이야기를 더 풀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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