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회색지대 그리다 흑백논리 빠진 ‘경관의 피’

2022-01-03 15:31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배우 조진웅과 최우식, 박희순이 주연을 맡은 영화 ‘경관의 피’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새해 처음으로 개봉하는 한국 영화로, 주연 배우들의 화려한 면면에 기대를 불렀던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는 선과 악, 정의에 대한 익숙한 물음을 반복하다 익숙한 결말로 관객에게 안녕을 고해 아쉬움만을 남겼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슈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 어느 날 그의 팀에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된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 함께 신종 마약을 수사하던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던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되고, 민재는 강윤을 둘러싼 숨겨진 경찰 조직의 비밀을 마주한다.

영화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이다. 2008년 출간된 일본 작가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리턴’(2007), ‘환상극장’(2010), ‘아이들…’(2011) 등을 연출한 이규만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소위 말해 ‘때깔’이 좋다. 화려한 출연진부터 부드러운 연출, 수사극에 어울리는 어두우면서도 세련된 색감까지. 관객의 관람욕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영화다. 특히 경찰로 자주 등장했지만 한번도 화려하게 그려진 적은 없었던 조진웅과 위태한 인상으로 극의 분위기를 이끌곤 했던 최우식이 어느 때보다 세련된 모습으로 존재감을 뽐내 눈길을 끈다. 두 남자의 브로맨스는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음과 동시에 이야기를 꾸려가는 동력으로 기능하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문제는 영화의 매력이 딱 여기까지였다는 점이다. 특별히 문제가 되는 지점이나 불편함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진 않지만, 별다른 재미 또한 없다는 것이 ‘경관의 피’의 가장 큰 패착이다. 상위 1%의 부자 범죄자를 대상으로 수사하는 이야기를 담았지만, 고급 수트와 차 말곤 별다른 화려함이 없다. 이제 그정도의 화려함은 눈길을 끌기 어렵다는 표현이 정확할 수도 있겠다. ‘경관의 피’에 그려진 부자들의 화려함은 TV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을 정도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선과 악, 각자의 신념과 정의가 충돌하며 가치관의 대립을 그린 이야기 구성도 다소 식상하다. 영화는 무슨 짓을 해서든 악당을 잡고자 하는 경찰 강윤과 범죄자를 잡더라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경찰 민재를 대립항에 두고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과 대립이 당연해진 우리 시대에 이 같은 질문은 적절하지만, 한편으론 지루하기도 하다. 지난 작품들에서 수 차례 다뤄지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전개 과정이 뻔히 예측되는 이유다.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이야기에 어떤 변주를 가하느냐가 중요하다.

정의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음에도 이야기의 끝에서 결국 한쪽의 편을 들며 급히 매듭지은 것 역시 당혹스럽다. 영화는 시종일관 회색지대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함이었을지 이야기의 완결성을 위함이었을지, 결말부에 들어 급히 한 쪽의 손을 들어주고 만다. 경쾌하게 흘러가던 구성도 아니거니와 진중하게 쌓아가던 인간과 사회를 향한 철학적 질문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경관의 피' 스틸.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요컨대 상업 영화로서 나름 재미를 갖추고 있지만 딱 기대만큼만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별한 재미나 볼거리는 찾기 어렵고, 주인공만 경찰들로 구성됐을 뿐 누아르에서 만났던 구성과 연출이 반복돼 다소 심심하다. 후반작업의 문제였을지 상영관의 문제였을지 모를 음향 효과는 특히 아쉽다. 음악과 대사, 음향 사이 조율이 원활이 되지 못해 배우들의 대사가 정확히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개봉: 1월 5일/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감독: 이규만/출연: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제작: 리양필름㈜/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러닝타임: 119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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