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릉’ 유오성 “위선의 시대 반영된 작품…현실 엿볼 수 있어”

2021-11-04 12:07 위성주 기자
    “역시 영화는 감독의 예술”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유오성이 돌아왔다. ‘비트’, ‘친구’ 등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스크린을 장악했던 그는 ‘강릉’을 통해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화 '강릉' 배우 유오성.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강릉' 배우 유오성.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강릉’(감독 윤영빈)은 강릉 최대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배신을 그렸다. 유오성과 함께 배우 장혁, 박성근, 오대환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신예 윤영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유오성은 극 중 주인공 길석을 연기했다. 길석은 강릉 최대 조직의 간부로, 주먹 하나로 강릉의 뒷골목을 평정한 인물이다. 그는 여전히 낭만을 믿고, ‘선’을 지키며 유유자적 살아가려 하지만, 거칠어만 가는 세월의 흐름은 그를 가만히 세워두지 않는다.

그런 길석의 변화를 통해 영화는 남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낭만이 사라지고 치열한 사투가 일상이 되는 길석의 모습에서, 냉혹해만 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엿보인다. 유오성은 이에 “그 말씀이 100% 맞다”며 길석을 통해 전해지는 주제의식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영화 '강릉' 스틸. 배우 유오성. 사진 (주)스튜디오산타클로스
영화 '강릉' 스틸. 배우 유오성. 사진 (주)스튜디오산타클로스

“처음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 시대가 ‘위선의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고 서로 말했던 기억이 있다. 기본적인 상식과 가치가 와해되어가고, 지켜지지 않고, 그런 부분들이 비록 우리 영화의 장르가 느와르고, 주인공이 건달이지만 현실과 이어지는 지점이라 여겨졌다. 낭만이 파괴되고 위선의 시대에 사는 우리의 모습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길석을 통해 관객 분들이 보신 것이 있다면 모두 감독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앵글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들이 감독의 공이다. 배우라는 직업은 작가와 감독에게 무임승차하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강릉' 스틸. 배우 유오성. 사진 (주)스튜디오산타클로스
영화 '강릉' 스틸. 배우 유오성(왼쪽), 박성근. 사진 (주)스튜디오산타클로스

한편 유오성은 그런 길석을 연기하기 위해 연기 인생 처음으로 감독을 ‘설득’했단다. 당초 그에게 주어졌던 역할을 다른 것이었지만, 길석의 캐릭터에 완전히 매료됐던 것. 그는 “내가 이 인물을 정말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2017년 3월에 있었던 감독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처음 제안을 받았던 인물은 길석의 바로 위 형님으로 나왔던 김준배 배우의 역할이었다. 그런데 길석의 역할이 참 좋더라. 보통 주인공을 통해 작품의 주제가 전달되곤 하는데, ‘강릉’은 오히려 주변 인물들의 대사가 참 좋더라. 그런 면에서 길석은 연기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있는 캐릭터 같았다.

같은 하는 분들에게 리액션만 충분히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같아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어느 정도는 인간적으로 실제 나와 많이 닮아 있어서 좋기도 했다. 언제나 역할을 맡으면 ‘잘 해내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이었는데, 이번에는 배우 생활하며 처음으로 ‘내가 잘 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 그래서 감독님을 설득했다.”

영화 '강릉' 배우 유오성.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강릉' 배우 유오성.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유오성은 그런 자신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강릉’을 통해 여전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무너져가는 낭만과 내면의 불구덩이를 표정과 몸짓, 말투의 변화로 완벽히 표현해냈다. 그런 길석의 변화를 바라보며 ‘강릉 2’를 기대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그러나 유오성은 “감독이 안 만들 것 같다”며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작품의 엔딩을 찍을 때 트래킹을 두 방향에서 들어왔다. 하나는 정면이었고, 하나는 사이드였는데, 각기 다른 느낌이 들더라. 정면에서 들어올 때는 사건이 정리되고 모든 것이 종결된다는 느낌이었다면, 사이드에서 들어오던 것은 앞으로 또 뭔가가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을 주더라.

둘 중 어떤 앵글을 사용할까 싶었는데, 완성본을 보니 정면에서 찍은 것을 썼더라. ‘이걸로 끝내는 구나’ 싶었다. 언젠가 감독이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 생기고, 숙성도 되면 또 모르겠지만, 빠른 시일 내는 아닐 것 같다.”

영화 '강릉'은 오는 10일 극장 개봉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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