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질’ 필감성 감독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무조건 황정민”

2021-08-13 12:55 위성주 기자
    “이유 없는 범행이 더 사실적이고, 더 무서워”
    “좋은 영화 있다면 관객들 극장 다시 찾을 것”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배우 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인질’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신예 필감성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인질’은 신인 감독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의 능수능란한 연출이 돋보여 박수를 불렀다. 황정민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킴과 동시에 재능 넘치는 신예의 재능을 뽐낸 작품 ‘인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필감성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물었다.

영화 '인질' 포스터. 사진 NEW
영화 '인질' 포스터. 사진 NEW

영화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스릴러다. 황정민이 극 중 ‘배우 황정민’을 연기하며 또 다른 연기 영역에 도전한 작품으로, 거친 액션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허나 무엇보다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바로 황정민이 ‘배우 황정민’을 연기한다는 것. 누구보다 실감나게 자기자신을 연기하는 황정민의 모습에 관객은 영화와 현실을 오가며 이야기 속으로 단숨에 빠져든다.

허나 결과물이 성공적이었던 것과 별개로 자칫 지나치게 가벼워 보이거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었던, ‘양날의 검’과 같은 소재였던 것도 사실. 이런저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필감성 감독이 이와 같은 작품을 기획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코로나 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온라인을 통해 ‘인질’의 연출을 맡은 필감성 감독을 만나, 데뷔를 앞둔 소감과 함께 영화의 여러 비하인드를 물었다.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사진 NEW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사진 NEW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장편 감독으로 데뷔를 하게 된 소감이 어떤지

= 감개무량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언론시사회때 황정민 배우님이 “재밌다”고 말씀해주신 것이었다. 그날 황정민 배우를 비롯해 배우들이 처음 완성본을 보는 자리였는데, 다른 어떤 것보다 그분들의 반응에 가장 긴장이 많이 됐다. 황정민 배우의 칭찬을 들으니 모든 힘듦이 싹 풀리더라. 얼마 전에는 일반 관객 시사 현장에서 몰래 같이 봤는데, 반응이 좋더라. 정말 감격스러웠다.

영화의 소재가 독특하다.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

= 실제로 중국에서 배우가 납치됐던 사건이 있었고, 그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이 소재를 처음 접하게 됐다. 만약 납치된 것이 배우라면, 탈출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여러 상상을 하게 됐다.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중국에서 이미 같은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졌던 것이 있더라. 좋은 영화였지만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는 결이 달라서, 특별히 그 작품을 의식하진 않았던 것 같다.

영화 '인질' 촬영 현장. 배우 황정민(왼쪽), 필감성 감독. 사진 NEW
영화 '인질' 촬영 현장. 배우 황정민(왼쪽), 필감성 감독. 사진 NEW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주인공이 황정민이었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이 작품을 쓸 때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황정민 배우를 떠올렸다. 대부분 묶여있어야 하고, 상반신 만으로 온갖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황정민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다. 두려움과 분노, 비굴함 등 수많은 감정을 짧은 호흡 안에, 순발력 있게 보여줘야 했다. ‘브라더’라던지, ‘드루와’와 같은 명대사가 많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납치 상황이 빚어내는 무거운 공기가 관객이 아는 대사가 나옴으로써 환기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클라이맥스인 액션 시퀀스 역시 황정민 배우 말고는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없을 것 같더라. 이 역할은, 이 배우는 무조건 황정민이어야 했다.

황정민과 대결하는 인질범 5인방의 힘도 대단했다. 부러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캐스팅 했다고

= 황정민 배우가 실명으로 등장하다 보니, 다른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면 몰입이 깨질 것 같더라. 그래서 아예 신선한 얼굴로 캐릭터를 채워야 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은 좋은 배우들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제작사인 외유내강에서도, 황정민 선배도 그런 의도를 지지해줬다. 사실 연기력을 떠나서 황정민 배우의 기에 눌리지 않는 담력 있는 배우들이 필요했다.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쫄아’버리면 답이 없었는데, 황정민 배우가 리허설을 3주 동안 같이 해주며 그런 긴장감을 상쇄시켜줬다.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사진 NEW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사진 NEW

영화를 연출하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리얼리티다.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소재 자체가 희극적인 요소가 있어서 관객의 몰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실적이어야 했다. 때문에 납치 피해자 수기나, 경찰 인터뷰를 많이 진행했고, 납치범 심리 상태에 대한 자문도 많이 구했다. 그리고 사실 영화 속 황정민은 사실 내가 상상한 황정민이지 않나. 그리고 그 시나리오를 읽은 황정민 선배의 해석은 또 다른 것이다. 그렇게 다른 황정민들이 만나 시너지와 아이러니를 빚어내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덕분에 영화에 생명력이 깃들었다.

소위 말하는 ‘신파’가 없어 반갑다. 캐릭터 마다 사연을 보여주려 애쓰지 않은 점이 되레 신선했다

= 영화의 장르를 리얼리티 액션 스릴러로 잡았는데, 캐릭터들의 사연이 하나하나 보여진다면 영화의 호흡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빠른 호흡의 영화를 원했고, 그래서 인질범 캐릭터들은 특히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납치 행각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길 바랐다. 물론 나름 돈이라는 이유가 있지만 일반인들의 시선에선 납득이 안가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현실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들이 많더라. 그래서 그렇게 이유 없이, 내일도 없고, 계획도 없는 캐릭터들로 그리는 것이 더 충격적이고, 더 사실적이라 생각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다. 이런 때 개봉하게 된 것이 아쉽지 않은지

=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부담이 더 컸을 것 같다. 다만 무엇보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좋은 한국 영화들이 개봉했는데, 모두가 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모가디슈’의 흥행 소식을 들어보니, 역시 좋은 영화가 있으면 여전히 관객 분들은 극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것 같더라. ‘인질’도 좋은 영화다(웃음). 짧은 러닝타임 안에 롤러코스터 같은 이야기가 있으니, 그런 점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

영화 ‘인질’은 오는 18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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