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위해

2021-06-16 12:41 위성주 기자
    제주 해녀의 마음과 아이유의 ‘밤편지’가 어우러지는 순간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인생을 살아가며 스스로 ‘빛나는 순간’이라 여기는 지점은 얼마나 있을까. 누군가는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인정을 빛나는 순간이라 지칭하겠지만, 소준문 감독은 이에 대한 남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영화 ‘빛나는 순간’을 통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아픔을 나누며, 영혼을 보듬어주는 그 순간이야 말로 진정 인생의 빛나는 순간이라 말한다.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 명필름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 명필름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 성질도, 물질도 제주에서 그를 이길 사람이 없다.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 하지만 진옥의 반응은 냉담하다.

경훈은 진옥의 마음을 열기 위해 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고, 진옥은 바다에 빠진 경훈의 목숨을 구해준 후, 자신과 같은 상처를 지녔음을 알고 조금씩 마음을 연다. 제주와 해녀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게 된 경훈. 진옥은 그런 경훈을 통해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은 제주 해녀 진옥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의 특별한 사랑을 그렸다. 100% 제주 올로케이션 촬영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제주에서 나고 자란 배우 고두심이 주연을 맡아 생동감을 더했다.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 명필름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 명필름

제주라는 공간과 해녀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게 담겼다. 푸른 빛 바다 안에서 각자의 삶을 위해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몸짓이 차라리 춤사위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로, 제주와 해녀에 대한 소준문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하다. 덕분에 관객 역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억척스럽지만 그렇기에 경외심이 드는 해녀들의 삶을 마주한다. ‘빛나는 순간’은 그렇게 관객을 단숨에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제주로 위치시킨다.

그러나 ‘빛나는 순간’의 진정한 마력은 제주도, 해녀도 아니다. 바로 세월에 가려, 상처에 가려 묻어두기만 했던 마음을 온전히 꺼내, 서로를 이해하던 진옥과 경훈 두 사람의 사랑이 진정 영화의 빛나는 순간이다.  70대 해녀와 30대 PD의 순수한 이해와 보듬음은 보는 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외로움과 고독, 쓰라린 트라우마에 허우적대던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을 때 비로소 영화는 찬란해진다.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 명필름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 명필름

70대 여인과 30대 남성의 사랑이 쉽사리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는 이에 ‘역겹다’고 표현할 수 있다. 실제 영화 속에서도 평범한 우리는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빛나는 순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게 만든다.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순간이 진정으로 인생의 빛나는 순간이라 말하는 영화의 메시지 자체에 동감하고픈 이유다.

물론 섬세한 연출도, 고두심의 마력이 넘치는 연기도 영화의 중요한 요소다. 제주 바다의 넘실대는 파도와 해녀의 거친 숨, 척박한 돌무더기 사이 살아 숨쉬는 생명이 관객을 집어삼킨다.

개봉: 6월 30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감독: 소준문/출연: 고두심, 지현우, 양정원, 전혜진, 김중기/제작: 명필름, 웬에버스튜디오, 언제라도/배급: 명필름/러닝타임: 95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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