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쁘띠 마망’ 아기자기 판타지로 그려낸 따뜻한 포옹

2021-09-23 17:40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톰보이’, ‘걸후드’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셀린 시아마 감독이 신작을 내놨다. ‘벼랑위의 뽀뇨’, ‘이웃집 토토로’ 등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 연상된다는 영화 ‘쁘띠 마망’이 그것. 영화는 현실과 동화가 뒤섞인 듯한 아름다운 미장센과 섬세한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에 따뜻한 감성을 선사한다.

영화 '쁘띠 마망'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쁘띠 마망' 스틸. 사진 찬란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 마리옹과 함께 시골집으로 내려온 넬리(조세핀 산스). 어린시절 엄마의 추억이 깃든 그곳에서 넬리는 엄마와 이름이 같은 동갑내기 마리옹(가브리엘 산스)을 만나게 된다. 단숨에 서로에게 친밀함을 느끼는 넬리와 마리옹, 새로운 친구와 함께하는 나날이 즐거웠던 넬리는 이 우연함 만남 속에서 반짝이는 비밀을 알게 된다.

영화 ‘쁘띠 마망’(감독 셀린 시아마)은 8살 소녀 넬리가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의 고향집에 머무르게 되고, 그곳에서 동갑내기 친구 마리옹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시간을 그렸다. 영화는 쌍둥이 자매 조세핀 산스와 가브리엘 산스가 주연을 맡았다. ‘워터 릴리스’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주연을 맡은 아델 에넬을 비롯해 언제나 남다른 안목으로 신인 배우를 발굴했던 셀린 시아마의 탁월한 캐스팅이 빛을 발한다.

영화 '쁘띠 마망'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쁘띠 마망' 스틸. 사진 찬란

성 소수자의 정체성과 여성 서사를 화두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수놓았던 셀린 시아마 감독은 ‘쁘띠 마망’으로 또 다른 결의 이야기를 선보였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 일수도,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쁘띠 마망’은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상상을 자극하며 현실에 지친 우리네 마음 속 작은 위로를 전한다.

영화의 이야기는 단순한 듯 복잡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인사이드 아웃’등의 애니메이션에을 참고했다”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말마따나 ‘쁘띠 마망’은 평범한 일상을 가장한 가운데, 동화의 신비로움이 한 숟갈 첨가됐다.

엄마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골 집에서 만난, 엄마와 이름이 같은 동갑내기 친구. 그런 마리옹과 넬리의 만남은 그저 두 소녀의 우연한 만남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난 신비로운 시간 같기도 하다.

영화 '쁘띠 마망' 스틸. 사진 찬란
영화 '쁘띠 마망' 스틸. 사진 찬란

흔한 판타지 작품에서 시간과 공간을 뒤틀 때 여러 설정과 편집으로 표식을 남기는 것과 달리, ‘쁘띠 마망’은 시공을 구분하는데 조금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다양한 감상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무질서와 혼란의 틈새로부터 관객은 묘한 위로를 받는다. 낯선 이인지, 가족인지 모를 누군가와 진정으로 교감하고 이내 포옹을 마칠 때, 보는 이는 각자의 사연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한다.

물론 셀린 시아마 감독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 영화는 다소 느리다 못해 답답한 감상이 들기도 하는 차분한 속도감으로 이야기를 꾸려간다. 덕분에 어쩌면 당연하게도 빠른 전개와 화려한 비주얼에 익숙해진 일반 관객들에게 외면 받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쁘띠 마망’을 추천하는지 묻는다면 단호히 “YES”를 외치겠다. 동심을 자극하며 잠시나마 세상을 바라보게 했던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과 같이 ‘쁘띠 마망’은 특별한 장치 없이 그저 서로를 마주하는 것 만으로 관객에게 이해와 공감, 사랑의 연대를 구축하게 한다.

개봉: 10월 7일/관람등급: 전체관람가/감독: 셀린 시아마/출연: 조세핀 산스, 가브리엘 산스/수입·배급: 찬란/러닝타임: 72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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