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디즈니·픽사 ‘루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아이의 눈으로 세상 바라볼 수 있길”

2021-05-21 10:38 위성주 기자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미야자키 하야오에 영감 받아”
    “박찬욱, 봉준호 감독 영화에 큰 애정 있어”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루카’의 연출을 맡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루카’의 제작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밝혔다.

애니메이션 '루카' 기자간담회 현장.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루카' 기자간담회 현장.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1일 오전 9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루카’(감독 엔리코 카사로사)의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애니메이션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를 통해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올라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린 시절 동경했던 낭만 가득한 이탈리아 영화를 비롯해, 평소 존경해오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서정적인 세계관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이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받은 영감을 밝혔다.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특히 ‘미래 소년 코난’을 즐겨봤다. 두 친구가 나오는데, 우리 영화에서도 이를 오마주하고 있다. 모험을 떠나고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이 우리 영화에도 녹여져 있다.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에서 가장 좋아했던 점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아이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것을 바라보아도 경이에 차 있다.

아이가 빼꼼히 숨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이 좋더라. 그런 것을 표현하기에는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가는 바다괴물이라는 캐릭터가 알맞을 것 같았다. 루카의 눈을 통해서 우리도 함께 다시 한번 경이에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랐다.”

이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에서 받은 영감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50~60년대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 네오 리얼리즘 영화들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며 “특히 페데리코 펠리니의 상상력과 꿈 모티브, 몽환적인 분위기로부터 포착할 수 있는 오묘한 순가을 우리 영화에 담으려 노력했다. ‘이탈리아식 이혼’(피에트로 제레미, 1961)이라는 코미디 영화가 있는데, 이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 이런 이유로 50년대로 시간적인 배경을 설정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루카’는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기기도 한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했던 여름을 추억하며 ‘루카’의 이야기를 꾸렸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우리 픽사 영화는 항상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내곤 하는데, 이를 위해서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라며 영화에 담긴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설명했다.

“나는 제노바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12살에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났다. 나는 내향적인 아이였던 반면, 그 친구는 아주 외향적이고 장난꾸러기였다. 그 덕분에 나는 안주하던 삶을 깰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성장하고 자아를 찾는데 우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 친구와 함께 하며 느꼈다. 너무나 나와 다르기에 되레 나 자신을 알게 해 준 친구다.

그 친구의 이름은 알베르토인데, 실제 영화에서 루카가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이끌어주는 친구의 이름도 알베르토다. 실명을 그대로 썼다. 알베르토와 지내며 나는 법을 깨고 나아가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마음껏 하곤 했다. 위험을 감수하는 법을 배웠고, 용기를 내는 법을 배웠다. 덕분에 미국까지 와서 도전도 하고 실험도 해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어른이라면 영화를 보고 옛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할 마음이 들었으면 하고, 어린이가 영화를 봤다면 지금 옆의 친구와 더 잘 지낼 수 있으면 한다.”

애니메이션 '루카' 제작 비하인드 컷. 초기 일러스트 및 렌더링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루카' 제작 비하인드 컷. 초기 일러스트 및 렌더링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에 담긴 이야기와 함께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루카’만의 독특한 감성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일러스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영화의 2D 요소를 렌더링 과정을 통해 3D세계로 가져와 색감과 질감을 풍부하게 살려, 동화책을 보는 듯 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우리가 실제 회화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이들의 장난기와 유쾌함에도 따사로운 색감과 터치가 담기길 바랐다. 내 단편 ‘라 루나’를 보시면 동화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걸 더 강화하고 싶더라.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앞서 말했는데, 모든 것이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으로, 아주 풍부하게 표현됐으면 했다.

사실 애니메이션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하다 보면, 아주 사실적으로 세세하게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사실적으로 그리기를 바랐던 것이 아니라, 표현이 풍성하게 나오길 바랐다. 단순화 시켰고, 스타일을 가미했다. 그러면서도 세계에 기꺼이 몰입하고 회화적인 세상에 들어간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비유하자면 소설보다는 시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한편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영화 속 바다 괴물의 모티브와 창작 과정의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루카’인 만큼 바다 괴물이라는 설정 역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내면이 담겼다.

“바다괴물이지만 아이다. 나 역시 그처럼 다른 아이들과 섞이지 못했고,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했다. 알베르토와는 친했지만 사실 우리 둘 다 아웃사이더였다.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괴물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겪는 경험과 감정을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바다 괴물의 겉모습 디자인에 있어서는 고대 지도에 나오는 일러스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지도에는 배를 침몰시키는 괴물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졌는데, 특히 꼬리부분이나 등 지느러미를 그것에서 따왔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사람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자연에서 많은 부분을 착안했다. 문어가 위장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색뿐만 아니라 텍스쳐도 주변에 맞춘다. 그런 것에서 착안해 루카가 사람으로 변신하는 장면을 묘사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지막으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과 함께 ‘루카’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예비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 영화의 큰 팬”이라며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다 봤고 큰 애정이 있다”고 한국을 향해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로 얼마 전 작업을 마쳤다. 지난 4년 동안 노력을 많이 했다. 드디어 선보일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캘리포니아는 지금 초여름이다. 한국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데, ‘루카’ 역시 여름에 대한 이야기라 여름을 만끽하기에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 ‘루카’를 만들었다. 힘들고 어두운 시간을 지났지만, 그럼에도 ‘루카’는 우리 제작진에게 빛이 되곤 했다. 이 빛을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다는 즐거움과 기대가 있다. 우리가 느꼈던 만큼의 즐거움을 여러분 역시 즐기실 수 있길 바란다. 절벽에서 푸르디푸른 바닷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루카’는 오는 6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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