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정민 “‘기적’ 덕분 생긴 마음의 여유…과정에서 오는 행복 배워”

2021-09-08 15:54 위성주 기자
    “배우로서 가치관까지 바꿔준 작품”
    “즐거웠던 현장 모두 윤아 덕분”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추석 명절. 얼마 남지 않은 즐거운 연휴에 온 가족과 함께 즐기기 제격인 영화 ‘기적’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배우 박정민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그는 전작에서 보여줬던 여러 강렬한 이미지를 뒤로한 채 순수한 소년으로 돌아와 신선한 감상을 안겼다. 충무로의 블루칩을 넘어 이제는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확고히 다진 배우 박정민을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기적' 배우 박정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 배우 박정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것이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2018년 개봉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연출했던 이장훈 감독의 신작으로, 1988년 그 시절의 순수하고 정겨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긴다.

박정민은 극 중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것이 유일한 인생 목표인 4차원 수학 천재 준경을 연기했다. 2010년 영화 ‘파수꾼’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동주’(2015), ‘그것만이 내 세상’(2017),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19)를 거쳐, 자타공인 같은 세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박정민. 언제나 강렬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관객의 뇌리에 깊숙이 자신의 얼굴을 각인시켰던 그가 순수하고 귀여운 소년으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기적'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준경이라는 인물이 갖는 마음의 갈등에 공감이 갔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나, 무엇 하나 잘 안 되는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 다만 고등학생 역할이라서 고민하다가 거절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을 만나 완전히 홀려버렸다. 나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 왜 필요한지 이유를 들으면서 어느새 함께하게 됐다. 강한 이미지가 아니라 순수한 얼굴의 박정민을 만들어보자는 말에 설득됐다.

다만 순수함을 연기하려고 애쓰진 않았다. 나 자신이 순수해서가 아니라, 이 캐릭터 자체가 순수해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물론 나 역시 준경이처럼 순수하게 꿈을 가진 때도 있었고, 가로막혔던 기억도 있어서, 그런 과거의 감정을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현해보려 했다. 주변 분들이 워낙 잘 도와주셔서 내가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잘 나온 것 같다.”

영화 '기적' 배우 박정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 배우 박정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제는 스스로의 연기에 자신감을 가져도 되련만, 여전히 모든 공을 주변에 돌리는 박정민. 그는 본인을 향한 기대와 호평에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더니,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성민과 임윤아, 이수경을 향해서는 열렬한 지지와 박수를 보냈다.

“이성민 선배와 연기를 하다 보면, 선배의 연기를 구경하느라 바쁘다. 선배가 연기하는 것을 보다가 내 대사를 까먹기도 했다. 선배의 나이가 됐을 때, 과연 내가 성민 선배처럼 깊이가 생길 수 있을지 고민이 되더라. 이수경 배우도 마찬가지다. 연기를 보면 압도되는 무언가가 있다. 참 단단한 연기를 하는 친구고,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고, 나는 잘 받아 주기만 하면 완성되던 장면이 참 많았다.

윤아와는 정말 많이 친해졌다. 내 나이 대 남자라면, 누구나 소녀시대를 보면서 꿈과 희망을 키웠을 텐데, 내게도 연예인이고, 스타니까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사실 필요 없는 고민이더라. 두 번째 만남부터 친해졌다. 불편했던 기억이 없다. 모두 윤아의 친절한 성격 덕분이고, 그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하는 것이 중요한데, 윤아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 같다. 참 감사하다.”

영화 '기적'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정민은 함께한 배우들 뿐만 아니라 영화 ‘기적’과의 만남 자체에도 깊은 감사를 표했다. 언제나 조급한 마음이 앞섰던 그가 ‘기적’을 만나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찾았다는 것. 그는 ‘기적’이 지금껏 개봉했던 여느 영화와 다르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마음가짐을 굉장히 많이 바꿔준 작품이다. 나를 아시는 분들은 내가 혼자 땅굴을 파고 들어가서 혼자 하려는 모습에 익숙할 텐데, 어릴 때부터 그랬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온전한 내 성과가 아니라 부끄러웠다. 그런데 ‘기적’을 만나고 나선, 조금 유쾌해진 것 같다. 타인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알게 됐고, 기분 좋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방법도 알게 됐다. 지독한 결과주의에 빠져있던 사람인데, 과정에서 오는 행복과 만족을 즐기게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는 다른 영화와 조금 다른 느낌이다. 다른 영화가 개봉을 할 땐 굉장히 괴로웠다. 책임감과 부담 때문에 영화가 잘 안되면 나도 동시에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민도 많았고, 잠도 못 잤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마음이 산뜻하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보실까 궁금하고, 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지라 잘 봐주셨으면 하는 설렘이 있다.”

영화 '기적' 배우 박정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적' 배우 박정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공감을 이끌어냈던 것을 넘어 배우로서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남겼다는 영화 ‘기적’. 박정민은 그런 ‘기적’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기적’은 꿈을 가진 분들이 각자의 의미를 얻어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런 분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추석 시즌에 개봉하게 된 만큼,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고 나오시면서 가족과 함께 평소 나누지 못했던 말을 대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말로 하지 않아도 가족간의 사랑을 곱씹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기적’은 오는 15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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