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종합] ‘당신의 사월’ 유가족 “우리 비추는 카메라, 사고 아닌 사건으로 담아주길”

2021-03-23 13:24 위성주 기자
    “우리 모두가 이 일의 당사자임을 알 수 있도록”
    “모두가 아픔을 공유할 때 위안과 힘을 얻는다”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그날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의 사월’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영화 '당신의 사월' 언론시사회 현장. 사진 맥스무비
영화 '당신의 사월' 언론시사회 현장. 사진 맥스무비

23일 오전 영화 ‘당신의 사월’(감독 주현숙)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주현숙 감독과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주연으로 출연한 유가족 문종택, 시민 박철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당신의 사월’은 2014년 4월 16일의 이야기를 여전히 간직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마음 속 어딘가 자리하고 있는 희망을 그린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섹션에서 첫 공개된 이후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0회 인디다큐페스티발 등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평단의 이목을 끌었다.

주현숙 감독은 “이제는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가 지겹다는 말도 들린다”며 “이것이 과연 일부 사람들만이 싸울 일인지 의문이 든다. 그날의 참사 현장을 우리 모두가 봤는데, 이 아픔을 말하고, 공유하다 보면 당사자가 되는 것 아닌가. 모두가 아프다는 말을 하면 좋겠다는 야욕이 있다. 그러는 순간, 모두가 위안을 받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더라”고 영화를 기획한 계기를 밝혔다.

영화 '당신의 사월' 포스터. 사진 시네마달
영화 '당신의 사월' 포스터. 사진 시네마달

이어 주현숙 감독은 “슬픔은 외면하고, 벗어난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이 영화가 우리 모두가 이 사건의 당사자임을 알게 되는 시작이었으면 한다”며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고통을 일상에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마주보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4월이 오면 다시 슬퍼지지만, 그 슬픔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일상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차분하게 생각하는 과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도 “세월호 이야기가 지겹다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런 분들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힘들어서 세월호 영화를 보지 못하겠다’고 하신다”며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또 하나의 세월호 영화가 아닌, 세월호 참사로 마음 아팠던 우리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다뤄준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이웃의, 여러분들의 마음을 이야기해준 첫 영화다. 유가족이 주인공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치유를 받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영화 '당신의 사월' 스틸. 사진 시네마달
영화 '당신의 사월' 스틸. 사진 시네마달

이어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7년동안 일관되게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정부를 향해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항상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되돌아오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무슨 결론을 원하냐는 것이다. 우리는 원하는 결론이 없다. 조사든, 수사든, 한치의 의혹과 의심 없이 철저히 제대로 수사했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 현 정부가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이뤄내는 정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번에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떠넘긴다면,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세월호의 고통과 아픔, 진실을 해결해야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에 출연한 유가족 문종택씨 역시 “우리를 비추고 있는 이 카메라가 세월호를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잘 비춰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있는 것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국이다. 보다 명확하게 모든 것들이 밝혀질 때까지 카메라를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이면서도 직접 카메라를 들고 모든 사건의 현장을 방문하며 당시와 현재를 기록 중이다.

영화 '당신의 사월' 스틸. 사진 시네마달
영화 '당신의 사월' 스틸. 사진 시네마달

마지막으로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언제나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는 분들이 우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며 “우리 곁에 있던 시민 분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작품이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은 당신이 주인공인 영화라고 이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 곁에 있어주신, 함께 아파하고 공감했던 수많은 시민들, 그분들의 속마음을 처음 들려주는 영화라 의미가 깊다”고 영화가 전하는 깊은 감동에 공감을 표했다.

영화 ‘당신의 사월’은 오는 1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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