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 “오히려 실화보다 축소한 이야기”

2021-08-11 17:36 위성주 기자
    “봉준호 감독 ‘헌책방 매드맥스’ 호평에 감사”
    “팀원에 대한 믿음 없었으면 만들 수 없었던 작품”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2021년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는 영화 ‘모가디슈’. 김윤석과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모로코 올 로케이션으로 이뤄진 촬영으로 빚어낸 이국적인 풍광부터 짜릿한 스릴을 자아내는 속도감 넘치는 카체이싱 액션까지, 다양한 매력을 뽐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허나 성공적인 결과물을 선보이기 앞서, 작품의 키를 잡았던 선장 류승완 감독에게는 쉬이 견디기 어려운 부담감이 있었을 터. 장소 헌팅부터 배우 섭외, 세트 구현 등 현실적으로 제작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모가디슈’ 프로젝트를 류승완 감독은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코로나 시대,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류승완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모가디슈' 촬영 현장. 류승완 감독.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현장. 류승완 감독.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2), ‘베테랑’(2015) 등 한국 상업 영화의 굵직한 작품을 선보여 왔던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모로코 올 로케이션과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소식에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불렀다.

어려운 시기에도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영화 시장에 남다른 의미로 남을 작품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 그저 감사하다. 내가 처음 영화계에 발을 들였던 90년대 중반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되는데, 그 와중에도 이렇게 많은 관객 분들이 응원해주고 영화를 찾아준다는 것이 정말 기적 같다. 이런 분위기에서 극장을 찾는 다는 것이 참 큰 용기이지 않나. 관객 분들의 용기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말 큰 힘이 된다.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대성공이지만, 기획단계에선 막막했을 것 같다. 장소, 배우, 세트, 무엇 하나 쉬이 준비할 수 없었을 텐데, 프리 프로덕션 과정은 어땠나

=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과 비슷하다. 일단 전문가를 모셔다 설명을 하고, 그분들이 상황을 알아보고 방법을 찾는다. 그에 맞춰 또 다른 준비를 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이걸 무수히 계속 하다 보니 되더라(웃음). 사실 이건 준비 과정에서 우리 팀들의 노력이 모인 결과물이다. 배우들도 현장에서 스태프처럼 함께 땀 흘려 일해줬던 현장이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이 영화를 만들겠다고 온 힘을 다해준 우리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없었다면 나는 시작도 못했을 것 같다. 팀원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줬다.

영화 '모가디슈' 촬영 현장. 류승완 감독.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촬영 현장. 류승완 감독.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고단한 과정이 있으리라 당연히 예상했을 텐데 ‘모가디슈’ 프로젝트의 어떤 점에 매료됐던 것인가.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계기와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해달라

= 사실 이 사건과 이야기에 대해 알고 난 뒤 정말 하고 싶었다. 사건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하지 않나. 판권을 갖고 있던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다행이 제안을 해줘서 영화에 함께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현실에 더하기보다, 실제 사건에서 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우리가 기록을 찾다 보니 영화로 나와도 믿기 어려운 현실들이 너무나 많더라.

이를테면 시체로 바리케이트를 쌓았던 것이나, 무수한 총알 세례 속에서 북한 대사관 직원 한 명만 사망한 것 역시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실제 상황이지만 너무나 가짜 같아서 믿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다만 책으로 방탄차를 만드는 장면은 더한 것이다(웃음).

1990년대 소말리아를 재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인가

= 낯선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그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사람이 사라지기 쉽다. 어찌 됐던 실제로 사람이 살법한 공간인 것처럼, 관객이 체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입고, 행동을 하는지 많은 자료조사를 거쳤다. 실제 소말리아에서 온 유학생을 만나 그들의 부모님께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있었다. 모로코 촬영장에서 우연히 소말리아 대사관 직원을 만났는데, 실제로 92년도 소말리아에 계셨던 분이었다. 그분이 당시 비슷하다고 말해줬을 때, 정말 기분 좋았다. 우리의 노력이 보상 받는 기분이었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빛과 색감도 독특하다.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의 렌즈가 아닐 것 같은데

= 촬영 감독이 애너모픽 렌즈를 선택하셨다. 나온 지 20년도 넘은 것인데, 렌즈의 특수성이 당시를 재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덕분에 옛날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있다. 조명에 있어서는 되도록 자연광을 사용했다. 모로코 광량이 좋아 최대한 이용했고, 밤 장면에선 인위적인 조명보다 촛불 등 실제 광원을 주로 이용했다. 덕분에 배우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좁은 공간에서 촛불만 키니 산소가 부족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카체이싱 액션이 영화의 백미다. 이러한 호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봉준호 감독이 ‘헌책방 매드맥스’라고 말해주셨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결과물에 대해 좋아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왜 저렇게 총을 쏘는데 아무도 안 죽냐고 묻는다면 실제 사건에서도 한 분만 희생당했고, 총기 특성상 반동 때문에 명중률이 적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서 만들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사실 차량 상태가 좋지 않았다. 책과 모래주머니를 얹으니 차 속도가 안 나더라. 노하우는 ‘열심히 하면 된다’다. 더 이상은 영업 비밀이다(웃음).

영화 ‘모가디슈’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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