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종합] ‘학교 가는 길’ 김정인 감독 “더불어 배울 수 있는 교육 내실화 중요해”

2021-04-29 16:47 위성주 기자
    조부용 어머니 “아는 만큼 보인다. 결국 서로 사랑할 수 있길”
    세상을 바꾸는 어머니들의 위대한 여정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서울 시내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낸 장애인부모연대 학부모들의 순간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영화 '학교 가는 길' 언론시사회 현장. 사진 맥스무비
영화 '학교 가는 길' 언론시사회 현장. 사진 맥스무비

29일 오후 영화 ‘학교 가는 길’(감독 김정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정인 감독과 이은자, 정난모, 조부용, 장민희, 김남연 학부모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 가는 길’은 강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의 개교를 위해 무릎까지 꿇는 강단과 용기로 17년째 멈춰 있던 서울 시내 신규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낸 용감한 어머니들의 여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이날 김정인 감독은 “나 역시 장애 아동 교육에 남다른 감수성이 있던 사람은 아니었다”며 영화를 기획한 계기를 밝혔다.

김정인 감독은 “마로라는 딸이 있다. 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시작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이 가더라”라며 “아직도 학교를 보내기에 어려운 현실에 처하신 분들이 있다는 것이 초현실적이었고, 온갖 비난과 야유가 오가는 토론회를 보니 꼭 어머님들을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사진 영화사 진진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사진 영화사 진진

이은자 어머니는 영화의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서진학교 건립을 반대했던 이들을 향해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해주시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같은 부모의 입장으로 영화를 보셨으면 한다. 우리는 그분들을 미워한다거나 계속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사는 방법이 조금 달라도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김남연 어머니는 주변의 차별 어린 시선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인권활동가로서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아이들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폐성 장애 아이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바뀌지 않는다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살아가려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몸으로 부딪혀서 바꾸는 수밖에 없었고, 바뀜만큼 아이가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유다”라고 말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사진 영화사 진진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사진 영화사 진진

이은자 어머니와 조부용 어머니는 차별 어린 시선을 극복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도 차분히 답했다. 먼저 이은자 어머니는 “비 장애 가족들에게 아이들을 보여줄 기회가 없어서 사람들이 낯설어 하는 것 같다”며 “우리 동네 큰 마트에 일주일에 한번은 꼭 가는데, 사달라는 것을 안 사주면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몇 년을 그렇게 가니 더 이상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더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것이다. 우리 장애아동 부모님들이 주변에 그런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부용 어머니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볼수록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며 “싫어하는 이유는 결국 낯설고, 잘 모르고, 두려워서 인 것 같다. 막연히 갖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은 결국 자꾸 만나면서 이해하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사진 영화사 진진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사진 영화사 진진

한편 장민희 어머니는 코로나 19 여파로 전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많이 못 갔다.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고 이지만, 사실 발달장애 아이들은 15분을 집중해서 앉아있기도 힘들다. 사실상 교육이 불가능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가 힘들지만, 장애인 가족은 특히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없어지고 정상화됐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정인 감독은 “나는 장애인인권 운동을 하시는 부모님들을 신성시 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존경심을 갖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분들은 자기 자녀들을 학교 보내기 위해 앞장서셨던 것이 아니다. 본인이 겪었던 어려움들을 후배 어머니들, 어린 장애 아동들이 겪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주춧돌을 놓으셨던 것이다”라며 “환경과 상황이 어찌됐던 누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유독 장애 학생들에게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사실이 안타깝다. 보다 많은 특수 교육시설이 필요하고, 일반학교와의 통합 학급을 통해 더불어 배울 수 있는 교육의 내실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은 5월 5일 어린이날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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