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인터뷰 ②] 스탠리 투치X콜린 퍼스X해리 맥퀸 감독의 아름다운 협업 ‘슈퍼노바’

2021-05-12 15:33 위성주 기자
    “사랑은 사랑일 뿐, 누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
    해리 맥퀸 감독이 마주한 마법 같은 순간들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해리 맥퀸 감독의 진정 어린 마음과 함께 영화는 스탠리 투치, 콜린 퍼스라는 명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에 상당 부분 빚을 졌다. 클로즈업이 많고, 인물의 변화하는 내면에 집중해 꾸려가는 이야기인 만큼 배우들의 섬세하고 깊은 내공이 엿보이는 연기가 필요했다.

※ 본 기사에는 ‘슈퍼노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스탠리 투치의 연기가 정말 놀랍다. 물론 베테랑 배우임은 알고 있었지만, 사실 가벼운 이미지로 소비되는 배우기도 했다. 그와 함께하는 경험은 어땠나.

= 그는 정말 다재다능한 배우다. 유쾌한 사람인 만큼, 감동을 주는 사람이다. 터스커라는 역할을 그런 그의 두 요소를 모두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아주 훌륭히 연기해줬다. 캐릭터를 준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촬영 시 많은 도움이 됐다. 스탠리는 캐릭터가 가진 뉘앙스와 그가 겪는 질병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자료 조사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영화에서 그려지는 심오한 감정선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그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실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인 콜린 퍼스에게도 큰 힘이 됐다. 두 배우 사이에는 두터운 신뢰와 믿음이 있었고, 촬영 내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나와도 역시나 두터운 신뢰가 바탕 된 상태로 작업에 임했다. 정말 아름다운 공동 작업이었다.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분명 동성 커플의 이야기이긴 하나, 겉으로 드러나는 영화의 주제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 두 남성을 커플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부연해달라.

= ‘슈퍼노바’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사랑, 상실, 신뢰, 연민, 용기, 배신. 이 중 그 어떤 주제도 장르나 성적 성향에 따라 배제되지 않는다. 모든 개인을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고,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우리 영화 속 메시지가 퀴어라는 이유로 퇴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부로 남성 커플을 담은 영화로 제작했다. 가끔은 가장 강력한 움직임은 가장 단순한 것을 통해 나타난다. 동성애를 그린 이 영화 역시 조용한 혁명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사소한 궁금증이지만, 극 중 터스커는 와병중인 상황에서도 옷을 매우 멋있게 차려 입더라. 스탠리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출연한 덕분인가 싶었다. 영화의 미술, 의상 등에도 직접 관여를 했나.

= 그렇다. 사실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다. 모든 요소에 관여하려 노력했고, 전문가와 함께 하나의 캐릭터와 삶을 창조하는 경험은 정말 놀라웠다. 터스커(스탠리 투치)는 이러한 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감사해야 할 사람이다(웃음).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영화 곳곳에 자연 경관을 담은 장면이 담겼다. 대단히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영원성이 느껴져 빠르게 사라져가는 터스커의 생명력과 대비돼 잔인하기도 했다. 해당 장면들의 의미는 무엇인가.

= ‘슈퍼노바’에서 자연 풍광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가 흘러가면서 이야기가 고조되는 포인트마다 이를 강조한다. 광활한 대자연 한 가운데 조그마한 밴을 위치시켜, 시각적으로는 흥미를, 감정적으로는 마음을 사로잡는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딕 포프 촬영 감독과 촬영은 마치 꿈 같은 시간이었다. 절망적일 정도로 경외감에 차오를 수 있는 자연 경관을 찾고 싶었다. 죽음을 맞이하는 터스커는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경관에 둘러싸인 여행을 하지만, 정작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아이러니를 담고 싶었다. 영화 속 호수는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장소였다.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주인공들의 직업을 작가(터스커)와 피아니스트(샘)로 설정한 이유도 궁금하다.

= 터스커가 앓는 치매는 눈에 보이는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과 복잡한 활동을 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희귀병이다. 빠르게 읽고 쓰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병이다. 작가라는 설정은 터스커가 치매를 통해 겪을 비극이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터스커의 병인 후두피질 위축증을 겪는 환자는 자아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생계 위협을 먼저 마주한다.

샘의 경우 항상 섬세한 손길로 연인을 어루만지며 사랑을 나눈다. 때문에 섬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직업을 설정하려 했다. 평소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고, 각본을 쓰며 자연스럽게 샘을 피아니스트로 설정하게 됐다. 샘이 터스커의 몸을 피아노 삼아 연주하던 장면은 여기에서 떠올랐고,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콜린 퍼스의 피아노 라이브는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슈퍼노바' 스틸. 사진 찬란

방금 언급해준 피아노 라이브 장면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만큼이나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 키트 핸슨 음악 감독과 작업은 마법 같았다. 그의 첫 번째 영화 OST 작업이었지만,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걸작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대담한 음악이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피아노 연주 장면은 라이브로 담고 싶었다.

콜린은 실제로 이 장면을 위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해당 장면을 위해 염두 했던 여러 음악 중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마지막 감정선과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콜린이 실제로 연주할 수 있을만한 곡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콜린은 그 장면만을 위해서 밤낮으로 피아노를 연습했고, 촬영 마지막 날 100명의 관중 앞에서 라이브로 피아노 연주를 성공리에 마쳤다.

영화 '슈퍼노바' 포스터. 사진 찬란
영화 '슈퍼노바' 포스터. 사진 찬란

한국 사회는 여전히 동성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보수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슈퍼노바’가 그런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는가.

= 영화 속 동성 커플의 관계와 존재 자체가 비슷한 상황을 겪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란다. 필요한 이들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라기도 한다. 세상이 이들을 수용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사랑은 사랑일 뿐, 누가 하는 사랑이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영화 ‘슈퍼노바’는 12일 국내 극장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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