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가디슈’ 김윤석 “불가능한 도전…반경 5km 넘는 도시 전체 세팅해”

2021-07-26 16:25 위성주 기자
    “평범한 사람 그렸기에 매력적인 영화”
    “촬영 당시 아프리카 날씨, 지금 우리 나라 비하면 천국”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류승완 감독 신작 ‘모가디슈’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장면이 해외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김윤석은 시나리오를 접하고선 “불가능한 작품”이라 생각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가디슈’에 매료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모가디슈’를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었을까. 영화 ‘모가디슈’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윤석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모가디슈'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이 생사를 건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2), ‘베테랑’(2015) 등 굵직한 작품을 선보여온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김윤석과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충무로 최고의 베테랑들이 합을 맞춘 작품으로, 전 장면 촬영을 모로코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해 제작 단계서부터 화젯거리를 부른 바 있다.

김윤석은 극 중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를 연기했다. 90년대 외교부 공무원으로서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내전 속 탈출을 감행하는 캐릭터로, 극한 상황에서의 두려움과 공포, 혼란과 책임감 등 복합적인 감정선이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매 작품마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했던 김윤석은 이번 작품에서도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모가디슈’에는 다양한 매력 포인트가 있었지만, 이제는 경지에 올랐다고 표현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김윤석의 농담 짙은 연기야말로 영화의 백미다.

좌중을 사로잡는 강렬한 카리스마나, 분위기를 짓누르는 무게감은 없었지만, 담담하고 부드럽게, 때로는 경박하고 비틀대나, 이내 누구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선보이는 김윤석의 캐릭터(한신성 대사)는 그야말로 영화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인물이라 바라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렇게 탁월하다 못해 경탄을 불러일으킬 연기를 선보인 김윤석이지만, 처음에는 ‘모가디슈’가 만들어지는 것 조차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단다. 100% 해외 로케이션 촬영부터 무모한 도전이었던 ‘모가디슈’. 그러나 결국 김윤석은 영화에 함께했고 그 무엇보다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놨다. 스스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음에도 끝내 모로코(촬영지)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처음에는 불가능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소말리아가 아니라 모로코에서 촬영했는데, 반경 5km가 넘는 도시 전체를 세팅해야 했다. 더군다나 모로코 현지에는 흑인이 많이 없다. 나라는 이루는 주된 인종이 소말리아와 다르다. 하지만 우리 영화에는 수많은 흑인 배우가 필요했다. 아무리 준비를 하더라도 수많은 국가에서 모인 분들이니 언어도 달라 소통 역시 쉽지 않으리란 것 역시 당연한 숙제였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 본연의 매력과 류승완 감독에 대한 신뢰가 나를 이끌었다. 이 이야기는 정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그런 이들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면을 발휘하고, 힘을 합치고, 나아가는지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준비했다. 24시간 현장에서 사는 것 같았고, 단단한 제작시스템으로 모든 것을 밀고 나아갔다. 준비와 점검을 끊임없이 하는 그런 철저함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영화 '모가디슈'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는 김윤석의 말마따나 영화의 주인공 한신성 대사는 누구보다 소시민적인 인물이다. 그에게는 뛰어난 언변도, 강력한 무력도 없을뿐더러, 얼핏 한없이 부족한 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신성이라는 인물에게 굉장한 능력이 있었고, 그가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였다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을 것 같다. 이미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한없이 평범하고, 일 처리도 얼렁뚱땅, 그렇게 약한 모습이 보여지기에 호기심이 일었다. 무엇보다 한신성을 연기하면서 가장 바랐던 것은 이 인물로 하여금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그는 경박스럽기도 하고, 화도 내고, 매번 지기만 한다. 그런 평범한 인물이 최후의 극한 상황에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지키고 모두가 함께 살아남고자 현명한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야말로 영화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탈출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과연 이념이 필요한 것인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한신성을 통해 엿보게 하고 싶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순간을 맞이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야 말로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한편 김윤석은 모로코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한 촬영을 회상하며 당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김윤석은 4개월 간 진행됐던 ‘모가디슈’ 프로젝트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삼겹살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제일 중요한 것은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전기 냄비였다. 모두 방에 하나씩 준비했다는 것이 너무 웃겼다. 대체로 즐거운 촬영이었지만 힘든 부분도 많았다. 아프리카 배경이라 항상 땀에 절어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분장 팀이 그를 위해서 물과 글리세린을 섞어 발라줬다. 그게 굉장히 끈적하기도 하고, 냄새 때문에 파리랑 모기가 들끓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우리나라 날씨에 비하면 그곳이 천국인 것 같기도 하다. 2019년 10월 말에 모로코를 가서, 2020년 2월까지 촬영했는데, 그나마 겨울이었기 때문에 30도, 31도 정도에 머물렀던 것 같다. 지금은 솔직히 그립기까지 하다. 미세먼지도 없는 곳이 아닌가(웃음).”

영화 '모가디슈'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배우 김윤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김윤석은 코로나 19 4차 대유행이 도래한 가운데 뚝심 있게 개봉일을 고수한 것에 대해 “오히려 이런 상황에 관객 분들이 영화를 즐겁게 봐주신다면, 더욱 가슴이 벅찰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런 세상이 올 줄은 몰랐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다리고, 미루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나치게 용감한 것인지 몰라도, 어쩌면 이런 때이기에 오히려 관객 분들이 좋은 영화 한 편 봤다는 감상을 남겨준다면, 코로나 전보다도 가슴이 벅찰 것 같다.

반드시 극장은 다시 열리고,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이런 시기이기에 극장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영화는 개봉을 하게 됐고, 이제 자기 살 길을 찾아서 떠날 것이다. 이렇게나마 인사드릴 수 있어서 감개무량하다. 다 같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영화 ‘모가디슈’는 오는 28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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