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인터뷰 ②] ‘십개월의 미래’ 남궁선 감독 “더 도발적이고, 더 고급스럽게”

2021-10-20 14:55 위성주 기자
    “미래의 미래를 응원해주세요”
    “무겁지 않게 들어가 정신 없이 흘러가길”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깊이 있는 메시지와 함께 영화 ‘십개월의 미래’는 독특한 스타일의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클래식한 폰트의 소제목부터 리드미컬한 음악과 다채로운 미장센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개성 넘치는 연출에 대해 묻자 남궁선 감독은 “원래 내 스타일과는 달랐다”며 의외의 말을 털어놨다.

영화 '십개월의 미래' 남궁선 감독.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십개월의 미래' 남궁선 감독.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영화의 톤 앤 매너 자체가 독특했다. 임신 소재 영화라고 했을 때 흔히 예상되는 지점과 다르더라. 어떤 분위기로 영화를 빚고자 했나

= 기본적으로 나라는 사람의 톤 앤 매너 자체가 감정에 다가가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 영화는 그보다 더 깊은 고민이 있었다. 내 목표는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고, 감정에 붙을수록 그러기 어려울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더 도발적이고, 고급스럽고, 멋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는데, 너무 복잡해지는 면도 있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관객이 이야기를 조금 떨어져서 보게끔 하고 싶었다. 관객이 너무 무겁지 않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길 바랐다. 다만 별 생각 없이 들어가더라도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가길 희망했다. 그래서 톤을 조금 띄우게 됐다.

영화 '십개월의 미래'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십개월의 미래'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소제목을 삽입한 것부터, 글씨 폰트, 화면 구도까지 클래식한 매력이 돋보였다

= 사실 나는 현대 영화를 좋아한다. 현대 미학이 스며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픽스된 촬영 구도 같은 것은 사실 원래 내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렇게 해야 했다. 아무리 인물들이 난리를 쳐도 그저 지켜만 보는 듯한 이야기로 그려지길 바랐다. 그래서 카메라도 거의 안 움직이고, 스타일적인 개입을 많이 했다.

스타일 개입을 하다 보니 클래식함을 더욱 추구하게 됐다. 아주 펑키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더 클래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클래식은 시대가 지나도 살아남는 것이지 않나. 배우들에게 제약이 가기도 하고, 인물들이 화면에 갇힌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서 더 영화의 느낌에 잘 어울리는 것 같더라. 많은 양가감정이 드는 도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영화 '십개월의 미래'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십개월의 미래' 스틸.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음악 역시 돋보였는데. 특히 편집과 잘 어울려서 공을 기울인 티가 나더라

= 보통 편집을 완성하고 음악을 의뢰하는 방식인데, 나는 편집을 하면서부터 음악 작업을 같이 하는 편이다. ‘고양이를 부탁해’ 사운드 트랙을 작업하셨던 아티스트 모임별과 협업했는데, 굉장히 개성이 강한 음악가라 보내준 소스를 내가 다시 만지기도 했다. 편집 과정의 일부처럼 음악작업을 했고, 내가 작곡하거나 편곡한 것 역시 있다. 그렇게 유기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선곡했고, 이제는 편집과 딱 붙어서 달리 변화시킬 방법도 없다.

개봉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고, 다음 작품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 다음 작업은 영화가 아닌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그 전에는 내가 쓰던 시나리오에서 파생된 단편 소설집을 출판하게 될 예정이다. 그동안 많이 참아왔다.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개봉 첫 주에 1만 관객을 넘겼다고 들었다. 굉장히 초현실적이고,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의외로 50~60대 어머니들이 좋아하신다고 하더라. 어머님들과 함께 보러 오시면 좋을 것 같다. 미래의 미래를 응원해달라.

영화 ‘십개월의 미래’는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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