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해전야’ 힐링이라기엔 너무 오글거린 당신

2021-02-02 10:51 위성주 기자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 꿈꿨지만
    코로나 블루 날리는 훈훈한 영상미는 눈길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새해에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새해전야’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연말 개봉을 예고했으나 코로나 19 여파로 설날 연휴 전에야 개봉하게 된 ‘새해전야’. 네 커플의 귀엽고 훈훈한 사랑과 이별, 아픔과 성장을 담은 이 작품이 코로나 블루로 음울한 관객들의 마음을 핑크 빛으로 물들일 수 있을까.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온 몸에 멍을 달고 살 정도로 워커홀릭인 형사 지호(김강우). 그는 범인을 잡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던 중 생긴 불상사로 강력반에서 좌천돼 신변보호 업무를 떠맡게 된다. 그가 보호할 대상은 이혼 소송 중 신변보호를 요청한 완벽주의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 몇 일 동안 불평만 내뱉던 지호는 조금씩 효영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아르헨티나의 와인 배달원 재헌(유연석)은 어느 날 호텔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한국인 진아(이연희)를 발견한다. 한국에서 열성적으로 일했지만, 번아웃 후 한국의 모든 것이 싫었던 재헌은 차갑게 그를 외면하지만, 다음날에도 여전히 발발 동동 구르다 급기야 눈물까지 흘리는 진아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넨다.

대륙의 신부 야오린(천두링)과 국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용찬(이동휘)은 오늘도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누구보다 행복한 연말을 보내고 있던 그였지만,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이 사기를 쳐 결혼 자금을 탈탈 털린 것이다. 결혼을 앞두고 한국지사로 발령받아 온 야오린은 용찬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남동생의 결혼에 심란한 예비 시누이 용미는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질까 안절부절 못한다.

패럴림픽 스노우보드 국가대표 선수 래환(유태오)은 늘 세상의 편견에 함께 맞서준 오랜 연인 오월(최수영)에게 미안하다. 오월에게 항상 받기만 하고, 해준 것도 없다고 여긴 이유다. 사랑 앞에 어떤 장애도 없다고 믿는 씩씩한 오월은 되려 래환의 미안함이 신경 쓰이고. 래환은 진정으로 오월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담았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결혼전야’(2013) 등을 연출한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새해 전 일주일의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네 커플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 데 묶었다.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를 시도했다는 인상이 짙게 남는다. 크리스마스 시즌 사랑의 여러 방식을 그리며 따뜻하고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러브 액츄얼리’와 같이 ‘새해전야’는 네 커플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 데 모아 차가운 현실에 지친 관객을 향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려 노력한다.

이혼 후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려는 커플, 국제결혼을 앞두고 문화 차이로 갈등이 이는 커플, 비정한 현실에 데여 모든 것이 두려워진 청춘,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들만의 사랑을 지켜가는 커플이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은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꾸려가며 보는 이의 훈훈한 미소를 자아낸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허나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는 결국 시도에 그치고 말았다. 사랑 가득한 네 커플의 모습이 귀엽고 소소하게 담기긴 했으나, 특별한 위기도, 갈등도 없이 무난하게만 흘러가는 이야기는 공감이 아닌 지루함만을 유발한다. 이혼 후 다시 사랑하는 커플은 진부하고, 아르헨티나에서 내일을 고민하는 청춘 커플은 지나치게 오글거리며, 패럴림픽 선수와 원예사 커플은 결국 편견에 맞서는 것이 아닌 자신들만의 사랑 싸움을 보여준다.

특히 네 커플의 이야기에 크게 공감이 가지 않은 것은 그들의 대사가 과하게 ‘오글거림’을 유발한 이유다. 지나치게 느끼하고, 촌스러우며, 시대착오적이다. 예컨대 청춘의 아픔과 성장을 그리고자 했던 아르헨티나 커플은 여행지에서의 설렘과 자유로움이 엿보이긴 하나 실제 청춘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조금도 현실적이지 않다. 마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뒤늦게 스크린에 재현한 양상이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요컨대 담아내고자 하는 사랑의 모습은 많았으나, 작은 그릇에 과한 양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통에 깊이 없이 넘쳐버린 듯 하다. 말랑말랑하고 오묘하게 부드러운 연말 특유의 분위기와 스크린에 담긴 시원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는 눈길을 끌었지만, 어디까지나 영화의 흐름을 환기하고 코로나 블루로 우울한 관객에게 잠시 시원한 감상을 남기는 것에 그친다.

개봉: 2월 10일/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감독: 홍지영/출연: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제작: 수필름/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러닝타임: 114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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