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탈출구 없는 완벽한 슈퍼히어로 무비

2021-12-14 15:53 위성주 기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좋은 작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지만, 동시에 입과 손을 조심해야 하는 무거운 짐이다.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열변을 토하고 싶다가도, 스포일러가 될까 항상 조심스럽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도저히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영화의 매력을 전하기가 어렵다. 마블의 팬이라면, 한 번이라도 ‘스파이더맨’을 만났던 관객이라면, 스파이더맨의 이 새롭고도 놀라운 이야기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게 된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미스터리오(제이크 질렌할)에 의해 정체가 탄로나 사는 곳부터 친구, 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상이 털려버린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그는 자신의 일상이 꼬이는 것을 넘어 주변 사람들의 미래까지 망쳐지자 책임감을 앉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

피터의 고민을 들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모든 이에게서 스파이더맨에 대한 정보를 지워주겠다고 제안하지만, 피터는 자신에 대한 기억이 남길 바라는 이들을 주문하며 의도치 않게 스트레인지의 마법을 방해한다. 마법의 실패로 멀티버스가 열린 세상. 피터의 앞에 닥터 옥토퍼스(알프리드 몰리나)를 비롯한 각기 다른 차원의 숙적들이 나타나고. 피터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은 정체가 탄로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받던 중 뜻하지 않게 멀티버스가 열리게 되고, 이를 통해 각기 다른 차원의 숙적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거미 소년이 진정한 영웅이 되기까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견인해 왔던 메시지다. 과거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했던 ‘스파이더맨’들은 지인의 죽음을 발판으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비추며 영웅의 성장을 그려왔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역시 그러했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비해 순수한 만큼 충동적이기만 했던 마블의 ‘스파이더맨’은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며 새로운 삶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저 옳은 일을 위해 애쓰기만 했던 피터 파커는 무엇이 옳은 일인지 깊게 고민하며 모두의 친절한 이웃이자 영웅으로 재탄생 한다.

이렇게 두고 보니 영화의 메시지가 참 거창하고 무겁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빛나는 부분은 사실 뜻 깊은 메시지나 영웅의 성장을 다룬 부분이 아니다. 그와 같은 주제로 이미 관객의 마음을 울렸던 명작들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를 비롯해 수없이 많았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슈퍼 히어로의 고뇌와 성장들 그렸던 지난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바로 앞선 언급한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엔터테이닝 무비로서 정체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완벽한 슈퍼 히어로 무비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삼파이더맨, 어셈블!

상업적으로 완벽한 슈퍼 히어로 무비라는 말의 의미는 간단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그려낸 재미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평소 마블 영화를 즐겨보지 않았더라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강렬한 액션과 폭소가 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오는 유머가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마블 영화기에 만날 수 있었던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CG 역시 여전히 빛났고, 멀티버스가 열렸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박진감, 속도감이 넘치는 연출은 14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짜릿했던 것은 삼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가 연기한 각각의 스파이더맨을 함께 지칭하는 말)이 모두 모였던 장면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완벽하게 어셈블(assemble, 모이다)한 세 스파이더맨의 모습에 관객들은 참아왔던 박수와 환호를 내질렀다. 특히 오랜 시간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토비 맥과이어가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왔을 때, 팬들은 지난 추억과 향수를 함께 맞이했다. 삼파이더맨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 형제인 듯 완벽한 호흡으로 팬들의 마음을 간질였다. 주고받는 대사부터 액션의 합까지, 영화는 최상의 팬 서비스로 관객을 만족시켰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하나하나가 강력한 숙적이었던 빌런들은 다소 도구적이고 손쉽게 등장과 퇴장을 반복한다. 그네들의 입체적인 면모와 보다 흔들리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영화의 무게중심과 성격은 또 달랐을 터다. 영화의 메시지나 구성, 이야기의 흐름 역시 전체적으로 보자면 익숙한 것이라 세 스파이더맨의 결합이 아니었다면 식상하다는 불평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엔터테이닝 무비로서, 슈퍼 히어로 영화로서, 이보다 완벽할 순 없다. 재미와 오락을 위해 찾는 영화에 철학적 고민과 인간적 성찰이 깊게 묻어있지 않다 한들, 흠잡을 이유는 아니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히어로 브랜드에 대한 존경을, 영화와 캐릭터의 팬들에 대한 뜻 깊은 선물을, 연말을 맞아 모두와 함께 즐기기 좋은 영화를 찾은 이들을 위한 추억을 선사했으니 그 역할과 책임을 충분히 했다.

여전한 코로나 19 확산으로 답답하기만 했던 마음이 뻥 뚫린다. 그동안 마블을 비롯해 얼마나 많은 작품들을 향해 관객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줄 수 있길 기대했던가. 매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작품에 실망했지만, 이번만은 다르리라 감히 확언해본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답답함을 해소하기에 무엇보다 적합한 작품이다. 토비 맥과이어부터 앤드류 가필드, 알프리드 몰리나, 윌렘 대포 등 지난 스파이더맨들과 빌런을 한 자리에 모으는데 성공한 캐스팅 디렉터에 칭찬의 박수를 전하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개봉: 12월 15일/ 관람등급: 12세 관람가/감독: 존 왓츠/출연: 톰 홀랜드,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윌렘 대포, 알프리드 몰리나, 젠데이아 콜먼,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이콥 배덜런, 존 파브로/수입∙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러닝타임: 148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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