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신제한’ 조우진 “딸 덕분에 버티고, 살아있어”

2021-06-18 18:14 위성주 기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 즐겁게 봤다’는 말 고파”
    “역할 겁나 처음에는 거절 하기도…”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 조우진이 돌아왔다. 때로는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감초로, 때로는 서늘한 인상을 남기는 신스틸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는, 영화 ‘발신제한’을 통해 첫 단독 주연을 맡아 깊은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 '발신제한' 배우 조우진. 사진 CJENM
영화 '발신제한' 배우 조우진. 사진 CJENM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은 은행 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며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발신제한’은 2016년 개봉한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을 원작으로, 조우진의 데뷔 22년 만의 첫 단독 주연 작이다. 조우진은 극 중 주인공이자 의문의 전화를 받고 위기에 빠진 은행 센터장 성규를 연기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영화를 홀로 이끌어가야 했던 만큼,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터, 조우진에게 ‘발신제한’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영화 ‘발신제한’의 성규를 연기한 배우 조우진을 만나 첫 단독 주연작의 개봉을 앞둔 소회를 물었다.

영화 '발신제한' 배우 조우진. 사진 CJENM
영화 '발신제한' 배우 조우진. 사진 CJENM

“처음에 제안 받았을 때는 너무나 어려운 역할과 연기일 것 같다는 생각에 거절했었다. 겁이 많이 났다. 물론 시나리오는 굉장히 좋았다. 다만 내가 이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김창주 감독님을 비롯해 제작진 분들과 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작품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그들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그에 감탄해서 ‘이 분들이라면 기댈 수 있겠다’싶은 마음이 들었다. 특히 감독님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보니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개봉을 앞두니 역시나 좌불안석의 마음이 꽃피고 있다. 너무나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어느 순간 부담이 커졌다. 시사 후에 좋은 반응들을 보내주시니 기분도 좋은데, 그만큼 걱정이 커졌다. 혹시나 관객 분들이 기대가 크시다가 실망하실까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만 우리 영화가 영화관에서 관람할만한 결과물로는 충분하다고 자부하긴 한다. 우리 팀이 혼을 담아 만들었으니, 비록 호불호는 있을지라도, 관객 여러분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첫 단독 주연작의 개봉을 앞둔 현재,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연신 땀을 흘렸지만, ‘발신제한’에 대한 자신감만은 충만했던 조우진. 매번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한 층 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물론 이는 뜨거운 열정과 진심 어린 마음의 준비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성규를 완성했을까.

“상황에 맞게 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굉장히 세분화했다. 감독님께서 ‘우리는 본능적인 순간, 위기를 맞고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닌 터져 나오는,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찰나를 건지는 영화가 될 것’이라 하더라. 어떤 작품보다도 상황에 대한 인식과 감정, 호흡을 세심하고 면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더 세심하게 성규를 관찰하고 표현해야 보시는 분들 역시 영화적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더라.

성규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상황이 주는 캐릭터의 입체감 역시 있었다. 이쪽에는 진실을 말하고, 저쪽에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 다만 악의가 없는 양쪽이다. 가장으로서 아빠가 가져야 하는 모습이 우선이었고, 그것에 뿌리를 두고 표현 방법을 고민했다. 보시는 분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만한 상황의 연기를 하려고 했다.”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근간으로 삼았다는 조우진. 그의 말마따나 극 중 성규는 위험 속에서도 아들과 딸을 안심시키기 위해 미소를 짓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가뿐히 내던지기도 한다.

그가 그려낸 부성애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던 순간, 영화는 단순한 액션 스릴러에서 드라마로까지 장르를 확장한다. 시사 후 조우진을 향해 보내는 모두의 찬사에 “부끄럽다”며 겸손을 표한 조우진. 그는 자신의 에너지가 모두 딸에게서 왔다며 가족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발신제한’을 마친 후 딸이 더 애틋해졌다. 더 미안하고, 더 고마워졌다. 내가 보통 일하러 나가 있으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서 내게 보내주곤 하는데, 예전에는 ‘응 좋아, 예뻐’이러면서 봤다면, 지금은 지긋이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많다. 딸 덕분에 내가 버티고 있고,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발신제한' 배우 조우진. 사진 CJENM
영화 '발신제한' 배우 조우진. 사진 CJENM

마지막으로 조우진은 “’영화관에서 보길 참 잘했다’는 반응이 있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털어놨다.

“개봉 순간이 너무나 두렵고 긴장되지만, 동시에 소중한 기회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개봉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모두의 업이고, 비즈니스이니 구체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현실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라는 것도 안다.

다만 되도록 많은 분들이 보시고 ‘오랜만에 영화를 영화관에서 즐겁게 봤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극장 관계자 분들이 방역을 위해 열심이시다. 언젠가는 관객 분들의 얼굴을 직접 뵙고 말씀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간곡히 바란다.”

영화 ‘발신제한’은 오는 23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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