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넷플릭스 ‘차인표’ 우당탕 이미지 극복 대소동

2021-01-04 15:14 위성주 기자
    차인표의, 차인표를 위한, 차인표에 의한
    장르는 C급 메시지는 A급?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지난 1일 넷플릭스가 영화 ‘차인표’를 공개했다. 배우 차인표가 직접 자기 자신을 연기한 영화로, 왕년의 청춘 스타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는 실제와 가상을 오가는 신선한 기획 위에, 90년대를 풍미했던 대스타 차인표의 이미지, 대중에게 잊혀가는 현실 등이 어우러지며 보는 이의 흥미를 돋웠다.

영화 '차인표'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19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혜성처럼 등장한 청춘스타 차인표. 잘생긴 재벌 2세 캐릭터의 정석을 선보이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인기는 세월이 지나며 자연스레 사그라들었다. 차인표의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하던 대중은 이제는 그가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그에게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인표는 오늘도 자신의 ‘젠틀하고, 반듯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열심이다. 매일 같이 닭가슴살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자신을 알아보는 등산객들에게 친절하게 미소를 띠우며 사진을 찍어준다. 극성맞은 팬들을 위해 과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손가락 흔들기도 열심히 재현해준다.

그렇게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이미지에 집착하며 여전히 자신이 대스타인 줄 착각하고 있던 차인표에게 인생을 뒤흔들만한 대사건이 벌어진다. 등산 중 넘어져 묻은 진흙을 씻어내기 위해 몰래 들어갔던 여고 체육관이 한순간에 붕괴된 것. 천만다행으로 다친 곳은 없지만 왜 여고 체육관에서 발가벗은 채 있었는지 설명할 길이 없던 그는 구조요청조차 않고 아무도 모르게 탈출을 해야 한다며 매니저 아람(조달환)만을 닦달한다.

영화 '차인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언뜻 풍기는 B급 정서가 괜스레 꺼려지다가도 실제와 가상을 오가는 흥미로운 설정과 이미지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차인표의 고뇌가 흥미를 돋운다. 대중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팬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진흙 바닥을 구르기도 하지만,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는 차인표. 그의 젠틀하고 여유 있는 미소 뒤에는 자신의 이미지를 지켜야 한다는 집착과 ‘과거의 영광’에 매몰돼 현실을 외면하려는 불안이 짙게 깔려있다.

실제 배우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와 극 중 차인표가 집착하는 이미지를 깨뜨린다는 설정이 영화의 주된 소재인 만큼, 한없이 망가지는 차인표의 모습 또한 웃음을 자아낸다. 과거의 차인표를 기억하고, 또다시 만나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반듯한 이미지를 완전히 깨뜨리는 차인표의 과감한 도전이 충분히 반가울 수도 있겠다.

허나 신선한 기획과 달리 영화의 웃음 포인트는 특별히 인상 깊지 않아 아쉽다. ‘극한직업’의 제작사 어바웃필름이 기획했다는 소식에 웃음보가 크게 터질 것을 기대했으나, 여러 웃음 포인트들이 있었음에도 ‘피식’에 그친다. 이는 차인표의 캐릭터성 만으로 106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비단 차인표뿐만 아니라, 누구든 마찬가지였을 터다. 누군가의 이미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면, 중간중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또 다른 사건들이 펼쳐져야 했다.

영화 '차인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 스틸. 사진 넷플릭스

이런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차인표’는 신선한 기획과 나름의 깊이 있는 메시지가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차인표의 전성기를 모르는 이들이 마주한다면 큰 감흥이 남진 않을 수 있겠지만, 그를 차치하고서라도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보다 나아가기 위해선 현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퍽 와닿는다.

공개: 1월 1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감독: 김동규/출연: 차인표, 조달환, 조상구/제작: 어바웃필름/배급: 넷플릭스/러닝타임: 106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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