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킹메이커’ 정치 드라마로 비춰질 ‘정의란 무엇인가’

2021-12-14 18:21 위성주 기자
    부담되는 소재, 익숙한 질문
    빛과 그림자 활용해 그린 섬세한 미장센 눈길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킹메이커’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베일에 싸인 그의 선거 전략가를 모티브로 영화는 목적과 수단,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그의 앞에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찾아온다. 열세 속에서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선거 전략을 펼치고, 김운범은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며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선다.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 상황,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두 사람은 서로의 가치관을 저울질하며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야사로만 전해지는 그의 숨겨진 선거 전략가를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추며 다시 한번 설경구의 깊은 내공을 스크린에 수놓았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때깔이 좋다’, 영화를 평할 때 흔히 사용되는 말 중 하나다. 촬영과 편집에 군더더기가 없고, 짜임새와 완성도가 높은 영화를 수식할 때 쓴다. 영화 ‘킹메이커’는 바로 이 ‘때깔이 좋다’라는 말에 제법 어울리는 작품이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명 연기 향연부터, 소재의 흥미를 돋우는 긴박한 전개, 탁월한 속도감까지 여러모로 부족함 없는 재미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빛과 그림자로 상징되는 김운범과 서창대의 캐릭터성과 그들을 비춘 방식이다. 영화는 대해와 같이 올곧은 신념과 행보를 보이는 정치인 김운범은 빛으로,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략가 서창대는 그림자로 그렸다. 김운범이 환히 빛날수록 서창대의 그림자는 짙어가고, 수단과 목적, 정의와 대의를 향해 서로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 영화의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선거 대결을 그리기에 얼핏 정치드라마로 비춰지기 쉽다. 허나 중요한 것은 여당과 야당, 김대중과 박정희의 대결이 아니다. 변성현 감독은 김운범이 아닌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서창대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꾸렸다. 변 감독은 그가 가진 욕망과 신념, 가치관의 갈등을 그리며 정의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데 집중했다. 그는 빛과 그림자를 은유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캐릭터의 얼굴에 비추며 보는 이가 손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눈길과 흥미를 끄는 것은 철학적 고민과 메시지보다 당대 치열했던 선거판을 그린 방식일 터다. 비열한 ‘꼼수’와 불법이 난무했던 1960~70년대 선거판은 다채로운 색감과 섬세한 미장센으로 포장돼 보는 맛이 있다. 다만 현실 속에서도 선거를 앞둬 여러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 개봉 소식을 전해, 정치 드라마로만 비춰지기 더욱 쉽다는 것은 아쉽다. 코로나 19 여파로 수 차례 개봉을 미뤄 더 이상 나중을 기약하긴 어려웠겠지만, 개봉 시기가 영화의 진의를 가릴까 우려가 앞선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정의에 대한 질문이 이제는 다소 식상해진 것 역시 아쉬운 지점이다. 수많은 가치관의 난립과 다양한 정의가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상황 속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꺼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허나 장르 영화에서 그 같은 주제를 다루기 위해선 보다 극적인 변주가 선행되어야 했겠다. 변 감독이 개봉 시기를 정하진 않았겠고, 촬영 역시 코로나 19 전이었겠지만, 무거운 현실에 지친 관객은 의도적으로라도 깊은 의미보다는 오락적 재미를 추구할 터다.

개봉: 12월 29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감독: 변성현/출연: 설경구, 이선균,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김종수, 윤경호/특별출연: 배종옥/제작: ㈜씨앗필름/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러닝타임: 123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