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 더 하이츠’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나도 라티노

2021-06-16 10:50 위성주 기자
    그들의 이야기기에 더욱 돌아보게 되는
    꿈과 열정, 낭만과 사랑이 가득한 워싱턴 하이츠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뮤지컬 영화 ‘인 더 하이츠’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미국 뉴욕 워싱턴 하이츠에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계 이민자(이하 라티노, Latino)들의 애환을 열정 넘치는 노래와 춤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뮤지컬에서는 만날 수 없던 영화 ‘인 더 하이츠’만의 매력이 보는 이를 매료시키며 박수를 불렀다.

​영화 '인 더 하이츠' 포스터.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 더 하이츠' 포스터.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뉴욕 워싱턴 하이츠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건실한 청년으로 불리는 우스나비(안소니 라모스). 그에겐 미국을 떠나 고향 도미니카의 해변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상점을 다시 열고 싶다는 꿈이 있다. 그런 그와 같이 하이츠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우스나비의 가게에서 복권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모두를 꿈에 부풀게 한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바네사와 스탠포드에 진학했지만 모두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니나(레슬리 그레이스), 니나의 학비 마련을 위해 회사를 팔려고 하는 니나의 아버지까지. 사라지고 있는 라티노 마을, 워싱턴 하이츠의 사람들은 과연 각자의 꿈을 펼치며 마을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영화 ‘인 더 하이츠’(감독 존 추)는 뉴욕 워싱턴 하이츠에서 꿈과 사랑을 쫓는 라티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토니상 최고 뮤지컬상과 오리지널 스코어상, 안무상, 오케스트레이션상, 그래미 최고 뮤지컬 공연 앨범상 등을 휩쓴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에는 힙합, 살사, 메링게, 바차타, 뮤지컬,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팝 댄스, 재즈 댄스는 물론 현대 발레부터 아프리카 댄스까지 화려한 안무가 조화를 이루며 환상적인 시간을 선사한다.

영화 '인 더 하이츠'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 더 하이츠'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을 울리는 뮤지컬 영화가 찾아온 듯 하다. 라틴아메리카의 열정 넘치는 음악과 화려한 춤사위로 빚어낸 한 이민자 사회의 이야기가, 그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지구 반대편의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절대적 빈곤을 피해 기회의 땅으로 이민간 라티노들이 겪는 삶의 애환이, 아직까지도 다양한 인종과 언어, 문화가 낯선 한국 사회의 누군가에게 남다른 인상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화려한 춤사위와 열정 넘치는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당연하다. ‘스텝 업’부터 ‘지. 아이. 조’, ‘나우 유 씨 미 2’,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 마법과 같은 시각효과와 대단위 무대, 시야를 가득 채우는 화려함으로 장기를 발휘했던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원작 뮤지컬에서도 느낄 수 없던 환상적인 무대가 보는 이의 마음을 힘차게 두드린다.

하지만 그보다 영화의 특별한 점으로 꼽고 싶은 것은 동화 같은 춤과 노래 사이로 라티노의 삶과 영혼을 집요하리만큼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했다는 것이다. 여과 없이 그려진 그네들의 이야기는 다분히 그네들만의 삶인 터라 얼핏 낯설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그러했듯 어떤 것보다 ‘그들만의 이야기’이기에 되레 우리가 지나온 삶의 궤적을 반추하게 만든다.

​영화 '인 더 하이츠'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 더 하이츠'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절대적 빈곤을 피해 기회의 땅으로 떠나온 이민자들, 그러나 꿈과 달리 녹록하지 않은 현실. 온갖 차별과 냉대, 수모를 겪으면서도 희망과 꿈, 노래와 춤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심금을 울린다. 현실은 괴롭고, 꿈 역시 마냥 빛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그네들은 결코 좌절에 멈춰서지 않는다. 끈끈한 연대로 뭉쳐있던 이민자 사회, 워싱턴 하이츠가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인정함에도, 그들은 바로 지금 서 있는 현재를 위해 기꺼이 노래하고 춤춘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클라이맥스, 결말에 이르기까지 힙합부터 레게, R&B, 팝을 넘나드는 온갖 장르의 무대가 142분을 꽉 채운다. 다만 그렇기에 아쉬운 것은 뮤지컬 무대를 영화로 옮기는데 집중한 나머지 약간의 부담과 지루함이 느껴진다. 모든 음악과 춤사위가 매력적이지만, 쉴 틈이 있어야 할 텐데 ‘인 더 하이츠’는 끊임없이 역동적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좋은 무대일지라도 정신 없이 몰아치면 슬그머니 거북함이 샘솟는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더 하이츠’는 최근 만났던 뮤지컬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삶과 사랑, 음악과 춤이 넘치고, 창의적인 연출과 안무가 심미안을 충족시킨다. 드라마나 작은 화면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영화만의 아름다움과 감동이 가득하다.

​영화 '인 더 하이츠'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 더 하이츠'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개봉: 6월 30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감독: 존 추/출연: 안소니 라모스, 멜리사 바레사, 코리 호킨스, 레슬리 그레이스, 스테파니 비트리즈, 린-마누엘 미란다/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러닝타임: 142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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