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OTT 품은 CGV와 부산국제영화제…영화산업 급격한 지각변동

2021-08-26 13:01 위성주 기자
    극장, 영화 총제작비의 50%까지 배급사에 매출 선지급
    부산국제영화제 OTT 드라마 시리즈를 소개하는 공식 섹션 신설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국내 극장가를 대표하는 멀티플렉스 CGV와 국내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규모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OTT를 품었다. 코로나 19 여파와 더불어 급격하게 성장한 OTT 산업에 밀렸던 극장가의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엿보인다.

코엑스 메가박스 전경. 사진 맥스무비 DB
코엑스 메가박스 전경. 사진 맥스무비 DB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국내 영화 산업의 생존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계속되는 코로나 19 여파에 대중이 모이고, 밀폐된 공간인 영화관은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었다. 이에 더해 사회 경제적으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문화에도 미쳤고, 각자 손에 쥔 작은 모니터로 영화를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현상 외에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극장 매출액의 감소는 우리의 상상보다 심각하다. 2020년 총 극장 매출액은 2019년에 비해 73.3% 감소한 5103억 원에 불과했고, 2020년 극장 고용인력 역시 2019년 대비 70.2% 감소했다. 7~8월이 성수기였던 극장가에 천만 영화는 꿈도 꿀 수 없고, 100만 관객만 넘겨도 박수를 치게 됐다.

극장가의 매일 같은 구원 요청은 단순한 우는 소리가 아니었지만, 누구 하나 뚜렷한 대책이나 지원 방책을 제시하는 일은 없었다. 코로나 19는 계속되는데 아무런 방책 없이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만을 강조하는 방침에, 극장가는 결국 여론이 좋지 않음을 알고서도 관람료를 인상하거나, 영화 총 제작비의 50%를 넘길 때까지 배급사에 먼저 매출을 지급하는 등 제살 깎아먹기 식의 자구책을 내놔야 했다.

정부차원의 대책도, 지원도 없다 보니 국내 영화계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추가적으로 내놨다. 국내 영화 산업의 생명력을 잃지 않기 위해선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해 관객을 유입하는 방식이 가장 선행되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OTT 플랫폼의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있었다. BTS, 블랙핑크, 김호중 등 유명 아이돌 그룹과 가수의 공연 영상을 편집해 스크린에서 상영하거나, 그네들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승리호’ 등과 같이 수백억 대 자본이 투입된 텐트폴 영화가 극장이 아닌 OTT에서 공개됐고, ‘서복’은 기존 극장 상영 후 3개월의 홀드백 기간을 갖고 OTT로 넘어갔던 것과 달리 극장, OTT에서 동시 공개됐다.

허나 그마저도 국내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기는 부족했던 듯 하다. 관객의 발걸음은 여전히 무거워 극장으로 돌리기 어려웠고, 이제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던 작품을 거꾸로 극장에서 재상영 하는 시대가 됐다. 지난 25일 넷플릭스는 CGV와 협업해 ‘NETFLIX IN CGV’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낙원의 밤’, ‘승리호’ 등 넷플릭스 작품을 CGV에서 상영하는 특별전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은 비단 극장만의 일이 아니었다. 영화제 역시 적극적으로 OTT 콘텐츠를 심사대상으로 품었고, 제17회 제천국제영화제는 OTT 서비스 웨이브를 통해 작품을 공개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되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보다 한발 앞섰다.

오는 10월 6일 막을 올리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OTT 드라마 시리즈를 상영할 예정이다. 영화제는 OTT 드라마 시리즈를 소개하는 공식 섹션인 ‘온 스크린’(On Screen)을 신설, 넷플릭스 ‘지옥’과 ‘마이 네임’, HBO의 ‘포비든’ 등 3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계속되는 코로나 19 여파에 국내 영화 산업은 급격한 지각변동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는 극장의 미래가 불분명하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져 더욱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말한다. 허나 모두가 인정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래를 꿈꿀 여지도 없이 산업 기반 전체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상영관협회 등 10개 영화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며 “괴멸적인 한 해를 버텨냈으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며 “지원이 박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나, 붕괴되고 있는 영화계에 과감한 지원의 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하루하루 외줄타기를 하듯 위태로운 상황. 영화계의 생명을 붙잡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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