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제서’ 폭발하는 광기와 뒤틀린 해방감의 마력

2021-01-27 12:38 위성주 기자
    낯설고 독특한 매력 발하는 신상 스릴러
    이미지 향한 집착과 아쉬운 한계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포제서’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기는 작품으로,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던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볼거리가 되겠다.

영화 '포제서'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영화 '포제서'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타인의 몸을 훔쳐 암살 도구로 사용하는 조직 포제서. 특수한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를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지는 이들은, 증거인멸도, 탈출구도 필요 없어 고위층을 위한 암살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 포제서의 엘리트 요원은 오늘도 타인(호스트)의 의식에 침투해 작전을 수행한다. 허나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믿고 있던 그때, 요원의 내면에서는 있어선 안될 일들이 벌어진다.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동화되기 시작한 것. 서둘러 목표를 제거하고 호스트에 몸을 빠져나가려던 요원이지만, 호스트의 생존본능이 그의 탈출을 막는다.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을 도용, 의식에 침누태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 포제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크래쉬’, ‘엑시스텐즈’ 등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아버지와 같이 독특하고 강렬한 비주얼을 무기로 이야기를 꾸려간다.

영화 '포제서'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영화 '포제서'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이 영화 전반에 걸쳐 이미지에 힘을 준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포제서’는 암살 요원과 호스트의 광기와 타락, 인격의 충돌과 동화 등을 조명하며 여러 사건을 엮는데, 영화는 요원과 호스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일일이 설명하는 일이 없다. 대신 기괴하게 변형되는 이미지와 강렬한 색감 등을 통해 개인 내면의 혼란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그만큼 영화에 담긴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이다. 영혼이 마모된 듯한 표정과 눈빛을 띠고 있는 요원의 모습부터 호스트에 의식을 동화시키는 과정, 요원과 호스트가 충돌하는 순간 등이 녹아 내리는 듯한 이미지로 표현돼 섬뜩한 감상마저 자아낸다. 스릴러라기보다 슬래셔 무비라 칭하는 것이 어울릴 만큼, 암살을 수행하는 모습 역시 더없이 잔인하다.

허나 아버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기괴한 비주얼을 통해 사회적 담론과 철학적 물음을 이끌어냈던 반면 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은 이미지를 통해 사유를 전달하기엔 내공이 부족했던 듯 하다. 이미지를 강렬하게 구현하는데 집중했던 이유일지, 이야기는 개인의 심리 변화에 집중돼 있고, 지평을 넓히지 못한 채 마무리 된다. 결국 미장센은 화려하나 한 암살자의 타락과 광기, 폭주라는 틀에 국한된 이야기다.

영화 '포제서'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영화 '포제서'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제서’가 상당한 매력을 지닌 작품임은 부정할 수 없다. 타인의 의식에 잠입해 암살을 수행한다는 신선한 설정부터 제이퍼 제이슨 리와 숀 빈을 위시한 배우들의 명 연기는 물론 앞선 언급한 바 있는 강렬한 이미지 등이 보는 이의 눈가를 즐겁게 만든다. 요컨대 ‘보는 맛’이 있는 영화다. 폭주하는 광기를 뒤따라가다 보면 묘하게 뒤틀린 고양감과 해방감마저 자아낸다.

개봉: 2월 3일/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감독: 브랜든 크로넨버그/출연: 제니퍼 제이슨 리, 숀 빈, 튜펜스 미들턴, 크리스토퍼 애봇, 카니에티오 혼/수입: 조이앤시네마/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러닝타임: 103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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