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궁금증 해소 아닌 폭발 시키는 ‘킹덤: 아신전’

2021-07-23 18:23 위성주 기자
    죽음의 노래만이 울려 퍼지는 김은희 월드
    ‘킹덤’의 진정한 테마는 죄(罪)?
    죽은 눈빛으로 화면 압도하는 전지현
    작은 화면 아닌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면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이 공개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전지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킹덤’ 시즌 1과 시즌 2 1화를 연출했던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조선 남쪽 동래에서 북방으로 무대를 옮겨 시즌 2의 엔딩을 장식한 아신의 정체와 조선을 휩쓴 생사초의 기원이 화면에 펼쳐졌다.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 넷플릭스

조선에서도, 여진에서도 천대 받으며 살아가던 성저야인 아신. 그의 삶은 단순한 고단함을 넘어 끊임 없는 진창이었고, 희롱이었다. 돼지 우리에 살며 군졸들의 성욕을 풀어주는 대상으로 전락해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여겨졌지만, 김은희 작가는 그를 인간으로 머물게 두지 않았다. 하염없이 나락으로 추락한 캐릭터 아신은 그 자체가 죄이자 심판자가 되어 세상을 향한 피의 복수를 시작하도록 했다.

김은희 작가는 오랜 시간 ‘킹덤’을 기다려온 팬들을 향해 이번 작품으로 지난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 예고했지만, 되레 ‘킹덤: 아신전’의 뒷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폭발시켰다. 방대한 세계관의 시작을 그린 작품이니 만큼, 생사초가 풀리는 과정이 상세히 그려지긴 하지만, 정작 그 기원에 대해서는 명쾌히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킹덤: 아신전'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엄청난 흡입력으로 시청자를 북녘 땅 한 가운데 위치시키더니, 어느새 끝나버린 러닝 타임 뒤로 아신이 걸어갈 파멸의 길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질지 궁금증이 일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 넷플릭스

전작에서 시청자를 압도하는 좀비들의 향연으로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면, 이번 작품에선 죄(罪)와 복수를 테마로 ‘킹덤’ 세계관을 움직이는 뼈대를 구축했다. 시즌 1과 2가 ‘킹덤’을 알리고, 시청자의 뇌리에 ‘킹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역할이었다면, ‘킹덤: 아신전’은 앞으로 펼쳐질 세계관에 동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김은희 작가가 펼쳐낼 거대한 세계관에 흥미가 갈 수 있던 것은 여느 국내 작품에서는 결코 보지 못할 사실적인 시대상 묘사가 보는 이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 덕이다. 제대로 씻을 겨를이 없었던 조선시대, 극 중 신분이 낮은 이들은 모두 찌든 때가 얼굴에 묻어있다.

쉰내와 누린내가 화면 너머로 풍겨오는 듯한 감상을 남기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히 분장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흘러가는 방향성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티가 역력하다. 흔히 말하는 ‘개연성’와 ‘현실성’이 제대로 갖춰졌다는 의미다.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배우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연기 역시 작품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어린 아신을 연기한 김시아는 어린 나이가 무색할 만큼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감탄을 불렀다. 짧은 등장이나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광기를 표한 구교환 역시 상당한 임팩트를 남겼다.

전지현은 생기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눈빛으로 화면을 압도했다. 끝없는 무저갱과 심연이 들어선 듯, ‘킹덤’ 세계관의 지옥도가 검은 눈 안에 담겼다. 표정도, 대사도 몇 없는 그지만, 이야기를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작은 모니터 화면으로 만난 것이 깊은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큰 스크린으로 다시 한번 만나 온전히 체험해볼 수 있길 희망하게 된다.

공개: 7월 23일/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감독: 김성훈/각본: 김은희/출연: 전지현, 박병은, 김시아, 김뢰한, 구교환/제작: 넷플릭스/러닝타임: 93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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