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방법: 재차의’ 연상호 작가 “기괴함과 유치함은 한 끗 차이”

2021-07-23 13:32 위성주 기자
    “모험심이 없다면 새로움도 없다”
    “고유 명사 된 ‘방법’…만족스러운 성과”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기존 좀비들과 달리 말이나 노크, 운전 등 고차원적인 행동까지 가능한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를 소재로, 한국의 요괴와 인도네시아의 주술을 결합해 전에는 볼 수 없던 독특한 분위기의 크리처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런 재차의를 탄생시킨 이는 다름아닌 연상호 감독. ‘부산행’, ‘반도’ 등으로 K-좀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연상호 감독은 전에 없던 새로운 크리처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방영한 tvN 드라마 ‘방법’의 세계관이 스크린으로 확장된 영화 ‘방법: 재차의’의 각본을 집필한 연상호 감독. 이제는 감독이 아닌 작가로 관객과 인사를 나눈 그를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방법: 재차의' 연상호 작가. 사진 CJENM
영화 '방법: 재차의' 연상호 작가. 사진 CJENM

‘재차의’를 어떻게 영화의 소재로 쓰게 됐는지 과정을 설명해달라

= 친한 장르 소설가랑 술을 한잔 나누다가, 재차의에 대해 처음 들었다. 소재 자체가 신선하고 재미있었고, 좀비 보다는 오히려 강시와 비슷한 느낌이더라. 하지만 좀비나 강시와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했고, 낯설 만큼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마치 우리가 강시나 좀비를 처음 만들었던 것인 양 유니크한 생각을 갖고 임했어야 했다. 기괴함과 유치함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모험심이 없다면 새로움도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걱정보다는 과감하게, 두려움 없이 만들려고 노력했다.

‘방법’(謗法)이라는 제목에 비하인드가 있다고

= 분명 어린 시절 시골에서 ‘방법한다’(사람을 저주해서 손발이 오그라지게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드라마를 처음 기획하려고 보니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 말이더라. 시골에서만 쓰이던 은어였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지금 쓰이는 방법의 한자도 사실 우리가 만든 것이다. 비방할 방자를 써서 만든 지금의 한자어가 드라마가 나오고 나서 고유명사가 됐더라. 사실 그것 만으로도 훌륭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강시도 좀비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설화인데, 강시 하면 떠오르는 명확한 이미지가 있지 않나. 방법이 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창작물의 유니크한 힘은 갖게 된 것 같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 사진 CJENM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 사진 CJENM

스스로 생각하는 오컬트 장르의 매력은 무엇이고, ‘방법: 재차의’에는 어떻게 녹여내려고 했나

= 기본적으로 나는 스스로를 서브컬처 매니아라고 생각한다. ‘방법’ 시리즈는 어린 시절 좋아하던 괴담 모음집을 생각하며 기획했고, 그런 키치적인 요소가 서브컬처의 중요한 축이다. 헌데 한국 대중 문화에서 그런 키치적인 요소는 보통 받아들여지기 힘든 장벽이 있다. 영화를 해오면서 어느 정도의 키치함과 웰 메이드적 요소가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해 오래 고민했다. ‘방법’은 바로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결국 이런 것은 쌓여가야 하기 마련인데, 이 세계관 안에서 놀 수 있는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한계 역시 늘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방법’을 비롯해 여러 작품을 관통하는 연상호 작가만의 세계관이 궁금하다

= 이번 작품에서는 훨씬 서브 컬처 같은 방식으로, 키치한 느낌을 내려고 했다. 최근에 넷플릭스와 함께 하고 있는 작품은 이전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단편 소설 같은 정적인 이야기다. 이처럼 나에게는 여러 성격이 있고 그것을 영화적으로 얼마만큼 내놓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다. 보편 정의라는 것 자체가 악의 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질문을 얼마나 정교하게 영상으로 만드냐는 것은 각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결국 내 개인적인 문답이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게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 사진 CJENM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 사진 CJENM

코로나 19 확산이 다시 한번 격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개봉을 앞둔 소회가 궁금하다

= 코로나 19 시국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작년에도 ‘반도’를 개봉하며 말이 많았는데, 요즘을 생각하면 한 해 더 미뤘다고 해서 좋은 상황이 오진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어쨌든 올해도 개봉을 하게 됐고, 당연히 창작자로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너무나 다행이다. ‘방법: 재차의’는 유기적인 조각 중 하나라, 부담이 덜하다는 측면이 있다. 결국 큰 세계관을 이룰 것이고, 작품마다 내용적이든, 매출적이든 서로를 보완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작품은 존재만으로 이 ‘방법’ 세계관의 중요고리를 차지할 것이라, 부담이 덜하다.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굉장히 많은 듯 하다.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는지

= 앞으로 ‘지옥’과 ‘정의’라는 작품을 들어가기로 했고, 하반기에는 만화가 최기석 작가와 또 한편의 작품을 같이 하기로 했다. 판타지 없는 범죄 스릴러 장르다. 제목은 ‘계시록’. 아이디어는 다른 작가, 감독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에서 얻는다. 이것 저것 떠들고 이야기하다 보면 재미있는 포인트가 생긴다. 그걸 어떻게 매체로 옮길 것인가가 일이다. 사실 아이디어가 고갈 되는 것이 겁나진 않지만, 아이디어를 잘 만들지 못할까 겁난다.

영화 ‘방법: 재차의’는 오는 28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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