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 네임’ 김진민 감독 “배우, 의심 않으면 스스로 해내”

2021-10-18 17:45 위성주 기자
    “스턴트, CG 없이 액션 직접 소화하길 바랐다”
    “박희순 덕분 작품 톤 앤 매너 섹시해져”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이 공개됐다. 지난해 ‘인간수업’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이름을 알렸던 김진민 감독의 신작으로, 언더커버 소재의 느와르 장르다. 드라마는 거친 이야기와 강렬한 액션으로 보는 이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김진민 감독.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김진민 감독.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연출 김진민, 각본 김바다)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렸다. 거칠다 못해 잔혹하기까지 한 세계가 펼쳐지는 만큼, 드라마는 타격감 넘치는 고밀도 액션 시퀀스와 카리스마로 보는 이를 매료시켰다.

철저히 계산된 카메라 워킹부터 리드미컬한 사운드, 속도감 넘치는 편집에 이르기까지, ‘마이 네임’은 베테랑 김진민 감독의 유려한 연출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공중파 방송국에 있던 시절부터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지금까지, 연이어 히트작을 내놓은 스스로에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할 터. 그러나 김진민 감독은 모든 공을 배우와 스태프, 작가에게 돌리며 겸손을 표했다.

“촬영 감독, 음악 감독, 무술팀 모두가 좋은 제안을 주고, 잘 도와줬던 덕분이다. 특히 좋은 평가를 받는 액션에 있어서 배우들 덕이 컸다. 스턴트나 CG 없이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해주길 바랐는데, 배우들이 모든 것을 걸고 임해줘서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좋은 액션이 나올 수 있던 것 같다. 액션이 설득력 있으니 이야기에 설득력이 생겼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스틸. 사진 넷플릭스

김진민 감독의 말마따나 ‘마이 네임’은 타격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뛰어난 액션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전작 ‘인간실격’에서는 깊이 있는 메시지로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품게 만들었던 그가, 이처럼 한없이 마초적이고, 말초적인 이야기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 대본을 읽을 때는 ‘이거 할 수 있겠어?’였다.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이야기는 해보고 싶었다. 느와르고, 언더커버인데 주인공이 여자라 더욱 하고 싶더라.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이야기가 잘 이어졌고, 그만큼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와 만나 이야기를 해 보니, 정말 깊은 곳에서부터 출발한 이야기였다. 단순한 언더커버 장르가 아니라, 김바다라는 사람 자체가 좋더라. 이런 사람이라면 이야기를 같이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액션이 정말 중요한 작품의 주인공으로 한소희를 캐스팅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섭외 당시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의 배우에 머물렀던 한소희에게서 김진민 감독은 무엇을 엿보았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했는데, 바로 그럴 때 이런 액션을 시키지 않으면, 같이 작품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있었다(웃음). 순간순간 엿보이는 서늘함이나 시원함도 물론 있었지만, 액션을 하면 한 배우의 여러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콱 박힐 것 같더라. 다만 그가 직접 모든 액션을 소화하길 바랐다.

배우가 ‘이 역할을 할까 안 할까’보다, ‘지우의 액션을 할까 못 할까’가 더 주요한 고민이었다. 그걸 해냈기 때문에 이 작품의 성공이나 한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은 스스로 이뤄낸 가능성인 것이다. 만약 한 배우가 그를 해내지 못했다면 이 작품은 내게도 숙제로 남았을 것 같다. 촬영 도중에라도 힘들고 아프니 대역을 써달라고 말할 법도 한데, 한 번도 그런 말을 안 하더라. 한소희 배우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잘 닿은 것 같다.”

김진민 감독은 한소희와 함께 작품의 한 축을 맡았던 박희순 배우와 그의 캐릭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희순 배우는 동의하지 않으려 하지만, 무진(박희순)은 내가 만났던 악역 중에서도 가장 나쁜 놈이었다”며 “그 역할 덕분에 이 작품이 끝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 스틸. 사진 넷플릭스

“무진은 지우(한소희)만큼이나 김바다 작가가 깊은 애착을 갖던 캐릭터다.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것은 무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 덕분이다. 그가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이야기의 구성도 좋았고, 박희순 배우의 해석도 굉장히 좋았다. 박희순 배우의 표현 덕에 그 캐릭터, 나아가서 작품의 톤 앤 매너가 섹시하게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베테랑 배우의 내공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고, 신인 배우로 하여금 다채로운 모습으로 빛을 내게 해준 김진민 감독. 마지막으로 그에게 배우들의 가능성과 재능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다.

“연출력이 부족했을 땐 현장에서 난폭했던 것 같다. 조금 나아졌을 때는 배우들의 연기를 어떻게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오만함에 빠져 있었다. 최근에야 배우들과 호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러면서 그들이 조금은 즐겁게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더라. 캐릭터는 배우가 완성시키는 것이라고 항상 말한다. 그 배우를 의심하지 않고 모니터 뒤에 있으면, 그들 스스로 해낸다. 내가 레벨업 시키지 않는다. 모든 이들의 믿음과 배우 본인의 믿음이 결합했을 때 나오는 결과물이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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