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슈] 영화업계 긴급 성명 “극장 영업시간 제한 산업 도미노 붕괴 가져와”

2021-12-16 10:24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상영관협회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반발하며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 방침을 충실히 따랐지만 돌아온 것은 처절한 암흑의 시간이었다”며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요청이 주요 내용이다.

메가박스 코엑스 전경. 사진 맥스무비
메가박스 코엑스 전경. 사진 맥스무비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김부겸 총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내놨다. 거리두기 강화는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발표한지 45일 만으로, 김 총리는 “지금의 멈춤은 ‘유턴’이나 ‘후퇴’라기보다 ‘속도조절’”이라며 “이 시간 동안, 정부는 의료대응 역량을 탄탄하게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방안에 따르면 식당이나 카페의 경우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을 기준으로 4인까지 이용 가능하다.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혼자서 이용하거나 포장과 배달 서비스만 가능하다.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은 그룹별로 나눠 차이를 뒀다. 위험도가 높은 유흥시설 등 1그룹과 식당, 카페 등의 2그룹은 21시까지만 운영 가능하다.

영화관을 비롯해 공연장, PC방 등은 22시까지 운영할 수 있다. 대규모 행사, 집회의 허용 인원이 축소되고, 일정규모 이상의 전시회와 박람회, 국제회의에도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된다. 오는 18일(토) 0시부터 2022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시행되는 조치로, 김 총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보상방안에 대해 구체안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산의 주요 시설이었던 종교 시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CGV. 사진 맥스무비
CGV. 사진 맥스무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영화업계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생존권을 요구했다. 영화업계는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움직임에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면서도 “다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조정 시 다음과 같은 극장 및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영화계 전체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영화업계는 예외의 근거로 먼저 “피해보상이 없었다”는 것을 들었다. 업계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2019년 2억 3천만 명에 육박했던 국내 관람객은 지난해 6천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산업 내 누적 피해액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피해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는 “그럼에도 극장들은 영업 활동을 이어왔다. 극장이 문을 닫는 순간 한국영화를 상영할 최소한의 공간이 없어지고, 이는 곧 영화계 전체의 생존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라며 정부가 지켜주지 못했던 영화 산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음을 역설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됐던 좌석간 띄어앉기. 사진 씨네Q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됐던 좌석간 띄어앉기. 사진 씨네Q

더불어 업계는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극장들은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활동을 적용해왔다”며 “상영관 내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며, 현재 취식도 금지돼 있다. 특히 방역 패스 적용으로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만 입장을 허용함에도 자율적으로 띄어앉기까지 적용하고 있다. 이 모든 조치는 코로나 19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임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기존 거리두기 4단계와 같이 영업제한시간 22시를 적용할 경우, 영화의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19시 이후 상영 시작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는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관람 회차를 줄임으로써 국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극장 영업제한 시간이 22시로 적용됐다. 이에 2022년 1월 새해를 여는 영화로 개봉을 확정했던 ‘비상선언’은 무기한 개봉을 연기했고, 오는 29일 개봉을 확정했던 영화 ‘킹메이커’ 역시 예정했던 배우 인터뷰를 모두 취소했다. ‘킹메이커’ 또한 개봉 연기를 고심 중이다. 연말을 마무리하는 영화로 개봉 준비 중이었던 ‘해피 뉴 이어’의 입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 극장 영업시간을 22시로 제한한다는 것은 저녁 시간 관객을 모두 포기하라는 의미인 이유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포스터.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포스터. 사진 소니픽처스코리아

코로나 19 팬데믹이 우리 사회를 뒤덮은 지 벌써 2년이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은 여전히 일괄적이며 형평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키는 사람에게 공동체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주지 못하는 방역대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도 종교시설은 적용에서 제외됐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등 할리우드 대작과 연말 연시를 수놓은 국내 대형 영화들의 포진에 이제 막 숨통이 트이리라 예상했던 극장가.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다시 시행돼 계절을 따라 극장가의 분위기 역시 다시금 얼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잠깐의 멈춤일지, 과거로의 ‘유턴’일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극장가와 우리 사회를 코로나 19로부터 보호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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